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 안보뉴스 글씨확대글씨축소스크랩인쇄

박근혜 대표에게 보내는 공개 질의서

하태경 복지포퓰리즘추방운동본부 대변인, 8.24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와 관련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에게
Written by. 하태경   입력 : 2011-09-01 오후 1:41:58
공유:
소셜댓글 : 0
twitter facebook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님(이하 박대표님) 안녕하십니까? 저는 이번 8.24 주민투표를 주도적으로 이끌었던“복지포퓰리즘추방운동본부”(이하 운동본부) 대변인 하태경입니다. 제가 이렇게 공개질의서를 보내는 이유는 박 대표님이 처음으로 저희들이 주도했던 8.24 주민투표에 대한 입장을 밝히셨기 때문입니다. 박대표님 입장을 언론을 통해 보면서 공감하는 부분도 있고 그렇지 않은 부분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저희들 의문을 풀어주지 못하는 내용도 있어서 이렇게 공개질의서를 보냅니다.

 우선 공감하는 내용은 서울시 무상급식 문제는“주민들이 결정하면 되는 문제였다”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서울시 무상급식 문제는 서울시민들이 결정하면 되는 문제였기 때문에 저희 운동본부는 서울시민 80여만의 서명을 받아 이 문제를 주민투표에 회부했습니다. 주민투표법 제7조에는“주민에게 과도한 부담을 주거나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지자체의 주요결정사항”은 주민투표에 부칠 수 있다고 규정되어 있기도 합니다.

1. 찬성단체로 등록하고“투표거부운동”을 한 야권에 침묵을 지킨 이유는 무엇인가요?

그런데 문제는 이번 주민투표에서 서울시민이 과연 무엇을 원했는지 확인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투표율이 서울시 유권자의 1/3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주민투표법 제 24조에는 투표율이 1/3에 미치지 못하면 두 가지 안 모두를“선택하지 아니하기로 확정된 것”으로 본다고 되어 있습니다. 여기서 두 가지 안이란“서울시민 50%만 무상급식하자”는 저희 쪽 안과“초·중·고생 100% 모두 전면 무상급식하자”는 반대 진영의 안입니다.

 박 대표님은 이번 주민투표가 무산된 책임은 박 대표님 본인에게 없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저도 거기에 동의합니다. 이번 주민투표가 투표율 1/3에 미치지 못해 무산된 책임은 박 대표님이 아니라 민주당을 포함한 범 야권과 좌파 시민단체들에게 있습니다. 그들이 투표거부 운동을 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박 대표님에 대한 첫 번째 의문이 생깁니다. 이번 주민투표를 추진했던 저희 운동본부 사람들이 제일 서운했던 것이기도 한데 왜 박 대표님은“투표거부운동은 민주주의 원칙에 어긋난다”는 발언도 하지 않았느냐는 것입니다. 박 대표님이 복지 문제에 대한 당신의 입장을 밝히지는 않더라도 민주주의를 옹호한다면 이 말 정도는 할 것이라고 기대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박 대표님은 끝까지 침묵을 지키셨습니다. 그리고 이번에도 이 문제에 대해서는 언급을 하지 않으셨습니다.

 물론 2009년 8월 제주도지사 소환 투표를 할 때 한나라당 측에서 투표 거부 입장을 옹호한 적이 있습니다. 저희들도 일반적인 개인이나 단체는 투표거부운동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번 투표는 달랐습니다. 민주당을 포함한 야 5당과 거의 모든 좌파시민단체들이 모여 결성한“나쁜투표거부운동본부”는 주민투표 B안인“전면 무상급식”안을 찬성하는 대표단체로 선관위로 등록신청을 직접 했습니다. 즉 선관위에게는“투표거부운동”이 아니라 “B안 찬성운동”을 하기로 약속을 한 것입니다. 그래놓고 국민들에게는 투표 거부”를 선동한 것입니다. 그래서 저희 운동본부는 이런 범 야권의 행태를 민주주의 파괴라고 비난한 것입니다.

 박 대표님은 이 사실을 아셨는지요? 만약 모르셨다면 박 대표님은 아주 무능한 참모들을 두고 계신 겁니다. 만약 알고도 박 대표님이 침묵하셨다면 우리는 민주주의 정신에 대한 박 대표님의 진정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에 대한 답변을 부탁드립니다.

2. 이번 투표에서 나타난 서울시민의 민의는 전면적 무상급식 지지인가요?

 두 번째 질문은 이번 투표에서 나타난 서울시민의 민의가 무엇인가에 대한 것입니다. 저희는 이번 투표에 나타난 서울시민의 민의는 파악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투표함을 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민심이 이번 주민투표에서 확인되지 않았기에 저희는 다가올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확인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박 대표님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박 대표님은 이번 투표에서 서울시민 의견이 무엇인지 확인되었기 때문에 10월 26일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는 더 이상 확인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시는 겁니까? 그래서 무상급식 문제는 더 이상 이슈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씀하시는 건가요? 만약 확인되었다면 그 확인된 서울시민들의 입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 겁니까?

 좀 더 단도직입적으로 질문을 드리면 박 대표님은 서울시에서 이번 투표의 A안인“단계적 무상급식”안을 채택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보시는지 아니면 B안인“전면적 무상급식”안이 타당하다고 보시는지 궁금합니다. 아시겠지만 서울시는 보통 지자체에 비교할 규모가 아닙니다. 서울시 인구는 1,100만에 육박합니다.

 지금 전면무상급식을 하는 나라가 전 세계에 딱 두 나라 뿐인데 바로 핀란드와 스웨덴입니다. 핀란드 인구는 500만 정도이고 스웨덴도 900만 규모입니다. 둘 다 서울시보다 작습니다. 서울시 무상급식 관련 정책은 하나의 지자체 정책을 넘어 국가적 규모인 것입니다. 이런 규모의 무상급식 정책이라면 당연히 국가를 이끌 포부를 가지고 있는 정치인이라면 입장을 밝히는 것이 당연하다고 하겠습니다. 

3.“서울시장직을 걸 정도는 아니었다”는 발언의 타이밍은 너무 늦은게 아닙니까?

 세 번째 질문은 이번 투표가 서울시장직을 걸 문제가 아니었다는 박 대표님의 입장에 대해서입니다. 저는 이번 투표가 서울시장직을 걸 정도의 문제였느냐에 대해서는 사람마다 입장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세훈 시장은 이번 투표가 단순히 아이들 밥 한끼 먹이는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 복지정책의 가치와 원칙 문제이기 때문에 시장직을 건다고 말했습니다. 저희 운동본부도 이번 서울시 무상급식 문제는 앞으로 다가올 민주당의 무상시리즈(무상급식, 무상의료, 무상보육 등)의 전초전이라고 인식했습니다. 때문에 서울시장직을 거는 문제에 대해 굳이 반대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제가 질문 드리는 것은 서울시장직을 거는 문제에 대한 찬반이 아닙니다. 서울시장을 걸면 안됐다는 발언의 타이밍에 대한 것입니다. 그 말을 왜 이 제서야 하느냐는 것입니다. 만약 이번 투표가 서울시장직을 걸 정도가 아니었다면 오세훈 시장이 시장직을 거는 문제로 고민할 때 진작 발언하셨어야 하는 것 아닐까요? 버스 지나고 손 흔드는 게 정치지도자의 모습은 아니지 않습니까?

 저는 주민투표 다 끝나고“그건 서울시장직 걸 정도는 아니었다”고 발언하시는 박 대표님 속에서 정치지도자의 모습이 아니라 정치평론가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제가 너무 과한 표현을 하는 것입니까? 즉 이 질문은 정치 리더로서 자신의 입장을 밝히는 타이밍에 대한 질문으로 이해해 주시면 되겠습니다.

 저는 박 대표님의 열혈 팬이었습니다. 특히 2007년 8월 한나라당 경선 결과 이명박 현대통령이 후보가 되고 박 대표님이 떨어졌을 때 였습니다. 이명박 당시 후보가 경선 승리 연설을 하고 박대표님이 패배를 수용하는 연설을 하였습니다. 당시의 박 대표님의 경선 결과 승복 연설은 정말 감동이었습니다. 박 대표님이 거대한 산처럼 큰 지도자로 우뚝 서는 순간이었습니다. 그 때 진정한 승리자는 박 대표님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번 서울시 주민투표 기간은 달랐습니다. 박 대표님은 시종일관 침묵을 지켰고 박대표님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분은 이번 주민투표에서 이겨도 문제다”는 발언까지 했습니다. 저희들에게 이 발언은 아군이 등뒤에서 총을 난사하는 것 같은 아픔이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서야 박 대표님이 입장을 밝히셨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 평론도 미진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추가 질문을 드리는 것입니다.

 물론 박 대표님이 제 질문에 답변할 의무는 없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번 투표 과정을 통해 박 대표님이 나라를 아끼는 우리 서민들 그리고 합리적 보수 진영과 소통이 부족함을 절실히 느꼈습니다. 이 공개질의서는 단순히 제 개인의 생각만이 아니라 이번 주민투표에 참가한 215만 서울시민이 궁금증이라고 생각해 주십시오. 이 시민들과 소통한다는 생각에서 답변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그럼 기다리겠습니다.
 
                                                 2011년 9월 1일

                             복지포퓰리즘추방운동본부 대변인 하태경

안보가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선다
관련기사보기
facebook twitter 인쇄하기 책갈피저장 메일보내기
소셜댓글
로그인선택하기 트위터 페이스복
원하는 계정으로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여 주십시요.
입력
    • 입력 된 100자 의견이 없습니다.
1
    2018.7.16 월요일
핫클릭 뉴스
포토뉴스 더보기
깜짝뉴스 더보기
하계 휴가철 인터넷 사기(휴가 용품, 여름 가전 등) 주의!
2018년 하계 휴가철을 맞이하여 우리 국민은 55.2%가 여름휴가..
세상사는 이야기 더보기
아빠, 아빠! 세영이 먹고 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