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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선상에서

Written by. 김동길   입력 : 2015-12-31 오전 10:0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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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니’(곡예사. 사투리일지도)는 줄을 탑니다. 두 길 쯤 높이에 매어놓은 흰 줄을 탑니다. 후디니처럼 나이아가라 폭포 위에 줄을 매고 막대기 하나를 들고 균형을 잡으면서 그 줄을 타는 곡예사가 아닐지라도 인생은 누구나 줄타기 하는 ‘재니’라고 생각합니다. 너 나 할 것 없이 우리 모두는 시간의 선상에서 줄을 타는 ‘줄타기 총각’에 지나지 않습니다.

 누구나 초행이어서, 미리 익혀둔 기량을 가진 자가 있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부채 하나를 들고 선상에 오른 ‘재니’의 가슴은 떨립니다. 떨어지면 그것으로 끝나는 단 한 번의 공연이기 때문에 ‘재니’도 구경꾼들도 다 긴장하고 있는 겁니다.

 갓난아기는 누구나 엄마 뱃속에서 이 어지러운 세상으로 ‘마다 못해’ 나올 때 큰 울음을 터뜨린다고 들었습니다. 웃으면서, 껄껄 웃으면서, 엄마 뱃속에서 나온 갓난아기를 받은 산파는 없습니다. 한 사람도 없습니다. 왜 그럴까? 요새 곰곰이 생각해보니 ‘신간의 선상에서’의 단 한 번의 줄타기가 두렵기 때문일 것이라는 ‘결론’에 나는 도달하였습니다.

 줄타기는 절대 하지 않으리라 마음먹고 요리 피하고 저리 피하는 약은 인간들이 있긴 하지만 그들에게 나는 “너의 발밑을 보라”고 경고합니다. 그의 발밑에는 땅이 아니라 천 길 만 길의 공간이 있을 뿐이니 그걸 보고는 기절하여 그대로 거꾸러지기가 일쑤입니다. 그런 일이 비일비재라면 믿으시겠습니까? 미국 대학에 등록만 하고 공부는 안 하는 건달들 사이에는 이런 말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Campus에서 가장 따먹기 쉬운 처녀는 시골 목사님 따님이랍니다. 비둘기 같이 순결하기만 해서 인생의 승리자가 될 수는 없습니다. 사람은 뱀 같이 슬기로워야 ‘시간의 줄’을 무사히 탈 수 있습니다. 그것이 <성서>의 가르침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인간에게는 지혜(Wisdom)가 절대 필요하다는 것 아닐까요? 석가(563-483BC)에게서 배우세요. 공자(551-479BC)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세요. 그런 지혜를 얻기 위해 나는 예수를 믿습니다. 줄타기를 하는 것은 이 몸이지만 그는 내가 든 부채요 막대기입니다. 그래서 나는 아슬아슬한 고비는 많았지만 이 ‘줄’에서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한 해를 보내면서 내가 사랑하는 극소수의 친구들에게 이 ‘부채’를 구하라고 당부합니다. ‘줄타기’를 마치고 영원의 나라에서 만날 때까지 Dante로부터, Goethe로부터, ‘줄타기’의 지혜를 익히라고 부탁합니다. 그대들이 있어서 나의 2015년은 보람 있는 한 해가 되었습니다.

김동길(www.kimdonggill.com) ‘자유의 파수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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