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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자원 병역이행 병사 군생활 수기⑲] 자랑스러운 아들을 소개합니다.

Written by. 김정자   입력 : 2016-09-22 오전 9:2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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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내용은 병무청이 주관한 「지원 병역이행 병사 군생활 수기 2016」 산문/질병치유·학력변동 부문 ‘우수’ 글이며, 자원입대한 병사들의 계급은 체험수기 응모 당시의 계급임(편집자 주)

 2014년 아들이 스무 살 되던 해 병무청에서 신체검사 통지서가 나왔다. 아들은 친구랑 같이 검사 받으러 간다고 했다. 당연히 군에 간다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았다. 아들 친구는 현역 1급, 아들은 4급 보충역이 나왔단다. 아들 얼굴이 어두웠다. 왜 4급이 나왔냐고 물어봤다. 아들의 대답은 키가 1cm 작아서. 현역에 충족되는 159cm보다 1센치 작은 158cm라 현역이 안 된다고. 너무 비만이든지 몸에 문제 있으면 못가는 줄 알았지만 키가 작아 못 가는지 미처 몰랐다.

 아들한테 너무 미안했다. 모든 게 내 탓인 것 같았다. 아들은 꼭 군에 가고 싶다고 한다. 마음이 착잡했다. 혹시 모르니 재검사를 다시 한 번 받아 보라고 했다. 그래서 아들과 같이 며칠 뒤 병무청에 갔다. 재검사는 6개월 뒤 할 수 있단다. 여름방학 때 다시 병무청에 갔다. 마음속으로 기도했다. 현역판정이 나기를. 결과는 보충역 4급. 아들 얼굴은 굳어 있었다.

 병무청 직원에게 사정을 했다. 아들은 군에 가고 싶어 한다고 1cm 작은데 보내줄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대답은 안타깝지만 안 된다고 한다. 집으로 오는 내내 마음이 무거웠다. 아무 말 없이 집으로 돌아왔다. 아들은 점점 말이 없어졌다. 이러면 안 되겠다 싶어 아들에게 꼭 군에 가야 하냐고 물어 봤다. 아들은 꼭 가고 싶단다. 아들이 그렇게 가고 싶다는데 어떻게든 보내야겠다 싶어 인터넷을 뒤져 봤다. 키를 키울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자세 교정 하는 곳이 있었다. 일단 대학병원에 가서 검사를 한번 받아 보기로 했다. 병원에서는 이미 다 성장해서 특별히 할 수 있는 게 없단다. 마지막 카드로 자세교정 하는데 데리고 갔다. 상담사랑 사정 얘기 하니까 1cm는 키울 수 있다고 한다. 일단 3개월만 접수해서 열심히 해보자고 했다. 바로 등록하고 다음날부터 운동하기로. 이제부터는 아들의 몫이다. 식단 조절과 규칙적인 생활습관, 이 모든 게 갖춰져야 키 크는데 도움이 된다고 했다.

 주위 사람들은 제각기 한마디씩 한다. 다른 부모들은 군에 안 보내려고 하는데 돈까지 쓰면서 보내려고 하냐고. 그런 말에 신경을 안 썼다. 오로지 1cm 키우려고 온갖 신경이 여기에 쏠렸다. 3개월의 시간은 빨리 지나갔다. 검사 날짜가 다가왔다. 검사 결과는 0.7cm가 자랐다. 트레이닝께서 3개월만 더 운동하고 안전하게 1cm 키워서 검사 받는 게 어떻겠냐고 해 다시 3개월을 더 운동에 매진했다.

 아들과 함께 다시 병무청에 방문했다. 아들은 신체검사 받으러 들어가고 난 밖에서 기다렸다. 기다리고 있는데 옆에 있던 엄마가 나에게 물었다. 무슨 이유로 재검사 하냐고. 난 있는 그대로 얘기 했다. 그 엄마는 나에게 “아들 잘 키웠네요.” 했다. 자기 아들은 현역 3급이 나왔는데 군에 가기 싫다고 군에 보내면 자살할거라고 그래서 정신과 치료하고 있다고 한다.

 재검을 받으러 온 옆에 앉은 다른 아버지는 갈 수 있다면 대신 군에 갔으면 좋겠다고 하신다. 병무청에 오늘따라 사연이 많았다. 좀 있으니까 아들이 나왔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물어 봤다. 어떻게 됐냐고. 아들은 처음에 안됐다고 했다. 이젠 포기해야 되나 싶었는데 좀 있으니 아들이 웃는 얼굴로 현역 3급 판정이 났단다. 정말 기뻤다. 눈물이 나왔다.

 남들은 안 갈려고 하는데 우리 아들은 이렇게 노력을 했으니 노력의 대가는 있었다. 저녁에 네 가족이 모여서 기쁨의 술자리를 가졌다. 마음 상할까봐 물어 보지 못한 말을 이젠 당당하게 물어 봤다. “넌 왜 남들은 안 갈려고 하는 군을 기를 쓰면서 굳이 갈려고 하냐?” 아들의 대답은 명쾌했다. “내 몸은 건강한데 키가 작다고 군에 못 간다는 것에 자존심이 상하다”고.

 장하다 아들, 대견하다 아들. 늠름한 모습을 보니 정말 감사했다. 이 소식을 할아버지와 친인척이 듣고 축하의 말들이 이어졌다. 그리고 주위의 사람들도 축하해 줬다. 아들은 해병대를 지원했는데 1차, 2차 합격하고 마지막 관문 체력 테스트가 있다고 했다. 갔다 오더니 아무래도 안 될 것 같다고 했다. 윗몸 일으키기 등 병무청에서 원하는 개수를 못 채웠다고 했다.

 그러나 뜻밖에도 2015년 9월 21일 해병대 합격 입영 통지서를 받았다. 군 입대까지 한 달 여유가 있었다. 차근차근 군 준비물을 챙겼다. 시력이 안 좋아 예비 안경도 맞추고, 시장에 아들과 같이 가는데 한 엄마가 군복 입은 아들과 나란히 걷고 있었다. 그전에는 몰랐었는데 아들이 군에 간다고 해서 그런지 남의 아들도 내 아들 같이 대견해 보였다.

 드디어 포항 훈련소 가는 날, 아들 친구 둘이랑 같이 동행했다. 훈련소 근처 횟집에 들러 밥 한 끼 맛있게 먹이고 연병장으로 향했다. 마침 그날이 MBC 진짜 사나이 촬영 팀이 촬영을 하고 있었다. 연병장에는 부모님과 친구, 애인, 친인척들이 많이 와 계셨다. 멋있는 군인들의 퍼레이드를 보고 웃고 즐길 때 마이크에서 신병들은 연병장으로 모이라는 소리가 들렸다. 아들은 아빠, 엄마에게 인사하고 같이 간 친구들에게도 인사 나누고 연병장으로 향했다.

 신병들이 다 모인 뒤 부모님께 큰절 올리고 아들들을 훈련소로 데리고 들어갔다. 엄마들이 눈물을 흘리는데 난 살짝 눈시울만 붉혔다. 왜냐면 훈련소 데리고 간다고 다 입대 하는 게 아니란다. 다시 신체검사 받고 입대 시킨단다. 또 하나의 산이 기다린다. 목요일쯤 귀가 조치시킬 사람은 집으로 보낸단다. 겨우 군에 갔다 싶었는데 혹시나 아들이 다시 집으로 온다면 마음의 상처를 받을 텐데 며칠간 밤잠을 설쳤다. 2015년 9월 30일 목요일 오후, 해병대교육단에서 문자가 왔다. ‘귀하의 자제분은 신병 1202기로 정식 입소했다’고. 눈 녹듯이 내 마음도 녹았다. 전역하는 날까지 무사히 건강하길 바라면서.

 아들은 6주 훈련을 받았다. 인터넷으로 아들의 훈련하는 모습을 사진으로 볼 수 있었다. 운 좋게 그 많은 신병들 중에 아들의 독사진이 몇 장 있었다. 바느질 하는 모습, 군기가 바짝 들은 모습 등. 편지도 몇 통 왔다. 무뚝뚝한 아들의 철든 안부 글들. ‘군이 아들을 변하게 만드는구나!’ 싶었다. 편지 내용 중에 군에서 먹는 군데리아 햄버그 빵이 제일 맛있단다. 먹어 보지 못한 사람은 이 기분을 모른다고.

 2015년 10월 30일, 수료식이 다가왔다. 외삼촌과 아들 친구와 함께 참석했다. 행사가 끝나고 연병장에 아들이 서 있는 곳으로 갔다. 아들은 키가 작은 관계로 제일 끝에 서 있었다. 부동자세로 부모 앞에서 신고식을 했다. 울컥 눈물이 나왔다. 얼굴이 까맣게 그을려져 있고 한층 의젓하고 멋있었다. 아들을 꼭 껴안고 수고 많았다고 말해주었다.

 하루 뒤 아들은 1사단 73대대 기본 보병으로 자대배치 받았다. 배치 후 몸에 긴장이 풀렸는지 몸살과 폐렴이 와서 입원 했단다. 요즘 부대는 행정관님이 부모님께 연락을 주시더라. 아들 면회는 가지 못하고 전화상으로 푹 자고 잘 먹고 하면 낫는다고 했다. 일주일 입원하고 생활관에 갔다고 연락이 왔다. 가끔 안부 전화가 오면 아들의 목소리가 정말 밝다. 훈련 했던 얘기, 선임들 전역한 얘기, 군대 다녀온 남자들 흔히 하는 축구 이야기. 엄마인 내가 들을 땐 군 생활을 즐기고 있는 것 같았다.

 2016년 5월 14일, 부대 개방 하는 날. 아들 보고 싶은 마음에 아침 일찍 일어나 서둘렀다. 외삼촌, 외숙모, 우리 세 식구랑 포항 부대에 갔다. 강당에 자리를 잡았다. 병사들이 장기 자랑을 했다. 노래도 부르고 악기 연주도 했다.

 다음은 태권도 시범 음악이 흐르면서 병사들이 나왔는데 정중앙에 아들이 서 있는 게 아닌가. 며칠 전 전화 왔을 때 아들에게 물어 봤는데 본인은 아무것도 안한다고 했는데 깜짝 놀랐다. 기본자세에 송판 깨기 정말 멋있었다. 같이 간 외숙모는 우스갯소리로 태권도 배운 보람 있겠다며, 돈 주고 배운 걸 여기서 보여줬으니 아깝지 않겠다고 말이다.

 더욱 놀란 건 우리 아들이 상병이랑 사회를 보는 게 아닌가. 싸이의 나팔바지 음악에 맞춰 코믹 댄스를 춘다. 부모님과 병사들 떠나가도록 웃었다. 나도 정말 마음껏 웃었다. 얼마나 많이 연습했을까? 기특했다. 아들의 새로운 면을 봤다. 그 많은 사람들 앞에서 당당하게 설 수 있다는 용기가 자랑스럽다.

 행사가 끝나고 차를 타고 생활관으로 갔다. 생활관 앞에 무기가 진열 되어 있었다. 부모님들은 이것저것 만져보고 궁금한 것 있으면 물어보기도 했다. 점심 중식 시간이 되어서 병사들이 먹는 식당에 갔다. 아들이 먹는 음식을 내가 먹을 수 있다니 감개무량 했다. 점심을 맛나게 먹고 아들이 생활하는 생활관으로 향했다. 침대와 군복들이 해병대의 자랑. 오와 열 정리정돈이 잘 되어 있었다. 같이 생활하는 선임들과 인사도 나누고, 아들이 하나하나 안내를 해줬다. 말로 듣던 곳을 눈으로 보고 만져보고 하니까 신기했다.

 만약에 아들이 군에 안 갔다면 이 기분을 느껴보지 못했을 텐데. 아들에게 감사했다. 군대 보내길 잘했다고 열 마디 말보다 한 번의 경험이 중요하다는 걸. 아들도 그걸 알기에 군에 갈려고 했는지 모른다. 일 년 남은 군 생활 아무쪼록 전역할 그날까지 무사히 집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엄만 기도할게. 사랑한다 아들.(konas)

해병대 1사단 73대대 김정자(일병 이덕원의 母)

안보가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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