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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정성’을 파는 사람들!

“易地思之의 마음으로 내 부모님을 모시 듯” (주)재향군인회 상조회 배미화 의전팀장
Written by. 최경선   입력 : 2012-09-20 오후 4:5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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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례지도사라는 직업을 갖고 슬픔에 잠긴 유족에게 가족처럼 다가선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상조서비스는 고객밀착형 서비스이기 때문에 진심에서 우러나오지 않는 마음가짐으로는 유족의 감동을 이끌어 내지 못한다.

내 부모님을 모시듯 정성어린 마음으로 유족을 대하는 (주)향군상조회 배미화(49세) 의전팀장을 만났다. 수 년간의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수많은 고인들과 유족들을 모셔 온 배 팀장은 이미 업계에서 베테랑 의전팀장으로 정평이 나 있는 장례지도사다.

▲ 장례지도사란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인가?

유가족들과 함께 장례절차 상담에서부터 장례용품 준비, 일정, 시신관리, 입관, 출상, 장지 도착후 묘역을 살피는 것까지 장례에 관한 모든 절차를 관리해요. 또 유족에게 조문객 접대 준비사항에 대해 안내도 하고 예법에 관해 지도도 하지요.

▲ 어떻게 장례지도사가 될 생각을 했는지..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

저는 운명이라고 생각해요. 처음부터 장례지도사가 되겠다고 생각한건 아니었어요. 우연히 장례지도사 보조요원으로 1년 정도 일했는데, 하다보니 보람도 있고 유족들의 슬픔을 누군가는 깊이있고 전문적으로 가이드 해줘야 하겠다는 필요성도 느끼게 됐죠. 그래서 장례업무를 전담하는 전문인력회사를 찾아가 일을 배우면서 자격증을 땄어요.

▲ 죽음과 가장 가까이 생활하는 사람으로서 죽음에 대한 남다른 철학이 있을것 같다.

수의에는 주머니가 없어요. 이 세상 떠날 때는 돈도, 명예도, 권력도 모두 두고 가요. 결국 죽을때 내 것은 아무것도 없는 거죠. 유행가 가사에도 “맨 몸으로 태어나서 옷 한 벌 건진다”는 말이 있잖아요. 그래서 저는 사는 동안 남의 마음 아프게 하지 말고 집착하지 않으면서 베풀고 착하게 살자고 매일 다짐해요. 너무 교과서적인 얘긴가요?

▲ 고귀한 일이긴 하나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생활하는 직업이다. 혹시 우울증이나 염세주의 등과 같은 직업병은 없나?

지금 제가 입고 있는 유니폼 색깔을 보면 거의 검은색이죠? 1년 내내 이런 복장으로 살아요. 거기다 매일 슬픔에 잠겨 우는 유족들 얼굴만 보게 되죠. 기분 좋은 일이 있어도 유족들 앞에서 싱글벙글 할 수도 없어요. 그래서 퇴근하면 밝은 색깔 옷을 입고 밝은 생각을 하려고 노력해요.

▲ 염을 할때 어떤 마음가짐을 갖는지?

죽음은 누구나 겪는 일이잖아요? 저는 모든 고인을 대할때 제 부모님이라고 생각해요. 이건 우리 회사 사장님의 경영철학과도 일치해요. 사장님이 직원들 귀에 못이 박히도록 강조하시는 말이 “내 부모가 돌아가셨다는 易地思之의 마음가짐으로 임해라. 의전은 인격이며, 얼굴이요, 생명이다”란 말이예요.

저는 불교를 믿는데, 비록 현생에서 만난 적은 없지만 수많은 장례지도사 중에 고인과 제가 만난 이유는 제가 전생에 고인에게 진 빚을 고인이 세상을 떠나면서 받으러 왔다고 생각해요. 그렇기 때문에 빚을 갚을 때는 최대한 성심성의껏 엄숙하게 갚자는 생각으로, 내생에서는 좋은 곳에서 좋은 모습으로 다시 태어나기를 바라며 염을 해요.

▲ 여자 장례지도사라 꺼리는 사람은 없나?

제가 장례지도사 교육을 받을때 제 선임이 저한테 “너는 여자이기 때문에 핸디캡이 있다. 그러나 여자이기 때문에 이런 일에 더욱 돋보일 수도 있다. 한 마디로 대박이냐, 쪽박이냐는 너한테 달렸다. 이왕이면 대박을 내야 되지 않겠냐? 대박을 내려면 스스로 모든 것을 극복해야 된다”라고 충고한 적이 있었어요. 저는 대박을 내겠다고 대답했고 그래서 남들보다 두 배로 노력했어요.

그리고 고인이 여성이면 염을 할때 유족들이 여자 장례지도사를 편안해 하고, 고인이 남성일 경우도 여상주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 친밀감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기도 해요.

▲ 여자로서 장례지도사를 하는데 어려움은 없는지?

한 번은 빈소에 손님들이 너무 많아서 제가 주방일을 도왔는데 고인의 며느님 되는 분이 하지 말라고 하더라구요. 저를 생각해서 그러는 줄 알고 괞찮다며 계속 음식접시를 날랐는데, 시체를 만진 불결한 손으로 어떻게 손님 음식을 나르냐는 거였어요. 순간 너무 충격스러워 화장실에 가서 비누로 손을 빡빡 문질러 닦고 락스로 소독까지 한 적이 있었어요. 시체를 만지는 손을 혐오스러워 하는 시각이 있더라구요.

▲ 장례지도사로서 보람을 느끼는 때가 있다면?

기초생활수급자나 경제적으로 힘든 분들에게는 장례 비용이 부담스러울 수가 있거든요. 장례식 3일동안 저는 그분들과 가족처럼 동화되기 때문에 그런 분들에게는 제가 할 수 있는 재량 범위 내에서 사비로 봉사를 해요. 그러면 장례가 끝난후 고맙다고 말하고 이후에도 가끔씩 연락하면서 안부를 묻는 분들이 계세요.

2년 전에 갑작스런 사고로 사망한 여성분의 장례를 지도한 적이 있는데 장례가 끝난후 그 아들이 자필로 감사편지를 써서 우리 회사로 보내고 지금도 명절이면 선물을 보내와요. 이럴때 제 직업에 보람을 느끼고 힘이 나죠.

 ▲ 한재룡 향군상조회장이 차량이 완파되는 사고에도 불구하고 장례행사를 무사히 마친 배미화 의전팀장의 직업정신을 격려하고 있다.ⓒkonas.net

 ▲ 최근 차량이 완파되는 사고로 의식을 잃은 상태에서도 깨어나자 마자 발인행사를 주관했단 얘기를 들었는데...

 지난 8월30일 이대목동병원에서 3일간의 장례기간 중 마지막 일정인 발인만을 앞두고 있을 때였어요. 성남화장장에 1회차로 예약을 해 둔 상태였기에 새벽 04:30분에 발인장으로 향하던 중 옆 차선에서 차로를 변경하던 25톤 덤프트럭을 피하다가 도로변 화단과 가로수를 연달아 들이 받아 혼절했는데 시민 신고로 30여분 후 119 구조대가 도착해 간신히 구조됐죠.

 그런데 머릿속은 오로지 발인 생각 뿐이었어요. 보험사와 회사 상황실에 보고하고는 필수품만 챙겨 보험사 견인차를 타고 빈소로 향했죠. 다행히 발인 15분전에 장례식장에 도착해 무사히 장례를 마쳤어요. 내 부모님이란 생각이 아니었다면 그렇게 못했을 거예요.

▲ 장례지도사에 대한 부정적인 선입견을 가진 사람들이나 장례지도사가 되고자 하는 사람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일부 상조회사의 부실 경영과 장례식장의 횡포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상조회사를 불신하고, 장례지도사를 혐오스럽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우리는 사람의 죽음을 마무리하기 위해 궂은 일을 마다 않는 심부름꾼이예요. 또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나름의 노하우를 쌓은 사람들이기 때문에 우리의 권유를 믿고 맡겨 줬으면 좋겠어요. 자기 식대로 고집하다가 결국에는 후회하시는 분들이 많더라구요.

 장례지도사가 되기 위해서는 인성(마음가짐)이 중요해요. 새벽이건 눈비가 오는 날이건 전화만 받으면 언제든지 출동해야 하는 직업이고요, 죽음을 상업적으로 이용하기보다 ‘이 세상 마지막 여행을 돕고 유족들의 슬픔을 함께 나눈다’는 생각을 가지는 것이 중요해요.  

 ㈜재향군인회상조회는 2010년 05월 전국 의전직영화 시행과 더불어, 이익을 앞세우던 기존 상조회사와는 달리 고인에 대한 최대한의 예우를 중요시하는 차별화를 시도해 현재 22만 5천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의 한재룡(64세) 대표는 취임 이후 “사람의 죽음을 상품화 하지 않겠다”며 상조문화의 변화와 혁신을 이끌어 2011〜2012년 소비자 신뢰 TOP브랜드로 지정돼 상조부문 6개 대상을 수상했다.

 한 대표는 고인의 마지막 길을 예로 모시고, 품앗이로 슬픔을 나누던 전통 장례의식을 되살리고 싶다며 “사람의 죽음은 태어남보다 더 소중하다”고 말했다.   

 그랬기에 천안함 폭침시 천안함 46용사의 고귀한 희생을 추모하기 위해 서울역에 합동분향소를 설치하고, 영결식에 운구용 장의차량 리무진을 지원했다. 연평도 포격으로 희생당한 호국영령들을 위해서도 운구 리무진을 제공했다.

 (주)향군상조회가 국민의 신뢰로 성장했으니 국민이 신뢰하면 안보문제도 자동으로 해결된다고 주장하는 한 대표. 그는 영원한 향군맨이다.(konas)

코나스 최경선 기자

*국보법개정서명바로가기 : http://konas.net/event/signature.a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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