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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자원 병역이행 병사 체험 수기㉖] 굿 초이스 !

Written by. 주현준   입력 : 2017-09-13 오전 9:5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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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내용은 병무청이 주관한 「2017 자원 병역이행 병사 군생활 수기」 ‘질병치료’ 부문 입선 당선작이며, 자원입대한 병사들의 계급은 체험수기 응모 당시의 계급임(편집자 주)

 2016년 2월.. 대한민국 남자로써 꼭 받아야할 징병검사를 받으러 가는 날입니다.
저는 설레고 긴장되고 궁금했습니다. 막 스무 살이 된 저는 그저 군복 입고 다니는 군인들이 멋있었고 ‘아 나도 군복 입어보고 싶다’, ‘군대를 가면 뭐할까?’ 이런 생각들이 가득했었습니다. 신체검사를 받으러 갔는데 일부러 군대를 가기 싫어서 문신을 많이 한 사람들도 있었고 시력을 측정하는데 하나도 안 보인다고 하는 사람 등 이상한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저는 그런 사람들이 이해가 안됐었습니다. 저는 당연히 1급 나오겠지 라는 자신감을 가지고 모든 검사를 무사히 마쳤습니다. 하지만 제가 원한 1급 현역 이라는 급수를 받지 못했고 4급보충역을 판정 받았습니다. 저는 ‘군대를 갈수 없는 건가’ 라는 생각을 계속하고 한편으로는 걱정이 되었습니다. 신체검사가 끝난 후 저는 남들과 다를 거 없이 대학 생활을 하며 지내고 있었습니다. 술 마시고, 놀러 다니고 하루하루가 매일 똑같았습니다. 이렇게 몇 개월을 지내다보니 대학생활의 한 학기가 끝났습니다. 방학을 하고 나서 집으로 돌아가서 부모님께서 저에게 물어보셨습니다. “현준아 혹시 라식수술 할래?” 라고 물어보셔서 저는 생각해봤습니다.

만약 내가 라식수술을 해서 눈이 좋아진다면 군대를 갈 수 있는 건가?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라식수술을 하고 나서 눈이 많이 좋아졌습니다. 수술 후 약 3개월이라는 시간이 지난 후에 저는 다시 병무청을 가게 되었습니다. 다시 재검사를 받는데 저처럼 이렇게 재검사를 받으러 온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다시 재검사를 받고 나서 3급이라는 급수를 받고 저는 현역을 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병무청장님께서 저에게 고맙다고 하시면서 악수를 하며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기회도 갖게 되었습니다. 기분이 많이 좋았고 뿌듯하기도 했습니다. 내 자신이 자랑스럽고 멋있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친구들은 왜 그랬냐고 물어보고 저를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저는 밖에서 차라리 매일매일 놀고 술 마시고 돈 펑펑 쓰면서 다닐 바에 군대를 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현역이라는 판정을 받고 나니 막상 군대를 가야한다는 것이 조금 두렵고 무서웠습니다. 아직 눈 수술한지도 얼마 되지 않았는데 만약 가서 잘못 되기라도 하면 큰일 나지 않을까, 문제되지 않을까, 이런 생각들이 갑자기 많아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지금 바로 군대를 가면 안 될 것 같아서 눈 건강이 다 회복되고 안정될 때까지 기다리다가 지원했습니다. 혼자가면 잘 적응도 못할 것 같았습니다. 친한 친구가 있었는데 친구가 저에게 “혹시 동반입대 지원해서 군대 빨리 갔다 올래?” 라고 물어봤습니다. 동반입대를 하면 친구와 같이 군 생활을 할 수 있다는 생각에 저는 흔쾌히 동의했습니다. 친구와 언제입대할지 어디로 갈지 얘기를 하고 동반입대는 사단과 입대 일을 정할 수 있었습니다. 친구와 얘기를 다 마치고 입대신청을 했습니다. 1차,2차 합격을 해야 입대를 할 수 있었습니다.

하루하루 설마 떨어지지 않을까 걱정도 했습니다. 하지만 예상과는 다르게 한 번 만에 붙었습니다. 입대 날이 되자 떨리고 긴장되었습니다. 20살의 끝에 저는 입대를 하게 되었습니다. 4급이라는 사회복무요원에서 내 스스로 현역으로 바꾼 것에 대해 저는 저 자신을 탓하지 않고 좋은 마음으로 입대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군대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싶었고 훈련이라는 것도 받아보고 싶었습니다.

입대 후 훈련소를 갔을 때 저처럼 온 사람들은 별로 보이지 않았습니다. 저희 생활관에 같이 쓰는 동기가 있었는데 그 동기도 저와 같은 4급 판정을 받았지만 남자로써 군대는 갔다 와야 되는 것 같다고 해서 군대를 지원했다고 들었습니다. 그 동기는 저보다 나이도 조금 많았지만 다른 사람들이 보는 것처럼 멍청하거나 어리석어 보이지 않고 더 멋있어 보였고 제가 이렇게 입대한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약 6주란 시간이 지나고 훈련소 생활을 마치게 되었습니다. 수료식을 하고 가족들을 만났을 때 제 자신이 하나도 부끄럽지 않았습니다. 4급이라는 보충역 판정을 받고나서도 다른 1급 현역을 판정받은 사람들과 별다를 거 없이 훈련을 무사히 잘 마쳤기 때문이었습니다.
훈련소를 마친  저는 자대를 배치 받게 되었습니다. 제가 있던 훈련소와 그렇게 멀지 않은 곳을 배치 받게 되었습니다. 제가 간 곳은 생각과는 다르게 시설이 매우 좋았었습니다.

자대에 도착했을 때 저의 궁금증은 하나하나씩 풀리게 되었습니다. 군대에 가면 뭐하는지, 무엇을 배울 수 있는지, 무슨 훈련들이 있는지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저는 군대에 오기 전 오락실에서도의 사격을 할 줄 몰랐었습니다. 하지만 군대에 오니깐 사격도 많이 경험해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밖에서는 운동도 하지 않았던 제가 군대를 오고 난 후 스스로 운동을 하게 되고 공부도 조금씩 하게 되었습니다. 밖에서는 놀러만 다니고 철없이 행동하던 제가 여기 와서 조금 조금씩 변화 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밖에서는 부모님께 용돈을 조금씩 받아서 썼지만 여기 와서는 부모님께 용돈을 안 받아도 된다는 것이 너무 좋았습니다. 일병 월급이 18만원정도 인데 하나도 부족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항상 부모님께서는 저와 통화 하실 때 매번 고맙다고 말씀하십니다. 밖에서는 말도 잘 안 듣던 제가 군대라는 곳 하나 때문에 이렇게 달라졌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저는 부모님께 항상 감사한 마음으로 군대에 잘 있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부모님의 그 한마디가 아니었다면 저는 아마 지금 여기 군대가 아닌 집 안에 있을 것이고 스스로 제 자신을 망쳐가고 있을 것입니다.

여기 와서 체력도 키울 수 있었습니다. 밖에서는 귀찮아서 절대 먼 곳은 걸어가지 않았습니다. 항상 택시나 버스만 자주 이용했고 가까운 곳을 가더라도 부모님께 태워달라고 부탁했었습니다. 여기 오기 전 저는 팔굽혀펴기라는 것을 열 개 정도 밖에 못했었습니다. 하지만 여기를 오고 난 후 2분에 최소 60개 이상이라는 개수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오전, 오후 매일 매일 뜀걸음을 함으로써 저는 체력이 확실히 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81MM 라는 주특기를 받게 되었습니다. 81MM는 제가 한 번도 보지 못한 대형 무기였습니다. 군대에 오면 총만 들고 다닐 줄 알았는데 새로운 것을 접해볼 수 있게 되어 좋았습니다. 뭐라도 더 배우고 싶고 뭐라도 더 알고 싶었습니다.

 군대에 와서 근무라는 것도 해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군대 근무라는 것은 철책 근무라는 것만 할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저희 중대는 위병소 근무를 서는 것이었습니다.
위병소 근무를 서면서 간부님들도 누가 있는지 잘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밖에서 지나다니면서만 볼 수 있던 위병소 근무를 직접 할 수 있게 되어 영광이었습니다.

저는 밖에서 그림을 배우다가 왔습니다. 여기선 그림과 관련된 일을 한 번도 안 해볼 줄 알았습니다. 생각과는 다르게 그림을 그릴 일이 생길 때도 있었습니다. 저는 저의 특기를 여기서 할 수 있게 되어 기분이 좋았습니다. 그림 병, 미술 병 그런 것이 있는 것이 아니었고 가끔 중대 안의 작업을 할 때 쓸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지금도 중대 안에 저의 작품들이 있는 것이 자랑스러웠습니다. 볼 때 마다 내가 이곳에 오지 않았더라면 이건 여기 안 걸려 있었겠지? 라는 생각을 가지고 열심히 생활하고 있습니다. 중대장님, 소대장님과 상담을 했을 때 간부님들께서 저에게 물어보셨습니다. “너 4급인데 현역으로 바꿨니?” 라고 물어보셨습니다. 저는 “네” 라고 대답했고 왜 바꿨냐고 물어보셨는데 저는 군대가 궁금했고 한번쯤은 와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서 지원했다고 대답했습니다.

간부님들께서는 다른 아픈 곳이 있을까봐 걱정하셨는데 저는 눈 시력이 안 좋아서 4급이 나왔었는데 수술 받고 나서는 일반 현역들과 별 다를 거 없다고 말씀드려 걱정을 조금 덜어드렸습니다. 솔직히 저는 무슨 훈련이든 열외 하고 싶지 않았고 하나라도 더 배우며 참여하고 싶었습니다. 대대전술훈련동안 제대로 씻지 못한 채 주먹밥만 먹으며 느꼈던 집과 가족의 소중함은 사회에 있을 때는 상상도 못했을 것 같습니다.

저는 군대를 온 것에 대해 후회를 안 하는 것만은 아닙니다. 만약 제가 현역이 아닌 4급 보충역이었다면 저도 다른 친구들처럼 좀 더 편하게 생활 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군대를 옴으로써 제 자신이 점점 변화해가고 있다는 것을 저는 느꼈고 사회에 있을 때보다 하루하루를 더 보람차게 보낼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만약 제가 군 생활을 하면서 자원병역이행자 체험수기 공모전이라는 것을 알지 못했다면 이런 글을 써 볼 수 있는 기회도 갖지 못했을 것입니다.

 저는 이 글을 쓰면서 제 자신이 매우 뿌듯했고 다른 사람들이 이 글을 읽게 된다면 신체가 좀 안 좋아서 현역판정을 받지 못한 사람들이 있다면 이 글을 한번 봐도 좋을 것 같다고 느꼈습니다. 20살의 첫걸음을 군대에서 많을 것을 배워가게 되어 부모님께 항상 감사드립니다.

(70연대 1대대 4중대 25보병사단 일병 주현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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