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해외 노동자들의 열악한 인권상황이 국제사회의 이목을 끌고 있는 가운데, 노르웨이 선박 회사의 수주를 맡았던 폴란드 북부의 조선소가 8월부터 북한 노동자를 고용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노르웨이의 기술산업 관련 주간 잡지 ‘테크니스크 우께블라드(Teknisk Ukeblad)’는 폴란드 북부 그디니아의 크리스트 조선소가 북한 노동자를 더 이상 고용하지 않기로 했다고 최근 보도했다.

 이 잡지사의 라스 타랄슨(Lars Taraldsen) 기자는 29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지난 5월 공개된 독일 언론(Vice Germany)의 폴란드 조선소 내 북한 노동자의 인권 유린 실태에 관한 탐사보도 동영상에 등장한 노르웨이 선박에 주목했다고 밝혔다.

 이 동영상은 2014년 8월 29일 폴란드 크리스트 조선소에서 사망한 북한노동자 전경수 씨의 사건을 계기로 폴란드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들의 인권 유린 실태를 고발했다.

 용접공인 전 씨는 산소가 부족하고 캄캄한 작업장에서 방화복도 입지 않았으며, 안전사고가 발생할 경우 도와줄 상사나 동료 등이 주변에 아무도 없는 상황에서 작업복에 불이 붙어, 사고 다음날 피부가 95퍼센트 이상 불에 탄 상태에서 사망했다.

 타랄슨 기자는 이후 북한 노동자 사망사건에 대한 폴란드노동감독관리청(Polish Labor Inspectorate)의 사건 경위 조사 자료를 입수한 결과 크리스트 조선소 고객의 상당수가 노르웨이 회사라는 걸 밝혀냈다.

 크리스트는 중개업체인 아르멕스(Armex)와 회의를 갖고 간과할 수 없다고 항의했다. 폴란드인을 대표로 내세운 아르멕스는 북한의 능라도무역총회사와 계약을 맺고 십 수년간 크리스트 등 폴란드의 조선소에 북한 노동자를 공급하고 있었다.

 능라도무역총회사는 북한 노동당 소유로, 이집트에 스커드 미사일 부품을 불법 수송하는 데 연루된 것으로 최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가 보고서에서 밝혔다.

 방송에 따르면 클레벤(Kleven)과 울스타인(Ulstein) 등 노르웨이 선박회사는 대량살상무기개발과 해외 파견 노동자의 강제노역으로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고 있는 북한과의 거래가 있는 한 크리스트 조선사에 선박 수주를 하지 않겠다고 항의했고, 이에 크리스트는 아르멕스와의 계약관계를 유지하지 않기로 했다.

 방송은 타랄슨 기자가 8월 중순에 크리스트 조선소에 직접 찾아 가 담당자를 만난 결과, 당시 북한 노동들이 8월 1일 이후에 떠나고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konas)

코나스 최경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