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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김영철과 참 치졸한 민낯의 부끄러운 말 말 말들!

‘평화의 제전’ 에 걸맞게 남남갈등의 격랑이나 파고보다는 북핵 제거, 북한의 비핵화 완결 목표를 향해 튼튼한 한미동맹, 국제공조로 하나 되어야
Written by. 이현오   입력 : 2018-03-01 오전 9: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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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월25일 저녁 평창 동계올림픽 폐막식에 드러난 그의 얼굴은 무표정이었다. 판문점 군사회담장에서나 김정은 홍보영상을 통해 본, 군복 가슴에 무슨 실타래처럼 주렁주렁 매단 훈장이나 인민군 모자를 목뒤로 당기고 앞창은 위로 올려 쓴 매의 눈 같은 모습과는 전혀 딴판의 얼굴이었다.

 폐막식장 귀빈석 앞줄에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그 옆으로는 미국의 이방카 백악관 대통령 보좌관이 앉았다. 그리고 뒷줄에는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이, 그 옆 한자리 건너에 검정색 털모자를 쓰고 앉았지만 문 대통령과 악수를 나눌 때만 살짝 미소를 지었을 뿐 이후 이방카 보좌관이나 브룩스 연합사령관과는 대화는커녕 서로 얼굴 한번 마주치지도 않았다.

 군사분계선을 넘어 평창 올림픽 북측 대표단장으로 대한민국 땅을 밟은 김영철 북한 노동당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다. 그는 2009년 북한 인민군 총참모부 산하 대남 및 해외공작활동을 전담하는 정찰총국장이었다. 그리고 2010년 3월26일 서해 백령도 앞바다에서 초계활동 중인 우리 해군 천안함을 NLL(서해북방한계선)을 불법 침범한 잠수정 어뢰공격으로 폭침시킨 주범으로 대한민국 공적(公敵)이다. 그런 그가 평화올림픽을 지향한 평창 올림픽(폐막식)을 계기로 남북대화와 비핵화를 위한 대표 주자(?)가 돼 융숭한 대접을 받고 북으로 귀환했다.

 언론은 2박3일 서울에 머무는 동안 김영철이 투숙한 워커힐 호텔로 우리 정부 외교 · 안보라인 최고위급 인사들이 줄줄이 찾아 들어가는 게 “마치 천안함 폭침 주범(主犯)을 ‘알현’하는 모양새가 됐다”는 여론의 비판을 함께 전했다. “김영철을 국빈 ‘모시듯’하는 정부를 보며 참담했다”, “군사도로까지 열어주고 KTX 전용열차까지 내어준 2월 25일을 국치일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이 바로 그것이다. 빈축과 분기탱천의 심회들이 드러난 것이라 할 것이다.

 이는 어쩌면 폐막식 당일인 25일 아침 파주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CIQ)에 김영철 일행이 도착하자 정부 관계자가 영접하며 허리 굽혀 인사하는 모습에서부터 벌써 예견된 허탈한 현상이었으며, 전범(戰犯)에 진배없는 그를 대하는 당국자들의 마음가짐이나 위치가 어떠한가를 거듭 일깨우게 한 순간이기도 했다.

 올림픽 개막하기 한 달여 전 처음 대두된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이나 이어진 삼지연관현악당 공연을 위한 사전 점검단에 대한 넘치는 호의와 예우, 계속된 IOC의 파격적인 북측 선수단에 대한 조치, 예술단과 응원단에서 하늘 길을 열고, 육로와 바다를 통한 만경봉92호의 묵호항 입항에 이르기까지 숱한 변수들이 일거에 이뤄졌지만 그러나 이와는 또 전혀 다른 문제의 파생이었다.

 어찌됐건 김정은이 2월9일 개막식에 ‘백두혈통’ 직계 여동생 김여정 당중앙위원회 제1부부장과 헌법상 수반인 김영남 최고인민위원회 위원장의 방한을 통해 얼어붙었던 남북관계는 물론 미 ‧ 북 간 관계모색을 타진하고 고사(枯死)직전의 막다른 골목으로 내몰리고 있는 현 상황을 타파코자 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해서 일각에서는 폐막식에 대남 도발 총책으로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도발, 거기에 비무장지대(DMZ) 목함지뢰 사건의 주역 김영철의 평창 평화올림픽 파견은 ‘핵개발 완성’이라는 김정은 신년사를 뒷받침하면서 또 다른 힘을 과시하는 ‘신의 한수’로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그런데 문제는 22일 북한이 전격적으로 김영철을 단장으로 한 8명의 고위급대표단을 폐막식에 파견한다고 하자 이를 곧장 수용한데서부터 파생됐다. 천안함 희생 장병 유가족들이 “김영철 방남 수용철회 촉구” 기자회견(2.24)을 가졌다. 청와대에 ‘김영철의 방남 허가를 취소하라’는 성명서를 전달했다. 그럼에도 김영철이 서울에 여장을 풀기로 하자 다시 청와대로 달려가고, 일부 가족들은 방남(訪南) 경로인 통일대교에서 밤을 새기도 했다.

 청년층도 반대 대열에 합류했다. 서울대 게시판에도, 고려대에도 대자보가 붙었다. 대학생들로 구성된 한국대학생포럼도 성명서를 내고 “국군 살인자는 대한민국 영토에 들어올 자격이 없다”고 했다. 또래 세대의 젊은이들을 죽음으로 내몬 도발자 김영철을 어떤 시인(是認)이나 사과한마디 없이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는 주권국 국민으로서, 젊은이로서의 당연한 외침이자 불의에 굴하지 않는 청년 학생으로서 의기(義氣)의 표현이었다.

 그런데 이와는 전혀 다른 의견이 터져 나왔다. 김영철 방문이 전혀 문제없다는 주장이었다. 이미 前 정권인 2014년 10월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 군사회담의 북측 대표가 김영철이었기 때문이고, 당시 정부 ‧ 여당이 기대감과 환영을 공식적으로 표명했기 때문이라는 반박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에 의하면 이는 억지 논리에 불과하다. 당시 판문점 남북 군사회담은 북한 경비정의 서해 북방한계선(NLL) 침범으로 일어난 남북 간 교전을 수습하기 위한 것이었다. 더구나 북한은 우리 측에 회담 상대로 청와대 안보실장을 주문했다. 하지만 국방부 정책실장이 대표로 나섰다. 이번과는 성격 자체 뿐 아니라 예우와 격(格)과는 비교 자체가 될 수 없다는 일침이다. 따질 걸 따지고 비교할 것을 비교해야 함에도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은 채 우선은 김영철 방문을 옹호 두둔하는 게 먼저였다.

 한술 더 뜨기도 했다. “천안함 민군합동조사단이 ‘천안함 침몰’이 북한에 의한 것으로 결론 내렸으나, 북한 정찰총국장이 천안함 공격을 주도했다고 발표하지는 않았었다”고 했다. 김영철이 주범이라고 문건에 적시하지 않은 걸 든 것이다. “김영철이 우리 정부 독자제재 대상으로 외환 ‧ 금융거래 정지 및 자산 동결 대상이나, 우리 지역방문에 대한 제한은 없다”는 발표도 했다. 평창이든, 평택(천안함 전시된 곳)이든 어디든 갈 수 있다는 얘기다. 참으로 옹색한 해명이라는 생각이다.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격이라고 해야 할까?

 하긴 이번 김영철 방남과 관련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천안함 재조사하라’는 청원 글이 오르고, 이에 따른 찬반과 또 다른 괴담이 꼬리를 잇고 있다. 지난달 27일 오전 9시 8분 현재 ‘천안함 침몰사고 진상규명을 위한 재조사를 청원한다(2.22일 게재)’ 글에는 4만1601명이 동의를 표했다. 이외에도 재조사 요구 청원은 200여 건이었다.

 2010년 3월26일 북한 잠수정의 어뢰공격으로 피격된 천안함이 한국과 미국 호주 등 5개국 전문가들로 구성된 국제민군합동조사단이 2개월에 걸쳐 과학적인 조사과정을 거쳐 5월20일 발표한 결과를 그 배후자로 지목된 김영철의 방문을 계기로 다시 믿지 못하겠다는 억지가 되살아 나고 있는 것이다. 사라졌던 ‘괴담’이 또 한번 스멀대고 있다. ‘신의 한수’를 펼친 김정은이 노린 남남갈등의 전조(前兆)가 바로 이런 것이었을까?

 27일 김영철과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등 방문단(8명)이 북으로 돌아갔다. 올 때와 마찬가지로 ‘천안함’ 관련 단 한마디의 말도 하지 않았다. 46명 해군용사와 2명의 연평도 방어 해병대원, 또 2명의 민간인까지 숨지게 한 도발자 장본인인 김영철이 어느 정도의 보따리를 풀고, 북핵 해결의 지평을 열고 갔는지는 아직은 알 수 없다.

 향후 일련의 과정을 통해 차차 드러나게 될 것이다. 하지만 그의 방한만큼 우리사회에 끼친 해악(害惡)의 파장이 결코 만만치 않을 것임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중요한 것은 남이 됐건 북이 됐건 스스로가 일군 ‘평화의 제전’이란 성과에 걸맞게 남남갈등의 격랑(激浪)이나 파고(波高)보다는 북핵 제거를 위한 수순, 북한의 비핵화 완결 목표를 향해 튼튼한 한미동맹, 국제공조로 하나가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국가 핵무력 완성의 대업을 성취”했다며 “미국 본토 전역이 우리 핵 타격 사정권 안에 있으며 핵 단추가 내 사무실 책상위에 있다는 것, 이는 결코 위협이 아닌 현실임을 알아야 한다”고 1월1일 신년사에서 밝힌 것처럼 우리에게 시간이 무한대로 있는 건 아니다.

 미국의 2단계 추가 대북제재 조치 여운이 심상치 않게 이어진다. 미 당국의 군사옵션에 따른 한반도 전운(戰運)고조가 아닌 완전하고 검증가능하고 되 돌이킬 수 없는 북핵 해결이야말로 한반도 평화의 가장 큰 디딤돌이다.(konas)

이현오 / 코나스 편집장. 수필가(holeekv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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