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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변화에 앞서가는 자. 성공한다!

맨주먹에서 창업 7년만에 300억대 매출 이룬 탈북자 한필수 한성무역 대표
Written by. 최경선   입력 : 2011-07-27 오전 8:5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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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 경기도 파주시 교하읍에 위치한 한성무역 물류창고에 들어서자 제일 먼저 눈에 띈 글귀다.

 한성무역 대표 한필수(47세), 그는 지난 ’96년 북한을 탈출해 2002년 3월 한국에 입국했다. 동년 7월 하나원을 수료하고 동대문 잡화도매가게에서 8개월간 일한 후 무작정 사업자등록을 했다. 그리고 2003년 3월 한성무역을 설립했다. 어찌보면 무모한 일이었다.

 그러나 3년 후인 2006년 매출 15억원을 기록한 뒤 2008년 81억원, 2009년 252억원, 2010년 320억원의 매출을 이루어냈다. 2009년 5월에는 중소기업청으로부터 ‘경영혁신 부문’ 우수 중소기업에 뽑혔다. 무엇보다 직원 44명중 임원을 뺀 일반직 36명이 모두 탈북자다.     

 현재 한성무역과 (주)리빙홈을 운영하고 있는 그를 만났다. 짙게 쌍거풀진 큰 눈이 선량해 보이는 그의 어디에서 이런 자신감과 도전정신이 나오는지 궁금했다.

 ▲ 탈북자로만 구성된 회사를 창업해 7년만에 300억원대의 매출을 내고 있는 한성무역과 (주)리빙홈 대표 한필수ⓒkonas.net

  ▲ 먼저 한성무역과 (주)리빙홈을 운영하고 계신데, 두 회사가 하는 일을 간략하게 소개해 주시죠.

 한성무역은 중국 길림성, 흑룡강성, 료녕성 등 주로 동북 3성에 생필품과 식품을 수출하는 회사고, (주)리빙홈은 2009년 1월에 창립한 온라인 쇼핑몰입니다.(G마켓, 옥션, 인터파크, 11번가 등 국내 4대 온라인 경매 및 쇼핑몰업체를 통해 생필품과 식품 700여종을 판매하고 있음)

 ▲ 창업 이후 고생이 많으셨을텐데요?

 말도 못하죠. 2003년 창업 이후 2008년까지 5년간은 자금 부족으로 무척 고생했어요. 자본이 부족하다 보니 판로와 거래처를 개척하기가 힘들고, 또 거래처를 확보하고 나니 물류창고가 필요한데 창고 빌릴 돈도 없고, 탈북자라 은행에서 돈 빌리기도 힘들고, 이런 악순환이 계속됐죠. 처음엔 갈매동에 50평짜리 창고를 임대해 사용하다가 남양주를 거쳐 작년 10월에야 이곳에 1,750평의 부지를 확보해 물류창고를 지었어요. 

 ▲ 국내 중견기업 중 일반직 근로자 100%가 탈북자인 기업은 이곳이 유일한 곳으로 알고 있는데, 처음부터 탈북자들을 위한 회사를 구상한 것인지요?

 네. 처음부터 탈북자들을 위한 회사를 생각했어요. 폐쇄된 북한에서 살다 온 탈북자들은 대학을 졸업하지도 못했고 가진 것이나 경험이 없어 남한에 적응하기가 무척 어려워요. 우리 회사에서 이들을 채용하고 매월 6시간씩 강사를 회사로 초청해 수출업무, 세무·회계업무, 온라인 업무 등의 교육을 시키는데, 부서장으로 키우기까지 4년에서 6년 정도가 걸리죠. 현재 8개부서 팀장도 모두 탈북자예요. 처음 탈북자 5명 고용이 시작이었지만 지금 일하고 있는 36명의 탈북자들이 우리 회사의 주력이라 할 수 있죠. 
 
 ▲ 창사 이후 회사가 급속하게 성공을 거둔 것은 대표님의 경영철학이 바탕이 되었을텐데 경영철학이랄까? 이념은?

 회사는 영리추구가 기본적인 목표지요. 그러나 저는 영리추구보다 인재 양성과 같은 인프라 구축이 먼저라고 생각해요. 사람은 머리로 일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일한다고 믿기 때문이죠. 탈북자들은 능력이 없어서가 아니라 남한 사회에 정착해 능력을 발휘하기까지 적어도 1년에서 많게는 2〜3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한국의 기업들은 직원들에게 적게 주면서 많은걸 기대하지만, 저는 많이 줘서 자발적으로 열심히 일하도록 만들어 주고 싶어요. 초기 탈북자들에게는 자신들이 능력을 발휘할 때까지 누군가 기다려 주고 베풀어 주는 사람들이 필요해요. 그래야 스스로 일할 수 있는 원동력이 생기는 것이죠. 그 힘의 원천이 되고자 하는 것이 저의 경영철학이라면 철학입니다.

 ▲ 작은 돈을 저축하면 매월 1.5%(연18%)의 높은 이율을 주는 재테크 클럽을 운영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목적인지?

 탈북자라면 우리 회사 직원 외에도 누구든 재테크 클럽에 가입할 수 있는데요, 회사가 성장해서 더 많은 탈북자를 채용하려면 자금이 필요한데, 은행에서 빌리는 것은 한계가 있어요. 제가 2010년까지 회사의 인프라를 구축하는데 46억원이 들었어요. 그래서 회사의 성장에 전 직원들이 동참할 수 있도록 적든 많든 개인이 일정한 자금을 모아 회사에 투자하도록 하는 겁니다. 모두가 회사의 주인이 되는 거죠.

 한국 정부와 국민들이 우리의 입국을 도와준 것은 정말 고마운 일이예요. 그렇지만 탈북자들도 한국 사회에 정착하기 위해 일을 해야 해요. 재테크 클럽은 거기에 필요한 자금을 우리 힘으로 만들어 더 큰 일을 하자는 생각에서 시작한 겁니다. 우리 회사는 제 개인의 것이 아니예요. 제 역할은 어느 정도의 울타리를 만들어 탈북자들이 먹고 살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주는 겁니다.

 우리 회사는 인턴 1개월에 100만원을 지급합니다. 2달째 부터는 정직원으로 채용해 연봉 1,600만원을 줘요. 3달째가 되면 연봉이 2,00만원으로 올라요. 4대보험도 가입해 주고요. 정부가 기업에 3년동안 지급하는 고용지원금도 모두 직원들에게 지급해요. 그래서 개인 평균연봉이 3,000〜3,500만원 정도가 되도록 해 한국에서 경제적으로 안정된 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죠.

 ▲ 회사 운영의 목적이 단지 탈북자들의 경제적인 안정을 위해서인지요?

 가장 중요한 것은 경제적인 안정이고요, 또 부수적인 효과로는 2만명이 넘는 탈북자들이 한국에 잘 정착하면 결국 통일세의 절반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우리와 같은 회사가 많이 생기면 대한민국 정부에 보답하는 길도 되고, 탈북자들이 한국에 온 자부심도 생기고, 통일 이후 북한 주민들에게도 우리들의 성공적인 정착이 홍보가 되겠지요. 만약 통일 이후에 탈북자들이 고향에 돌아가서 ‘먹고 살기도 힘든데 괜히 탈북했다, 남한 가도 못 산다’고 말하면 통일에 역행하게 되는 것 아니겠어요?

 ▲ 사회공헌 사업은 어떻게 추진하게 됐는지? 

 어려운 사람들을 모두 껴안을 수는 없지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자 추진하고 있습니다. 직장에 다니는 엄마를 위한 보육 지원이나 독거노인 돌보기, 환자 돌보기 등을 하고 있어요. 지금은 1개팀 4명이 이 일을 전업으로 하고 있어요. 물론 급여는 회사에서 지급합니다. 앞으로 더 확대할 계획입니다.

 ▲ 현대그룹을 창업한 고(故) 정주영 명예회장을 존경한다고 들었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저와는 다른 시대를 사신 분이지만 맨주먹으로 대기업을 일군 전설적인 분이라서 제게 공감이 됐구요, 이 분에 관한 책을 보면서 역경을 어떻게 이겨냈는지 지혜를 배우고 있습니다. 제게는 롤모델같은 분이지요. 

 ▲ 금년에 창사 8주년을 맞이했는데 올해 매출목표는?

 작년 매출 320억에 이어 당초 올해 계획은 600억 이었는데 목표달성이 조금 어려울것 같네요. 그래서 450억 정도로 예상하고 있구요, 탈북자 직원도 10명 정도 늘일 계획입니다.

 ▲ 최근 통일연구원장에 조명철 씨가 임명되는 등 탈북자들의 공직 진출이 늘고 있는데요, 다가올 통일에 대비해 정부에서 탈북자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어떤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는지?

 저는 조명철 씨의 통일연구원장 임명을 보면서 한국 사회가 탈북자들을 바라보는 시각이 변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렇지만 한국 정부와 국민들의 편견이 더 과감히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정부도 작은 것을 주고 방치하기 보다 큰 우물을 파서 많은 사람이 물을 마실 수 있도록 과감한 지원이 필요합니다. 당연히 현실성을 따져봐야겠지요. 그 우물을 파는데 우리가 힘을 보태고 싶어요. 탈북자들은 한국 정부에 고마움을 느끼고 있고, 다가올 통일에도 도움이 되고 싶어요. 공짜로 받아 먹을 생각보다 우리 스스로 영리를 창출해 정부와 국민들에게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요. 재테크 클럽도 그런 측면에서 운영하는 것이구요.

탈북자들이 한국 사회에 정착하기 위해서는 정책적인 배려도 중요하지만 탈북자 자신들의 노력도 중요하다고 생각되는데요.

 당연하죠. 저는 항상 직원들에게 우리의 노력과 피땀없이는 어떤 것도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강조합니다. 탈북자들은 한국에 입국하기까지 힘든 과정을 거쳤어요. 그런데 입국 후에 더 힘들어 하는 경우가 있어요. 배가 고플땐 어떤 일이든 하겠다던 마음가짐이 막상 배고픔이 해결되면 맘이 바뀌는 거죠. 때문에 내가 도전하고 변화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가지는 것이 필수적이예요. 내가 변하지 않고 정부의 변화를 요구하는 것은 잘못된 것입니다. 내가 변화에 앞서 가다가 힘들때 누군가 도와주면 좋지 않겠어요?   
 
 한 대표는 인터뷰 동안 한국이 탈북자들을 받아준 것에 대한 감사의 표현을 자주 했다.  그리고 자신의 성공에 대해 “변화에 앞서 가다보니 하면 된다,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또 “탈북자들이 믿을 곳은 대한민국 정부와 국민밖에 없다”며 정부가 탈북자 정착문제를 현실적으로 모색하고 지원한다면 이들이 통일의 지름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인터뷰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 나를 배웅해 준 사람은 ’94년 일가족 4명을 이끌고 북한을 탈출한 뒤 한국 땅을 밟은 여만철(呂萬鐵) 씨의 장남 금용씨였다. 올해 입사 4년차, 대중국 수출 업무를 맡고 있는 그는 한 대표를 "한 번 품은 사람은 절대 내치지 않는 분으로, 인간에 대한 신뢰가 강하다"고 평가했다. 그의 밝은 표정과 활기한 말투에서 회사에 대한 강한 자부심과 애착심을 느낄 수 있었다.

 자신의 일에 열정과 자부심을 가진 사람은 만나는 일은 즐거운 일이다. 한 대표의 변화에 앞서고자 하는 마음이 많은 사람들에게 확산되기를 바라며 발길을 돌렸다. 탈북자 2만명 시대. 우리 사회가 조금 더 열린 마음으로 그들을 바라본다면 한 대표의 말대로 통일의 지름길이 되리라 기대한다.(konas)

코나스 최경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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