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당국이 태풍으로 수해를 입은 국경연선 지역에 대량탈북을 우려해 국가안전보위부 검열단을 파견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자유아사이방송(RFA)이 내부 소식통을 인용 25일 보도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수해로 국경경비대 초소와 철조망 등 국경통제시설이 파괴돼 북한 주민들의 탈북이 용이해졌기에 이를 차단하기 위해서 검열단을 파견했다.

 특히, 소식통들은 보위부 검열단을 급파한 것과 관련, “주민들의 고통을 헤아리기보다는 체제수호를 위해 국경부터 틀어막는 비열한 처사”라면서 북한 김정은 정권에 대한 주민들의 분노가 치솟고 있다고 전했다.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22일 “북한체제 수호에 앞장서는 권력기관인 국가안전보위부가 국경연선 전 지역에서 중앙당 검열을 펼치고 있다”며 “가뜩이나 수해로 곤경에 처한 지역에 보위부 검열까지 들이닥쳐 민심이 더욱 흉흉하다”고 RFA에 밝혔다.

 특히, 이 소식통은 “홍수피해가 발생한 국경연선에 지난 18일 국가안전보위부의 검열단이 파견됐다”면서 “수많은 사망자와 이재민이 발생해 슬픔에 잠긴 주민들을 위로는 못할망정 검열단을 파견해 주민들을 위협하는 것은 해도 해도 너무한 처사”라고 지적했다.

 소식통은 또 “중앙급 국가안전보위부는 도내 보안서나 도 보위부보다 막강한 권력을 가진 최고의 사법기관”이라면서 “현재 국경에 급파된 국가안전보위부가 지역의 보안, 보위부를 제치고 국경 통제권을 전반적으로 장악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가보위부의 검열은 탈북자 단속뿐 아니라 불법 손전화 사용과 남조선 영화, 드라마를 저장한 CD까지 조사하고 있다”며 “불법 손전화 단속을 집중적으로 펼치는 것은 내부정보의 유출과 혹시 있을지 모를 대량탈북을 방지하려는 의도”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이날 양강도의 한 소식통도 “양강도를 비롯한 국경연선의 전 지역에 국가안전보위부 검열이 내려와 거미줄 작전을 펼치고 있다”며 “벌써 여러 세대가 보위부 단속에 걸려 체포되면서 주위가 온통 얼어붙은 분위기”라고 현지 상황을 전했다.

 이 소식통은 “주민들이 수해복구로 ‘1000세대지원’에 나선 가운데 국가안전보위부가 들이닥쳐 집집마다 가택수색를 벌이고 있다”면서 “일부 세대는 불법핸드폰을 소지했다는 이유로 텔레비죤과 전자제품을 몰수당하고 강도 높은 조사를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특히 이번 단속에 걸려든 세대들은 국가안전보위부의 시범대상이어서 사법처리 수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며 “불법핸드폰 사용은 대부분 남한과 연계되기 때문에 정치범으로 처리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Konas)

코나스 강치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