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비핵화 전략과 관련해서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유일한 대안은 최대한 외교적 타결을 시도하고, 그것이 실패하면 압박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전문가가 주장했다.

 9일 국가안보전략연구원(원장 신언)이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주최한 ‘동북아 안보 정세 전망과 대한민국의 선택’ 국제학술회의에서 이상현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주제발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이상현 본부장은 ‘한반도 평화와 북핵문제 해결 방안’을 주제로 한 발제에서 “아직 트럼프 행정부의 북한 비핵화 전략은 매우 불확실하지만, 적어도 ‘전략적 인내’의 연장은 아닐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금년 북한 김정은의 신년사에서 강조했듯이 북한의 ICBM 능력이 거의 완성단계로 근접하는 만큼 미국도 북한의 위협을 무시하기는 점점 더 어려운 상황으로 가고 있다”며 “이제는 미국도 효과적인 북한 비핵화 전략을 모색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특히, 이 본부장은 “이제 미국 내에서도 제재만으로 북한을 비핵화시키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며 "군사력을 사용하는 것은 효과를 장담할 수 없을뿐더러 엄청난 위험을 수반한다. 레짐체인지를 시도하는 것도 어리석은 일”이라면서 “트럼프에게 남은 유일한 대안은 최대한 외교적 타결을 시도하고, 그것이 실패하면 압박을 크게 강화하는 것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외교적 관여를 통한 강압외교를 시도하되, 만일 외교가 실패하면 현재보다 훨씬 강력한 군사적․경제적 조치가 뒤를 따를 것임을 분명히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북한 비핵화 문제와 관련한 우리 정부의 대응과 관련해서도 “현재의 압박 외교를 더욱 더 강도 높게 전개하는 것 외에 사실상 다른 대안이 없다”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북한은 이미 안보리 결의안 2270호에 의한 ‘역대 최강’의 제재를 받고 있는 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 경제가 심각한 타격을 받았다는 징후는 보이지 않는다”며 “이는 제재를 하더라도 결국은 대화와 협상을 통해 문제를 푸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는 점을 시사한다. 북핵문제의 해법은 결국 대화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 본부장은 “북한을 압박하는 것이 정권붕괴나 교체를 위한 것이 아니라 비핵화 대화 재개에 있음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대화와 협상이 문제를 해결해준다는 보장은 없지만, 적어도 협상이 진행되는 한은 북핵문제의 악화를 지연시킬 수 있었다는 사실은 인정할 필요가 있다”며 “북핵문제를 일거에 완전히 해결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일단 단기적인 목표는 핵동결에 두고, 북핵문제의 완전한 해결인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핵폐기를 의미)는 장기적 목표로서 북한 정상국가화라는 긴 여정 속에서 해결하는 방안이 현실적인 선택”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주제발표에 앞서 토마스 스포르 美 헤리티지 재단 국방연구센터 소장, 루안 종제 中 국제문제연구소(CIIS) 부소장, 다카기 세이이치로 日 국제문제연구소(JIIA) 연구고문, 바실리 미헤예프 露 세계경제․국제관계연구소(IMEMO) 부소장 등이 패널로 참석해 ‘2017 동북아 안보 정세 변화 전망’을 주제로 토론을 펼쳤다.(Konas)

코나스 강치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