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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 전면중단’은 꿈 깼다는 뜻

Written by. 류근일   입력 : 2016-02-12 오전 11:4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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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성공단 전면 중단 조치를 두고 더불어 민주당과 국민의 당은 "대결만 존재하고 교류, 협력은 존재하지 않는 냉전시대로의 회귀" "실효성 없는 자해적 제재" 운운 하며 반대했다. 그러나 이건 가해자

 아닌 피해자, 강도 아닌 경찰을 나무라는 작태다. 사태를 이렇게까지 만든 장본인은 우리 정부가 아니라 김정은 집단이다. 더불어 민주당은 지금 강도를 비난하고 있나. 강도 피해자를 비난하고 있나?

 '자해적 제재'라니, 속아 넘어가고 배신당하고 얻어터진 쪽의 입장에선 분한 마음에 '자해' 아니라 멱따는 시늉을 해도 시원찮을 노릇인데, 가해자는 놓아둔 채 피해자만 나무라는 '국민의 당'은 또 뭔가? 그게 그들이 말하는 중도인가?

 야당이 지금 해야 할 바는 "지난 민주당-열린당 집권 기간에 대북 퍼주기를 하고 장밋빛 낙관론에 사로잡혔던 우리의 실책을 시인하고 자괴한다"고 해야 마땅하다. 그러기는 고사하고 우리의 최소한의 분노의 표시조차 "대결만 있고 교류는 없는..." 어쩌고 하며 애꿎은 우리 쪽을 탓하는 것은 전장에서 아군을 향해 총부리를 겨누는 것이나 다름없다. 두 야당은 분명히 말하라. 남북 관계를 이렇게 만든것은 북한 김정은 집단인가, 대한민국 정부인가?

 북한 김정은 집단은 우리 여-야당 정권들이 추구했던 남북 간의 평화공존, 상호불가침, 교류협력, 북한의 개혁개방에 전혀 용의가 없다는 게 이제 완벽하게 입증되었다. 따라서 북한이 그럴 수 있다는 전제 하에 추구했던 그간의 노태우,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정부의 '한민족 공동체 방안' '햇볕정책' '비핵개방 3000' '신뢰 프로세스' 등등의 정책들은 모두 짝사랑 헛발질이었음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이제는 그래서 헛된 환상과 적실성 없는 가설을 집어치우고 있는 그대로의 사실과 진실을 직시해야한다. 사실과 진실은 무엇인가? 김일성-김정일-김정은의 '세습 천황제 파시즘'의 소멸이 없이는 북한의 긍정적 변화, 또는 남북관계의 긍정적 변화는 있을 수 없다고 하는 냉엄한 비관적 정세가 그것이다.

 "그럼 전쟁하자는 거냐?"고 운동권 패거리는 반문한다. 일부 '강남 햇볕론자'들도 그렇게 묻는다. 이 궤변에 대한 정답은 이것이다.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면, 전쟁할 각오를 해야 한다" '전쟁할 각오' 중 하나가 북에 생돈을 주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그 중 하나가 개성공단 폐쇄다. 미치는데도 한계가 있어야 한다. 강도에게 우리의 알토란같은 생돈을 매년 개성공단을 통해 1억 2천만 달러 씩 줬다는 게 대체 제 정신 가진 자의 할 짓이었나? 그 동안 그 돈이 다 어디로 갔겠는가? 핵, 미사일 만드는 데로 우선적으로 갔다고 볼 수밖에 없다. 돈은 본래 가장 급한 용처에 쓰는 것 아닌가?

 어린애들은 뜨거운 주전자를 만져본 다음에야 '앗 뜨거" 하는 법이다. 우리 역대 정권들이 꼭 그랬던셈이다. '세습 천황제' 북한은 개혁개방, 통제완화, 시장, 터놓고 살기를 하면 반드시 망하게 돼 있다. 북이 그 망하는 길을 선택할 까닭이 있나? 북한 권력층이 바보인가, 그렇게 하게...

 그런데도 좌익이론가와 정책가들은 좌익이기 때문에, 그리고 일부 '강남 햇볕론자'들은 자신들이 외국대학 국제정치학과에서 '공부한 것'을 써먹기 위해 온갖 정교한 가설들을 세우고 그것을 현실에 적용하려고 안간힘들을 썼다. 좌익은 혁명과 변혁을 위해, '강남 햇볕론자'들은 자신들의 '유식'을 팔아먹기 위해 역대 대통령들의 참모로 들어가 "이렇게 하면 대박, 저렇게 하면 장땅..." 하며, 결과적으로는 숱한 낭비를 일삼았다. 그렇게 하면 된다고? 되긴 뭐가 됐어, 이 친구들아?

 탈북동포들에게 물으면 대개 이런 답변이 돌아온다. "그래 통일이 될 것 같소?" "안 돼요" "왜?" "자기들은 살기 좋단 말이요. 그리고 그 주변에 있는 치들도 살기 좋다 이겁니다. 그런데 뭐 하러 통일 하갔소?" 통일은 곧 개방이기에 개방하면 망할 짓을 저들이 왜 하겠느냔 이야기였다. 이들은 외국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바 없어도 이렇듯 정확한 소리를 한다. 탈북동포들은 식자(識者)우환에 빠진 우리 사회 일부 좌-우파 지식인들보다 사태를 월등히 바르게 보고 있다.

 필자는 언젠가 통일준비위원회라는 데 초청을 받아 패널로 참석한 적이 있다. 거기서 어떤 교수가 발제(發題)를 하는데 그 가설이 어찌나 유식하고 정교한지 "와, 공부한 사람이 역시 다르구나" 하고 감탄(?)한 적이 있다. 그러면서도 이런 소리가 튀어나오는 것을 억누르기가 힘들었다. "북이 바보인가 저대로 해주게..." 이 말은 필자가 토론할 때 분명하게 발설한 것임을 밝혀 둔다. 유식한 말꾼들 수천 명을 모아 놓고 '합리적인' 말의 향연을 벌이면 뭘 하나? 북이 미쳤나, 그 '합리'대로 움직여주게...?

 이래서 꿈 깨야 한다. 꿈 깬 상태에서 우리가 해야 할 바는 군사적 억지력 확보다. 외교도 이것을 위한 외교를 해야 한다. 중국도 우리 편으로 돌려놓았다는 투의 터무니없는 환상외교나 외화(外華, 겉만 번지레한) 외교 말고 말이다.

 개성공단 폐쇄는 그 꿈 깸의 시작일 수 있다. 아릿아릿한 몽유병에서 깨어나 냉철한 현실감각에 투철할 때다.

류근일의 탐미주의 클럽(cafe.daum.net/aestheticismcl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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