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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80년대 청문회와 비견(比肩)되는 말! 말!

과거의 충성과 오늘날 충성의 개념은?... 정치권에서 소위 ‘주군’에 대한 충성은 무엇을 의미하나?
Written by. 이현오   입력 : 2017-01-31 오후 5:5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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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80년대 후반 5공 청문회 때 일약 ‘청문회 스타’로 떠오른 노무현 당시 통일민주당 의원의 집요한 질문에 ‘기억이 안 난다’말로 일관해, 피도 눈물도 없는 냉혈한이라는 비판과 함께 한편으론 신군부 ‘최고의 충신(忠臣)’이라는 평을 들은 사람이 있다.

 이런저런 사유로 감방을 들락 였고 김대중 정부 들어 사면 복권돼 이후 16대 대통령선거 출마, 17대 총선에도 출마한 5공화국 최고 실세로 불러지는 Z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안기부장을 두고 한 말이다.

 그는 당시 청문회에서 “사나이는 자신을 알아준 사람을 위해 죽는 법이다”, “내가 역사의 수레바퀴에 깔려 죽는 한이 있어도 각하가 구속되는 것은 막겠다”고 해 화제를 불러 모으기도 했다.

 그 뿐만 아니다. 1988년 5공 청문회와 일해(日海)재단청문회 후 처벌 여론이 높아지자 노태우 대통령을 향해서는 “가만히 있으라”며 “내가 입을 열면 여러 사람이 다친다”고 해 이후 유행어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1987년 4월 통일민주당 창당(김영삼, 김대중 의원 주도) 방해 사건인 이른바 ‘용팔이 사건’에 안기부 직원들이 개입한 사실이 밝혀지고(1993년 김영삼 대통령 당선이후), 신민당 이택돈 의원 등이 검거되자 “내 선에서 처리된 사건”, “윗선은 없다”며 자진해서 경찰에 출석하기도 했다. 구금 시절에는 교도관들에게 경어사용과 사식 차입도 일체 배제해 그 시절 크게 어필되기도 한 분이다.

 그런 측면에서 최근 ‘최순실 게이트’로 국정조사와 특검, 헌법재판소 증인으로 출석, 연관 사실들을 증언하고 있는 고위 공직자와 관련자들을 보면서 Z 전 실장을 떠올리는 이들이 적지 않은 것 같다.

 설날을 며칠 앞둔 1월 어느 날 서울 광진구 한 음식점에 60대 전후로 보이는 남자 5, 6명이 둘러앉아 막걸리 잔을 나누며 도란도란 시국(時局)을 논하고 있었다. 시간이 갈수록 점차 목소리에 힘이 들어가기 시작했다. 가까운 자리에 앉자 있었기에 오가는 이야기들이 또렷하게 들렸다.

 주된 얘기는 국정조사를 포함해 특검 수사에 이런저런 사유로 나오지 않으며 불성실하게 임한 최순실씨를 비롯해 우병우 전 민정수석, 그리고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유진룡,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등에 대한 얘기로 현 정국에 대한 답답한 심경을 토로하는 내용들이 주류였다. 그러면서 5공 실세로 자타가 인정했던 Z 전 실장에 대한 얘기가 함께 엮여졌다.

 그러면서 결론은 지금 시대에는 Z와 같은 인물이 없다는 탄식이었다. 그게 국가의 녹(錄)을 먹은 공직자이든, 한 개인의 치부를 받은 사람이건 간에 자신에게 총애를 준 상관에 대한 의리는 온데간데없고 오직 남은 것은 자신의 잇속 챙기기와 어떻게든 혼자만 살겠다는 궁리에 올인한다는 얘기가 뒤를 이었다.

 우리는 2016년 후반기를 송두리째 뒤흔들어버린 ‘최순실 국정농단 게이트’로 미래로 뻗어나가야 할 국가운영 자체가 동력을 잃어버렸다. 대한민국 건국 이래 수많은 역사의 수난이 벼랑 끝처럼 이어지기도 했지만 2016년 10월 이후 언론과 법률적 측면에서 드러나고 있는 - 법률적으로 확정된 상태는 아니지만 - 정황으로 볼 때 소수 몇 명의 공․사인(公․私人)에 의해 농락된 작금의 사태는 최고최대의 파란(波瀾)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촛불이 광화문광장을 뒤덮었다. 전국이 밤이면 촛불로 불야성을 이뤘다. 그런데 이번엔 태극물결이 파도를 타고 있다. 심지어는 국가적 위기가 초래되고 있는 현 시국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계엄령을 선포해야 한다’는 극단적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이처럼 극(極)과 극(極)이 첨예하게 대립되는 오늘의 상황이 어디로부터 기인된 것인가? 삼척동자도 다 아는 바로 ‘최 게이트’로부터 파생된 것이 아닌가? 물론 그렇다고 게이트 초반 언론이 언론의 시각에서 날카롭게 꼬집고 해부한 것도 아니었다. 국정조사에 나선 의원들이 충분히 날을 갈아서 나선 것이라고 볼 수도 없다. 특검이 균형된 잣대로 정곡을 찌르거나 정도(正道)로 가는 것만도 아니다 는 얘기도 나돈다. 누군가를 파국으로 몰기 위해 기획되고 음모가 작용되었다 는 여론도 시일이 갈수록 더해진다.

 국정조사 장과 특별검사 수사에서 ‘모르쇠’로 일관한 인물의 모습에서 비밀을 취득한 공직자로서 긍정의 한 측면과 더불어 역사적 진실 앞에선 무엇이 더 소중한 가치인가를 떠올리게 하기도 한다. 하지만 어느 순간 모든 것이 ‘내가 아니라’ ‘그대 탓’이라며 뒤집기에 나선 또 다른 증인들의 모습에선 공인된 자의 참 자세가 어떠해야 할 것인가를 내밀하게 생각게 하는 오늘이기도 하다.

 그 날 식당에서 얼굴이 불콰하게 막걸리 잔을 주고받으며 대화를 이어가던 보통사람들의 입에서는 마침내 한탄조의 말로 매듭지어졌다. “왜 오늘 우리 시대에는 국가를 위해 자신을 던지는 의로운 공인들이 없느냐?” “왜 과거의 Z와 같은 인물이 이 시대에선 보기 어려운가?” “말로만 국가와 국민을 위한다며 실제는 자신의 입지만을 저울질하는 ‘철새’들은 더 이상 발을 못 붙이게 해야 한다”는 말. 결국은 ‘보면 볼수록 이 시대와 스스로에 대한 자괴감이 든다’는 말로 매조지었다.

 1월26일 한 종편 방송에 출연한 박영선 의원(더불어민주당)과 이혜훈 의원(바른정당)은 국정조사 당시 김기춘 전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장관에 대해 얘기하며, ‘모르쇠’로 일관하던 김 전 실장이 박 의원의 계속된 질문에 좌불안석 한 채 “긴장된 표정이 역력하고 두 손이 부들부들 떨며 양 손을 바지위에 계속 문지르고 있어 안타까워서 손을 잡아 주고 싶더라고 고영태가 하는 말을 들었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김 전 실장이 한나라당 의원 시절 “언제나 빈틈없는 자세로 박근혜 의원을 모시면서 ‘주군’이란 말로 박 대통령을 칭했으며, 박 의원의 말씀을 다른 의원들에게 전할 때면 ‘하명’으로 표현했다”고 말했다. 자신이 모신 상관에 대한 절대적이고 지극한 ‘충성’의 한 단면으로 보인다.

 그러나 오늘날 자유민주주의 사회에서의 충성의 개념은 공산주의체제와는 분명 다르고. 다르게 해석되어야 하며 또한 그렇게 해야 한다. 한 개인에 대한 사무라이 적 무조건적 절대적 충성의 개념이 아닌 조직과 사회, 국가에 대한 충성으로 진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이어진 충성이야 말로 결과적으로 국가의 올바른 역사(歷史)와 정도(正道)를 위해 필요 불가결한 것이며, 개인의 부침을 벗어나 조언과 충언을 다할 때 만에 하나 내재될 수 있는 역사의 불행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길이 되게 할 것이다.

 곧 진정한 충성은 개인이 아닌 국가와 국민에 대한 바른 약속, 올바른 귀결로 이어져야 아기 때문이다.(konas)

이현오 / 코나스 편집장. 수필가(holeekv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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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성(psbe1)   

    진정한 충성은 개인이 아닌 국가와 국민에 대한 바른 약속, 올바른 귀결로 이어져야 한다.

    2017-02-02 오전 10:2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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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3.31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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