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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자원 병역이행 병사 군생활 수기㉓] 21개월간의 청춘고백

Written by. 김의혁   입력 : 2016-09-24 오후 3:4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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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내용은 병무청이 주관한 「지원 병역이행 병사 군생활 수기 2016」 산문/질병치유·학력변동 부문 ‘장려’ 글이며, 자원입대한 병사들의 계급은 체험수기 응모 당시의 계급임(편집자 주)

VER1 프롤로그
 첫 훈련에서 시작되는 훈련에 대한 두려움, 첫 사격에서는 실탄 사격에 대한 두려움, 첫 행군에서 낙오(落伍)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 첫 휴가의 설렘과 두려움. 군대에서의 첫 경험은 두려움으로 시작되는 것 같다. 긴장과 설렘이 교차하면서 하루가 시작되는 곳이 군대였다. 훈련병 시절부터 전역할 때까지 이런 질문을 받았다. 입대한 것에 대해 후회하지 않느냐? 그 질문에 대한 해답을 이 글에서 시작하고자 한다.

VER2 되감기
 여름이 막 시작될 무렵, 내 생에 첫 입영통지서를 받아 병무청에서 신체검사를 받았다. 나의 첫 신체검사는 현역 판정이 아닌 재신체검사 대상이었다. 이유는 우울증. 그 뒤로 두 번의 신체검사 결과 사회복무요원 소집대상 판정이 나왔다. 그렇게 나는 결과에 대해 체념을 하였다. 그러던 어느 날 연평해전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보았는데, 이것이 나의 입대 동기가 되었다.

 대한민국의 바다를 지키고 싶었다. 그렇게 하여 나의 입대 도전기는 시작되었다. 군대를 알아야 했기에 군대에 관한 TV프로그램을 보았다. 특히 입대하기 한 달 전에 운이 좋았는지 신병교육대의 일상을 제작한 ‘푸른거탑 제로’라는 프로그램을 시청하였다.

 세상과 괴리되어 숨기만 좋아했던 내 자신이 세상과 소통하는 방법은 바다를 지키겠다는 의지를 실천하는 것이었다. 그렇게 노력하기를 3년. 세월 속에 시간은 흘러갔고 마침내 2013년에 3급 현역병 입영통지서를 받았다.    

VER3 훈련병&소대장님 감사합니다.
 2013년 10월 1일, 나의 입대일은 아이러니하게도 국군의 날이기도 하였다. 내가 입영한 부대는 31사단 신병교육대이다. 신병교육대에서 생활은 처음부터 순탄하지 않았다.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퇴소를 당할 뻔한 적이 있다. 그렇지만 힘들게 얻은 현역의 기회였고, 두 번의 신체검사와 세 번의 해군면접에서 떨어졌기 때문에 퇴소를 당하기 싫었다.

 퇴소권유를 거절하고 훈련을 받겠다고 하였다. 그 뒤로 소대장님은 나를 믿어 주셨고, 각종 훈련을 받고 무사히 수료식까지 마칠 수 있었다. 아마 그때 내가 퇴소를 하였더라면 작은 것에 감사하는 사람이 되지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훈련을 받게 해주시고 저를 믿어주신 1중대 3소대장님께 감사드린다.

 나의 신병교육대의 시작은 특별한 임무로 시작되었다. 바로 배식조라는 임무였다. 동기들 보다 빨리 움직여야 하는 어려움도 있었지만, 중대장님께서 배식조 인원들에게 PX포상을 주셨다. 그것도 두 번이나. 신병교육대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배식조 임무로 PX포상을 받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었다.

VER4 이등병&진지 공사에서 보였던 일의 관점
 군대는 항상 힘든 일만 있는 곳은 아니다. 군대에서의 일은 다른 제2의 일로 번져 신나는 일이 될 수 있다. 나의 이등병시절이 그러한 시절이었다. 내가 복무했던 부대는 해안대대였다. 그 해안대대에서 시작된 군 생활은 진지 공사로부터 시작되었다. 다른 소대의 선임들과 같은 소대 선임 및 동기, 그리고 진지 공사의 지휘자 행정보급관님과 함께 투입하여 각종 진지를 만들었다. 이등병 시절 작업을 잘하는 편은 아니었지만 열심히 했다.

 군 생활을 하면서 한 번쯤은 해야 할 일이기에 긍정적인 마음으로 작업했다. 그래서인지 작업이 힘들지는 않았다. 진지 공사는 몸은 힘들지만 마음만은 따뜻하게 해주는 작업이었던 것으로 기억 된다. 선임들의 군 생활 후일담으로 귀가 즐거웠고 작업 중 점심시간에 먹는 라면은 어떤 음식보다 맛있어서 입과 배가 만족했다. 또 진지 공사 중 진지 하나가 완성되는 것을 보면 눈이 만족했고 주변에 바다냄새가 좋아 오감을 만족시키는 작업이었다. 진지 공사는 영원히 잊지 못할 축복이자 추억이었다. 그 해 초겨울은 매우 추웠지만 마음만은 따뜻하였다.
 
VER5 일병&작전명 세월호 수색
 새해가 밝아오면서 일병으로 진급하였다. 정확히 2014년 1월 1일 내 일병 진급일이기도하다. 새해에도 무사히 군 생활을 하겠다고 다짐을 하였다. 2014년 국가에 비극이 있었다. 어리석은 선장의 판단으로 수많은 희생자들이 생긴 바로 세월호 참사사건이었다. 세월호 사건과 나의 군 생활이 연관이 있는 이유는 바로 세월호 수색에 내가 참여하였기 때문이다. 이 가슴 아픈 사건 속에 해안선 수색정찰이라는 작전명으로 해안선에서 무엇이라도 찾아야 했다.

 그래서 부대에서 조를 편성해 해안선을 수색하였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유가족의 심정처럼 옷가지라도 찾아야 했다. 몸은 피곤했다. 하지만 누군가를 위해 헌신하는 부대원들의 모습은 아름다웠다. 내가 참여했던 세월호 수색은 어려웠던 대인관계를 배웠고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힘든 수색을 하다 보니 선임들과 자연스럽게 대화의 터가 생겼다. 그래서인지 조금은 군 생활을 무사히 마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고, 마음의 위안이 되었다. 국가와 국민이 힘든 시기에 내가 타인과 국가에게 도움이 되었던 기회는 군대가 준 가장 큰 선물이었다.  

VER6 상병&유격훈련에서 피어난 전우애
 “말년에 유격이라니!” 한때 케이블 TV프로그램에서 유행한 대사이다. 나의 군 생활에 있어 똑같은 훈련이 두 번 있었는데, 이는 바로 공포의 유격훈련이다. 대한민국의 모든 육군이라면 한 번쯤은 받아봤을 훈련의 꽃, 유격훈련은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을 보여주는 훈련이었고, 또 두 번이나 훈련을 받았기 때문에 가장 기억에 남는 훈련 중 하나이다.

 유격훈련을 통해 배운 점이 있다. 그것은 바로 끈기였다. 훈련 도중 내가 포기를 하면 나 자신만 힘든 게 아니라 주변인들까지 힘들게 하는 훈련이었다. 유격훈련 중 가장 힘든 산악구보에서 밀어주고 당겨주었던 선임들에게 너무 미안했고 감사했다. 그 선임들도 힘들었을텐데 주변을 챙기고 ‘할 수 있다’며 믿어주었다. 이런 것이 바로 전우애라고 믿는다. 

 유격훈련이 끝나고 실시한 40km 야간행군은 군 생활에서 가장 힘든 행군이었다. 비록 중간에 군장을 내려놓았지만 완주에 성공은 하였다. 그리하여 모든 훈련이 무사히 끝났다는 안도감에 매우 감사하였다. 그 날 행군에 성공한 쾌감은 영원히 잊지 못할 기억으로 남았고, 전우애라는 보물을 얻었다. 그리고 군대는 감사하는 마음을 배우는 삶의 터전이었다.

VER7 병장&예비군 조교
 군 생활을 흔히 경계근무라 비유를 한다. 누군가는 군 복무를 마치면 어떤 누군가는 그 군 복무의 길을 따라가야 하기 때문이다. 병장 때 예비군 조교 임무를 하였다. 조교를 하다가 예비군들을 보면 최전방에서 근무한 분들도 있고, 후방에서 근무한 분들도 있었다.

 그 분들도 군 복무의 경계를 마쳤다. 나 역시 경계를 마쳤고, 누군가는 군 복무로 하여금 국가를 지킬 것이다. 예비군들이 국가를 지켜 안정과 질서가 유지되는 것은 세상의 진리이고 군 복무에 대한 대가이다. 이 진리와 대가들이 존재하는 한 대한민국에 평화의 날이 지속될 것이다.

VER8 에필로그&31사단 96연대 1대대
 신병교육대에서 나를 믿어주신 소대장님에 대한 감사, 진지 공사에서 본 일의 관점, 유격훈련에서 피어난 전우애는 마치 책 한 페이지가 모여 한 권의 책이 완성되는 것처럼 나는 31사단 96연대 1대대에서 인생의 중요한 것들을 배우며 전역하였다.

 전역하는 날은 기분이 들뜨거나 신나지는 않았다. 군 생활을 하면서 많은 일을 겪고 여러 사람을 만났지만 아쉬움으로 남는 부분도 있었다. 나는 대한민국의 바다를 지키는 해군이 되고 싶어 현역을 희망하였지만, 해군이 아닌 해안대대에서 군 복무 하였다. 현역으로 복무하였던 경험은 내 나이가 황혼에 저물 무렵 후회되지 않았던 기억으로 남을 것이다. 그리고 현재 대한민국을 지키는 국군들에게 무한 감사를 보낸다.(konas)

31보병사단 96연대 예비역 김의혁

안보가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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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6.23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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