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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구리시 향군 여성회장 유성연 “봉사는 나의 길”

“줄 때가 더 행복하다. 봉사는 돈 주고도 못 사는 것을 배우게 만드는 것”
Written by. 최경선   입력 : 2015-02-02 오전 11: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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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화를 거니 애국가가 흘러 나왔다. 태어나 수천 번도 넘게 듣고 부른 애국가지만 휴대폰 컬러링으로 듣는 애국가는 신기하면서도 거룩했다.

 안보에 가장 무관심하다고 평가받는 대한민국 50대 아줌마의 휴대폰 컬러링이 애국가로 설정돼 있을 줄이야..

 구리시 재향군인회 여성회장 유성연(54세)씨에 대한 첫 느낌은 그렇게 다가왔다.

▲ 작년에 향군 여성회에서 주관하는 봉사대상 시상식에서 최우수 여성회로 선정됐다. 소감은?

 우선 감사하죠. 우리 여성회에서 작년부터 구리시 중․고생을 대상으로 안보교육을 매월 꾸준히 진행해 왔는데 이 분야가 효과가 컸던 것 같아요. 구리시와 학교측, 그리고 학생들의 반응도 매우 좋았구요. 상을 받은 것은 지난 1년간 우리 회원들이 꾸준히 쉬지않고 열심히 해준 덕분이예요. 결코 제 개인에게 주는 상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우리 여성회 활동은 혼자서는 할 수 없어요.

 ▲ 구리시 재향군인회 여성회가 2015년 1월 월례회의를 하며 올해 봉사활동 계획을 토의하고 있다. ⓒkonas.net

학생들 안보교육은 어떤 식으로 진행하고 있나?

 요즘 학생들이 안보에 대해 관심도 없고 잘 모르잖아요? 우리 여성회에서 작년에 구리시 내의 28개 초․중․고교에 안보교육을 지원하겠다고 했더니 요청하는 학교가 한 군데도 없었어요. 전년도에 이미 교육계획이 만들어졌기 때문에 별도의 시간을 배정하기 어렵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구리시자원봉사센터와 연결해 봉사활동을 원하는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월 1회 안보교육을 지원하기 시작했어요.

 주로 관내 현충탑과 참전탑 등을 돌며 탑에 얽힌 역사와 당시 상황을 설명하고 그분들의 희생을 되새기며 묵념하고 주변 청소도 하고 1시간 가량 토론식 안보교육을 해요. 학생들의 집중도와 관심이 의외로 높다는 것을 알고 우리도 깜짝 놀랐어요. 요즘 청소년들이 안보에 무관심한건 제대로 가르쳐주지 않아 배우지 않았기 때문인거죠. 우리도 이 교육을 하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고 교육용 책자도 만들어서 배부해요.

 교육에서 저희가 제일 강조하는건 “지금은 휴전기간”이란 사실이예요. 봉사활동 끝나고 나면 간단한 간식과 소형 태극기를 나누어 주는데 한 명도 버리지 않고 소중히 챙겨 가요. 이 태극기는 우리 여성회원들이 자비를 들여 준비한 거예요.

 우리 구리시가 2010년 8월15일 광복절을 맞아 전국 지자체 최초로 ‘태극기 도시’로 선포하고 태극기 선양사업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는데, 우리 여성회가 태극기 보급에 앞장선 덕분에 작년 10월10일 구리 시민의 날에는 시장님 단체상 표창장도 받았어요. 이건 향군 여성회만이 할 수 있는 봉사활동이라 생각하니 더욱 보람있고 앞으로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의무감도 생기더라구요.

향군 여성회에는 어떤 계기로 가입하게 되었나?

 제가 2008년 경기도에서 처음으로 창설된 ‘어머니 Police 구리 연합단’에서 초등학교 주변 안전순찰을 하는 봉사활동을 했어요. 당시 김종훈 구리시 재향군인회장님의 제안으로 향군여성회를 알게 됐고 2012년에 여성회장으로 선출됐죠.

향군 여성회장 취임후 중점을 두고 추진한 것은?

 우리 구리시 재향군인회 여성회가 만들어진지 16년 됐어요. 2012년에 회장으로 취임한 이후 회칙을 수정해서 회원 나이를 60세로 제한을 두었어요. 아무래도 젊은 층을 회원으로 유입하는게 봉사활동도 더 활동적으로 할 수 있을 것 같아서요. 그리고 60세가 넘으면 무조건 활동을 그만두라는 것이 아니라 자문위원으로 위촉해서 연 2회 전적지 답사도 함께 다니고 매 활동마다 도움을 받고 있어요.

 그리고 장학사업도 하고 있어요. 매년 관내 가정형편이 어려운 아동 중에서 중학교에 진학하는 학생을 대상으로 교복이라도 맞춰입을 수 있는 금액을 지원하고, 회원자녀 중에서도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1년에 2∼3명을 선정해서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어요. 많지 않은 금액이지만 회원들이 십시일반으로 모은 회비와 스폰을 받아서 꾸준히 하고 있지요.

▲ 기억에 남는 봉사활동이 있다면?

 저희가 국가유공자 주택수리 봉사에도 참여하고 있어요. 이 사업은 민(목민봉사회), 관(구리시), 군(73사단 공병대대)이 함께 하는 사업인데, 제가 목민봉사회 부회장직도 맡고 있어서 연 3∼4회 공사에 참여하시는 분들에게 식사를 제공해 드려요. 주부들이 제일 잘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거죠.

 저희 관내에 소년병 출신이 한 분 생존해 계신데 정화조를 묻고 집 안에 수세식 화장실을 설치해 드리니 그렇게 좋아하실 수가 없어요. 나이 드신 분들은 추운 겨울에 집 밖에 있는 화장실 다니기 불편하잖아요. 특히 그 분이 사는 동네에 들어서니 모든 집에 태극기가 걸려 있어 깜짝 놀랐어요. 알고 보니 그 분이 사비로 태극기를 사서 각 가정에 나눠 드렸더라구요.

 또 병사들이 공사를 끝내고 복귀할때 나이 드신 국가유공자 분들께 거수경례를 하는데, 후배들의 경례를 받는 노병들의 주름진 얼굴에서 예전 군생활을 추억하는 감정과 애틋함이 그대로 드러나요.

 그리고 토평동 수해지역에 봉사활동을 갔더니 딸과 함께 사신다는 어르신이 “어제는 지옥이었는데 오늘은 천국입니다”란 말을 하셨어요. 어제는 물이 무릎까지 차 들어와도 어쩌질 못하고 발만 구르고 있었는데 오늘은 자원봉사자들이 와서 빨래며 도배까지 다 해주고 물에 젖어 썩어버린 싱크대까지 새로 설치해 주니 너무 감사하다면서요. 나중에는 감사한데 줄게 없다며 흙이 묻은 우산을 선물로 주시더라구요. 그 마음이 우린 너무 고맙죠. 그래서 사실은 배우는게 더 많아요.

작년에 상을 많이 받았던데..

 네. 큰 상을 네 개나 받았어요. 저희가 구리시 자율방재단에 소속돼 있는데, 작년 8월에 대한민국자율방재단 총장상을 수상했어요. 재난현장을 찾아 봉사활동도 하고 재난예방 교육에 적극 참여한 결과였다고 생각해요.

 또 10월에는 국안보의식을 함양하고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구리 시민의 날’에 구리시장 표창장을 받았고, 구리시 우수 자원봉사 단체로 선정돼 12월 구리시종합자원봉사센터장 표창과, 향군 여성회 봉사대상 시상식에서 최우수상을 받았구요.

▲ 휴대폰 컬러링에서 애국가가 흘러 나와서 깜짝 놀랐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

 사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것이 태극기예요. 어릴적부터 태극기만 보면 너무 이뻤어요. 왜 좋은지는 모르겠는데 그냥 좋았어요. 그리고 제 남동생이 2002월드컵 때 붉은악마 응원단장을 했었는데 그 남동생의 휴대폰 컬러링이 애국가였어요. 그게 너무 좋아 저도 그때부터 컬러링을 애국가로 바꿨고 이후 온 가족이 바꿨죠.

 지금까지 딱 한 달간 다른 컬러링을 사용한 적이 있는데, 일본이 독도를 자기네 영토라고 우길때 ‘독도는 우리땅’이란 컬러링을 이용했어요.

 그리고 애국가를 컬러링으로 사용하니까 전화를 거는 사람들이 자신도 모르게 예의를 지키게 된다고 그러더라구요. 말이나 행동이 조심스러워지구요. 그런 좋은 점도 있어요.

 ▲ 구리시 재향군인회 유성연 여성회장 ⓒkonas.net

▲ 봉사활동은 내 시간과 노력을 아낌없이 나누는 것이다. 언제부터 봉사활동에 관심갖게 되었나?

 중학교 2학년 때부터 걸스카웃 활동을 했고 아버지가 봉사활동을 많이 하셨어요. 항상 “베풀면서 살아라. 내가 누군가의 손을 잡아주면 누군가도 나의 손을 잡아준다”고 말씀하시곤 했죠. 그리고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학부모회장 활동을 통해 봉사활동을 이어갔어요. 앞으로도 계속 봉사하면서 살겁니다. 봉사는 나의 길이니까요.

▲ 주말마다 봉사활동 한다고 외출하면 가족들이 싫어하지는 않나?

 첨엔 남편이 싫어했어요. 그래서 남자의 힘이 필요한 봉사활동에 데리고 다녔더니 그 다음부터는 아무소리 안해요. 딸도 봉사활동 현장에 데리고 다녔더니 보람있어 하구요. 그리고 가족들에게 미안한 마음에 제가 가정에 더 충실하게 돼요. 어려운 사람들 보게 되면 가족의 소중함과 잘해야 겠다는 생각도 들구요. 그래서 사실은 봉사활동을 통해 제가 더 많이 배우고 더 많이 얻어가요.

▲ 환경지킴이 활동도 하고 있다던데?

 우리 회원 중에는 재능을 가진 분들이 참 많아요. 그 중에 한 명이 화장품을 직접 만들어 사용하는 회원이 있어요. 그 회원의 재능기부를 통해 환경도 지킬겸 우리가 시용하는 화장품은 직접 만들어 사용하고 있어요. 스킨, 로션은 물론 아이크림 에센스, 영양크림, 미스트, 샴푸까지 모두 만들어서 사용해요.

올해 여성회 활동 계획은?

 저희가 매년 12월에 김장김치를 담궈 30여 가정에 제공하고 있는데 그분들 말씀이 이때에는 김치가 너무 많이 들어온대요. 그러면서 7월쯤 되면 먹을 김치가 없다고 해요. 그래서 올해엔 7월 김장을 해서 나눠 드릴려고 합니다. 학생들 안보교육도 계속 진행할 거구요. 기존에 진행하던 한강 수중정화 활동 지원이나 재난현장에도 찾아갈 거구요. 우리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곳이면 어디든 달려갈 거예요. 봉사는 우리의 길이니까요. 감사합니다.(konas)

코나스 최경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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