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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우리는 대한민국을 대표한다”

세계 유일의 국방부 의장대대 여군의장소대를 찾아서
Written by. 최경선   입력 : 2011-07-29 오전 9:5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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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주 금요일 오후 2시에 전쟁기념관을 방문하거나 토요일 오전 10시30분 청와대 분수대광장을 지나면 지나는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멋진 광경을 목격할 수 있다.

 국방부 의장대대(대대장 중령 오충운, 육사 44기)가 화려한 동작행사를 하기 때문이다. 내국인은 물론 외국인들조차 연신 감탄사를 쏟으며 박수와 환호를 보낸다. 그 의장대대에 13명으로 구성된 여군소대가 있다. 

 여자 나이 20대! 외모를 가꾸고 이성에 관심이 많을 나이다. 하지만 단지 군복이 좋아 젊음이 누릴 수 있는 많은 부분을 포기하고 군생활에 매료된 이들이다.

 굵은 빗줄기가 연이어 쏟아지던 날, 여군 의장소대를 찾았다. 대형 거울이 비치된 넓은 휴게실에 들어선 순간, 야전에서 근무하는 여군들보다 좋은 여건에서 근무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 생각은 금방 착각임이 드러났다.
 
 그곳은 그녀들의 훈련장이었다. 대형 거울은 자태를 가다듬기 위한 소품이 아니라, 목총돌리기 연습을 위한 훈련보조재료였다. 동작행사에서 눈은 목총이 아닌 정면을 바라봐야 하기 때문에 감(feeling)을 익히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래서 거울을 통해 자세를 부단히 연습하는 것이다. 이렇게 평소 사용하지 않던 근육들을 무리하게 사용하는 탓에 그녀들은 손목부상이 많이 생긴다고 한다.

▲ 여군 의장대의 역사와 업무는 무엇이며 어떤 시범을 보이는지?
 
(중사 우윤미, 소대장, 여군 157기) 여군 의장소대는 1989년 7월1일, 국방부 근무지원단 창설시 의장대대 예하에 편성됐습니다.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우리나라에만 있는 부대라는 것이 특징이고, 의장대대의 임무 중 하나인 동작행사(목총 던지기와 칼라가드)를 외국인과 우리 국민들에게 보여줌으로써 대한민국 군대를 알리는 역할을 하고 있죠. 그리고 외국에서 귀빈이 방문할 때 청와대의 공식 환영행사와 대통령 이·취임식 등 국가급 행사에 주로 참여합니다.

 ▲ 세계 유일의 국방부 근무지원단 의장대대 여군의장소대원들.ⓒkonas.net

▲ 여군 의장소대의 특징이라면?

(중사 김나영, 부소대장, 부사관 05-12기) 한 마디로 외유내강이라고 할 수 있죠. 모든 여군들이 마찬가지겠지만 여성의 부드러움과 섬세함, 군인으로서의 패기와 용기, 그리고 강인함이 합쳐진 특급전사임을 자부합니다. 또 여군 의장대는 모두 부사관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 선발은 어떻게 하며 특별히 요구되는 능력이 있는지?

(중사 우윤미, 소대장, 여군 157기) 모병활동을 통해 선발하거나 부사관학교 교육기간 동안 지원자 중에서 선발합니다. 병과는 보병이구요. 신체조건은 키 165cm 이상∼173cm 이하, 몸무게 50kg 이상∼62kg 이하여야 되며, 신원에 이상이 없고 인성이 올바른 인원 중에서 선발합니다. 이상의 요건은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되는 것이고, 특별한 능력이 요구되는 것은 아니지만 훈련이 힘들기 때문에 강인한 체력을 요합니다.

▲ 연습은 하루 몇 시간 정도이며 어떤 훈련을 하나?

(중사 김나영, 부사관 05-12기) 매일 6시간 정도 훈련을 하는데, 의식행사를 위한 제식훈련을 비롯해 동작행사를 위한 목총훈련(남자 군인들은 M16 소총을 사용하지만 여군들은 가벼운 목총을 이용함)과 칼라가드(대형 깃발을 이용해 6명, 또는 8명이 대형을 이루어 하는 시범) 등 주특기 훈련을 하고 있구요, 이 밖에도 군인으로서 필요한 병기본 훈련과 기초 군사훈련을 하고 있습니다.

▲ 의장대대에 지원한 동기는?

(하사 김하나, 부사관 09-12기) 초등학교 때 진해 해군사관학교 근처에 살았는데, 군항제 때마다 펼쳐지는 의장행사에 매료돼 선발과정을 알아보고 지원하게 됐습니다.

(하사 이승미, 부사관 10-12기) 해천대 부사관학과에 다니는 쌍둥이 여동생의 권유로 의장업무를 알게 됐는데, 선발요건만 보아도 우수한 자원을 요하는 것 같아 용기를 내서 지원했습니다.

(하사 유안미, 부사관 10-12기) 대구과학대 부사관학과 재학중에 의장대대 홍보를 위해 학교를 방문한 분들로부터 의장업무에 대해 알게 됐고, 아무나 갈 수 없는 독특한 조직이란 사실이 저의 관심을 끌었습니다.

(하사 황보름, 부사관 10-12기) 경쾌하고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도 박력있고 절도있는 동작으로 군인의 참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아 모집소식을 듣고 망설임없이 지원했습니다.

▲ 힘들거나 어려운 점이 있다면?

(중사 김민지, 부사관 07-05기) 남자들도 힘겨워하는 제식훈련과 동작훈련을 똑같이 수행하다 보면 다치기도 하고, 무더운 날씨에 야외에서 몇 시간동안 흐트러짐없이 서 있어야 하는 것이 육체적으로 힘들어요. 그리고 나를 바라보는 관중들의 시선을 느끼면서 혹시 내 실수로 전체에 피해를 주지 않을까 하는 긴장감이 항상 따라 다녀요. 그렇지만 어느 한 사람의의 실수도 없이 행사를 완벽하게 치루고 나면 “이것은 의장대이기에 가능하다”는 자부심이 생겨 그 날의 피곤함과 긴장감도 잊을 수 있어요.  

(하사 이승미, 부사관 10-12기) 저는 올해 3월에 전입을 왔는데요, 3개월간 집중훈련을 받고 모든 동작을 다 외웠는데, 후반기가 되니까 동작대형이 바뀌더라구요. 그래서 새로운 동작을 계속해서 익히고 있어요. 그렇지만 새로운 대형을 개발하고 연습하니까 자만에 빠지지 않고 긴장감을 늦추지 않게 돼 더 열심히 연습하게 됩니다.

 ▲ 칼라가스 시범(좌)과 목총시범(우)ⓒkonas.net

▲ 의장소대 전입후 첫 행사 참여까지 어느 정도 훈련기간이 소요되는지? 그리고 첫 행사 참여후의 소감은?
 
(하사 김하나, 부사관 09-12기) 3개월 정도의 집중훈련을 거치면 바로 행사에 투입이 됩니다. 그리고 첫 행사때는 너무 긴장돼서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아요. 다만 첫 행사를 앞둔 전날에는 행여 실수를 하지 않을까 두려워 잠도 잘 못자요. 제발 목총을 잘 돌리게 해 달라고 기도도 하고, 꿈속에서도 박자를 맞추지 못할까봐 전전긍긍하면서 목총을 던지고 받는 훈련을 했어요. 저 뿐만 아니라 모두가 그래요. 

▲ 기억에 남는 일은?

(중사 우윤미, 소대장, 여군 157기) 이명박 대통령님 취임행사가 제일 기억에 남아요. 여의도에서 사열행사를 연습했는데 추운 겨울에 주말도 없이 연습할땐 힘들었지만, 막상 TV를 통해 우리의 얼굴이 나오고, 국민들이 환호하는 모습이나 외국 귀빈들 앞을 지나갈 때 내가 하는 일이 자랑스럽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중사 김민지, 부사관 07-05기) 저는 찜통같은 불볕더위 속에서 연습이 수백 번 반복돼 힘들기도 했지만 60주년 국군의 날 행사가 잊혀지지 않아요. 의장대는 항상 모든 행사의 선두에 나섭니다. 지휘부의 구령과 함께 시작되는 군기단의 호위, 그리고 의장대의 멋진 열병, 수많은 사람들 앞에서 대한민국 국군의 당당함을 보여줬기 때문이죠.

(중사 김나영, 부소대장, 부사관 05-12기) 저는 2007년 한국과 터키 수교 50주년을 맞아, 터키의 초청으로 군악대와 함께 터키를 방문해 의장행사를 했던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특히 터키는 6.25전쟁때 우리나라를 지원해 준 나라이자, 2002년 월드컵 때에도 인상이 깊게 남아서 개인적으로는 무척 영광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언제 보람 느끼나?

(하사 황보름, 부사관 10-12기) 저는 이 곳에 온지 얼마되지는 않았지만 선배들로부터 “우리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1%다”라는 말을 많이 들었습니다. 비록 짧은 기간이지만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외국 귀빈들을 가장 먼저 맞이하고 가장 나중에 환송하는 우리가 곧 대한민국의 얼굴임을 생각할 때 책임감과 함께 보람을 느낍니다.

(하사 남수정, 부사관 10-12기) 외국 귀빈들 앞에서 자신있게 우리의 모습을 보여줄 때 내가 대한민국 국군의 선봉임을 되새기게 되고, 그 순간 제가 맡은 임무가 자랑스러워 집니다.

▲ ‘의장대’를 한 마디로 정의한다면?

(중사 우윤미, 소대장, 여군 157기) “우리의 자세와 행동은 대한민국을 대표한다. 우리는 대한민국 국군의 자부심이다”라고 말 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고 국군을 대표하는 행사에 많이 참여하기 때문이죠.

 ▲ 국방부 의장대대원들의 동작행사.ⓒkonas.net

의장대를 흔히 ‘행사의 꽃’이라고 표현하는데, 여군들은 자신들이 꽃으로 불리는 걸 싫어한다고 들었다. ‘꽃’이라는 표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하사 남수정, 부사관 10-12기) 꽃의 의미가 단지 여성성을 표현하고 외적인 아름다움만을 상징한다면 당연히 거부하고 싶은 표현이지만, 우리나라를 상징하고 국군을 대표하는 의미로 ‘꽃’이란 수식어를 붙여 준다면 기분좋게 받아 들이겠습니다.    

▲ 어디서 생활하며 일과 이후엔 주로 어떤 시간을 보내는지?
 
(하사 김다혜, 부사관 11-03기) 근무는 서울 용산에 위치한 국방부 내에서 하고 있습니다. 부대가 서울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일과 이후에는 자기 계발을 위해 야간대학도 다니고 인터넷을 통해 부대와 병사들 관리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강의나 자격증 관련 강의도 듣고, 체력단련을 위해 수영과 요가 등 운동도 많이 하는 편입니다.
 
▲ 여군 의장대 지원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한 마디!

(중사 김민지, 부사관 07-5기) 겉으로 보여지는 멋스러움과 행사복의 화려함만을 보고 선택하면 훈련을 견디어 내기 힘들 겁니다. 우리의 멋스러움과 화려함 뒤에는 많은 노력과 땀방울이 숨겨져 있기 때문이죠. 우리는 내면의 강인함과 외면의 아름다움을 동시에 추구하면서 군인이란 자부심을 가지고 사는 사람들입니다. 그런 군인의 멋을 진정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의장대를 지원한다면 보람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하사 김하나, 부사관 09-12기) 사람들이 저희 소대에 대해 가지고 있는 두 가지의 편견이 있는데, 하나는 여군들끼리만 있기 때문에 ‘군기가 더 세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야전보다 편하다’는 겁니다. 총 돌리는 것 말고 하는 일이 뭐있냐?고 생각하는 것이죠. 그러나 야전은 군복 하나만의 색깔을 가지지만, 저희 소대는 군복과 행사복의 두 가지 색깔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남들보다 많은 경험을 쌓을 수 있어요. 이런 점을 장점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저희 소대를 권하고 싶어요.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하사 김옥주, 부사관 09-12기) 세계 유일의 여군 의장소대인 만큼 아직 의장대를 모르는 사람들에게 우리의 역할을 알리는데 노력하고,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여군으로서 부끄러움이 없도록 초심을 생각하며 열심히 근무하겠습니다.

(하사 유안미, 부사관 10-12기) 여군 의장소대는 극소수에게만 기회가 주어지는 곳이기 때문에 모두들 대단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도 선배들의 영광을 이어갈 수 있도록 남들과 다른 군생활 더욱 열심히 하겠습니다. 충성!         

“우리의 자세와 행동은 대한민국을 대표한다”는 구호 아래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자신의 일이 자랑스럽다고 당당하게 말하는 그녀들은 지금껏 기자가 만난 누구보다 예뻤다.

사람들에게 자신의 이름조차 알리지 않지만 숨은 곳에서 국위를 선양하는 그녀들. 훈련으로 잦은 부상을 입으면서도, 뜨거운 뙤약볕 아래서 쓰러지지 않게 남몰래 철분제와 영양제를 챙겨 먹으면서도 그녀들은 밝고 씩씩했다. 자신이 곧 대한민국 국군의 얼굴이라는 자부심과 책임감을 가지고 있기에!(konas)

코나스 최경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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