11월 23일 북한은 연평도를 무차별 포격, 우리 국군 2명과 국민 2명의 목숨을 앗아가는 만행을 저질렀다. 북한은 서해 북방한계선(NLL) 이남 우리 수역에서 대한민국 국군이 통상적으로 수행 해온 사격훈련을 핑계로 1,400여명의 주민이 평화롭게 사는 섬마을에 무차별적 포격을 가 했다. 민간인에 대한 공격은 전쟁 중이라도 용납 될 수 없는 반인륜적 범죄다.

북한이 지속적으로 서해 5도 지역에서 도발을 감행 하는 데는 김일성-김정일-김정은 이루어지는 공산주의 역사에도 유례없는 3대 세습 희극을 완성하기 위한 국내정치용 목적과 NLL을 무력화시킴으로써 대한민국에 대해 결정적인 전략적 우위를 확보 하겠다는 군사적 목적 등 복합적 이유가 있다.

휴전 협정이 체결된 1953년 7월 27일 당시 육지에는 휴전선이 명확히 그어 졌었지만 바다에는 휴전선이 없었다. 유엔군은 한국 전쟁 기간 중 한반도 주변의 모든 바다와 섬을 100% 장악 하고 있었던 상황이었고 북한 측은 바다에서의 휴전선을 이야기 할 형편도 되지 못했다. 그러나 유엔군은 바다에도 북한과의 경계선이 필요함을 인식, 1953년 8월 30일, 오늘 우리가 알고 있는 NLL을 획정했다.

문자 그대로 대한민국 및 유엔 측 선박이 올라갈 수 있는 북방의 한계를 정한 선 이었다. 북한 에게 그 선 아래쪽으로 내려오지 말라고 그은 선 이었다면 NLL 이 아니라 SLL (남방한계선) 이라 불렸을 것이다. 북한은 이 같은 조치가 고마웠을 것이다. 유엔군이 완전 장악 했던 바다의 일부를 내주어 북한 선박과 군함이 황해도 연안 지역에서 항해 할 수 있게 되었으니 말이다. 약 20년 동안 북한은 NLL을 해상의 휴전선으로 준수해 왔다.

그러던 북한이 1973년 무렵부터 NLL 지역에서 도발을 감행하기 시작했다. 더 나아가 북한은 1999년 9월 ‘조선 서해해상 군사분계선’을 일방적으로 선언, 한 차원 높아진 도발로 NLL 무력화를 시도해 오고 있다. 1999년 6월 15일, 2002년 6월 29일의 서해 교전, 천안암함 사건, 연평도 포격 등 이 모두 북한 측이 노리는 초지일관의 군사적 목표인 ‘NLL 무력화’를 달성하기 위함이다.

대북 유화 조치를 특히 강조했던 지난 정권 시절, 한국 해군은 절대로 먼저 사격하지 말라는 지시를 받은 적조차 있었다. 숨을 데라고는 전혀 없는 바다위에서 도발해 오는 적을 먼저 공격하지 말라는 말은 먼저 맞으라는 말과 다름없는 지시였다. 혹은 살고 싶다면 도망치라는 의미가 아니었겠는가? 또한 대한민국 국가 지도자들이 서해 5도 의 NLL 해역의 바다를 북한과 협의해서 평화롭게 사용하면 될 것 아니냐는 개념 없는 주장을 한 적도 있었다.

우리 국군은 도망가지 않았고 목숨을 바쳐가며 용감히 싸웠다. 그래서 지금까지 NLL을 지켜오고 있는 것이다. 서해 5도와 NLL을 어떤 이유로도 양보 할 수 없는 이유, 그리고 사수해야만 하는 이유는 바로 그 곳이 있어야 서울 경기 지역을 북한의 무력 공격 앞에서 효과적으로 지켜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서해 5도의 우리 국군, 특히 백령도의 우리 해병 여단은 황해도 지역의 북한 4군단을 묶어두는 전략적 역할을 담당, 수도권 방위의 사활적인 전략 자산이 아닐 수 없다.

북한이 주장하는 서해 해상 군사 분계선 지도를 본 적이 있는가? 만에 하나 북한이 원하는 바가 이루어진다면 서해 5도는 그 다음 날 북한의 영토가 될 것이며 경기도 앞바다는 북한 해군의 앞마당이 되고 말 것이다. 그럴 경우 대한민국 인구의 절반, 경제력의 절반이 넘는 수도권을 지킬 방법은 없다. 대한민국의 관문인 인천 공항의 안전도 마찬가지 운명에 놓이게 된다.

바다위에 그어진, 눈에 보이지도 않는 선 NLL을 수도권을 사수하는 마지막 방어선이요 생명선 이다. 대한민국의 국군 용사들은 피로써 이곳을 지키는 이유다. http://blog.naver.com/choonkunlee

이춘근(이화여대 겸임교수/한국경제연구원 연구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