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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은 지켜야 법이다

Written by. 김동길   입력 : 2016-02-29 오후 2: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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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진국과 후진국이 어떻게 다른가? 이를 구분하는 무슨 기준이 있느냐? 법으로 다스려지는 나라가 선진국이고 법으로 다스려지지 않는 나라가 후진국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경제가 기적적으로 성장한 나라들이 있습니다. ‘라인강의 기적’은 오늘의 독일을 만들었고 메르켈을 수상의 자리에 앉혔습니다. 히틀러의 잔인무도한 철권 독재의 후유증도 다 극복하고 사과할 만큼 사과도 하고 히틀러 때문에 연합국에 의해 강제로 분단되었던 그들의 국토도 통일하고 오늘의 EU를 이끌고 나가는 대단한 나라로 키웠습니다.

 우리도 ‘기적’을 일군 나라라고 그 많은 후진국들이 모두 부러워했습니다. 그러나 오늘 그 ‘한강의 기적’은 안개 속에 사라졌고, 세월호 침몰로 아들‧딸을 잃은 학부모들이 또는 그들의 대리인들이, 광화문 네거리에 천막을 여러 개 치고, “죽은 우리 아이들 살려내라”고 바다의 신(海神)을 향해 울부짖는 것이 아니라 청와대에서 외로운 싸움을 이어가는 대통령 박근혜에게 호소합니다.

 그래서 대한민국 대통령은, 죽은 사람을 살릴 능력도 없으면서, ‘신(神)’의 자리에 올랐습니다. 유가족들이 그를 신으로 만들고 밤낮 땅을 치면서 그를 향해 “내 아이 살려줘요”라고 ‘통성기도’를 하고 있는 것이니, 신이 아닌 박근혜는 얼마나 괴롭고 답답하겠습니까? 오늘의 이 나라 정치 지도자들은 박근혜가 죽은 아이들을 살리지 못할 줄을 뻔히 알면서도 먼 산의 산불 구경하듯 그저 보고만 있습니다.

 국회의 의사진행을 방해할 수밖에 없는 극한 상황에서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마련되었을 ‘Filibusters’가 발동되어 벌써 여러 날 대한민국 국회에서는 ‘무한 발언’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 법은 민주주의를 사수하기 위해 제정된 법일 터인데 민주주의를 좌절시키기 위해 적절하게 활용되고 있으니 통탄할 일입니다.

 법을 지켜야 법치국가가 될 것이니 국회는 1년 내내 이 법으로 일관하여도 국민은 할 말이 없습니다. 이런 법은 바로 잡아야 하는 것 아닙니까? 이대로 나가면 나라가 망할 판인데 그래도 국민은 이런 ‘법치국가’를 보고만 있어야 한다니 매우 착잡한 심정입니다. 이런 ‘법치국가’도 과연 ‘법치국가’라고 할 수 있을런지!

김동길(www.kimdongg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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