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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 특사의 평양방문 결과를 복기(復棋)하며

궁지에서의 상황 탈피 위한 북의 위장된 평화 미소(微笑)외교인가? 한반도 평화를 위한 진정성 있는 김정은의 확 바뀐 처세인가?
Written by. 이현오   입력 : 2018-03-08 오후 3:5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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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이 8일 2박4일 일정으로 미국 방문길에 올랐다. 문재인 대통령 특사로 지난 5일부터 6일까지 북한을 방문, 북한의 최고 권력자(노동당 위원장 겸 국무위원장) 김정은을 만나 한반도 비핵화 논의와 남북정상회담 개최 합의 등 관련 내용을 전하기 위해서다.

 평양 방문 복귀 후 이틀만이다. 그만큼 이번 방북 결과와 한 ‧ 미, 미 ‧ 북 대화의 전제 향방은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사안이다.

 이번 방문에서 특사단은 ① 남과 북은 4월 말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에서 제3차 남북 정상회담 개최와 이를 위한 구체적 실무협의 진행 ② 남과 북은 군사적 긴장완화와 긴밀한 협의를 위해 정상 간 직통전화(Hot Line) 설치와 제3차 정상회담 이전 첫 통화 시행 ③ 북측은 한반도 비핵화 의지 분명화 및 북한에 대한 군사적 위협이 해소되고 북한의 체제 안정 보장 시 핵 보유 이유가 없다는 점을 명백히 하고 ④ 북측은 비핵화 문제 협의 및 북미관계 정상화를 위해 미국과 허심탄회한 대화를 할 수 있다는 용의 표명 ⑤ 대화가 지속되는 동안 북측은 추가 핵실험 및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 등 전략도발을 제기하는 일 없을 것임을 명확히 하고 이와 함께 북측은 핵무기는 물론 재래식 무기를 남측을 향해 사용하지 않을 것 확약 ⑥ 북측은 평창 올림픽으로 조성된 남북 간 화해와 협력의 좋은 분위기를 이어 나가기 위해 남측 태권도 시범단과 예술단의 평양 방문 초청 의 6개 합의안을 발표했다.

 특사단의 방문 결과 중 4월 말 판문점 우리측 지역인 평화의 집 정상회담이나 서울 - 평양 정상 간 직통 전화 설치와 첫 통화 일정 명시 등은 예상외의 진전으로 본다. 하지만 여타 내용은 기존 남북 간 대화나 이전 합의를 통해 제기된 내용이기도 하다. 하지만 “북측은 핵무기는 물론 재래식 무기를 남측을 향해 사용하지 않을 것”과 같은 내용을 보면 우선 실소(失笑)부터 터지려함은 왜일까? 북이 그동안 대한민국을 얼마나 우습게보거나 얕잡아 봤으면 대통령을 대신해서 간 특사에게 아무렇지 않게 저런 말을 할 수 있는가 함에 분통터지는 마음을 금치 못하게 한다.

 김정은의 1월1일 신년사로 시작돼 판문점 고위급 회담에 이은 평창 동계올림픽에의 500여 명 선수단 및 응원단과 예술단 방문, 개막식에 김정은 여동생 김여정 당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의 참석과 친서 전달, 그리고 폐막식에 보수진영과 야당 반대에도 불구하고 천안함과 연평도 포격 도발의 주모자 김영철 당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대남 정책을 총괄하는 통일전선부장의 참석으로 남북은 전례 없는 냉각관계를 전격 유화적 대화와 화친관계(?)로 변화시키기에 이르렀다.

 이에 정부는 한반도 평화정착과 남북관계 발전에 중요한 전기가 마련된 것으로 평가하면서 미국과 중국, 러시아와 일본을 방문해 평양 대화결과를 전하기로 했다.

 국내 정치권의 반향은 판이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청와대에서 여야 5당 대표들을 초청해 오찬 회동을 갖고 방문 결과를 즉각 설명한대서도 드러났지만 범여권은 ▲ 남북정상회담과 북의 비핵화 의지 표명을 적극 환영하고 ▲ 북미대화를 위한 한반도 평화의 문을 열었다고 환영과 찬사를 보냈다. 반면 야권은 ▲ 미북 대화 협상용으로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며 ▲ 국가 간 체제 보장의 길은 없음에도 북한이 빠져나갈 길을 터준 셈 ▲ 1 ‧ 2차 남북정상회담에서 보듯이 위장된 북한의 평화 공세였다며 평가 절하했다.

 그런가 하면 ‘또 한 번의 거대한 쇼 시작’ ‘북 핵무장 논리 인정’이라는 야박한 평과 함께 남성욱(전 민주평통사무처장) 고려대 교수나 윤덕민(전 국립외교원장) 한국외대 석좌교수 등 전문가들은 ‘남북 정상회담 개최’와 ‘한반도 비핵화’ 언급은 급진전으로 긍정적 평가를 내리고 있다. 그러나 앞선 발표 내용의 ③④⑤항은 1994년 이후 지속적으로 북한이 대외적 수사로 사용했던 내용이며, ⑤항의 남측에 핵과 재래식 무기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은 대한민국을 ‘하수’로 보는 취지로 인식했다. 결국 핵과 미사일 관련 내용은 북한이 과거로부터 반복적으로 주장한 고도의 전략에 다름 아님으로 보고 있다. 그런 측면에서 지난 2005년 6자회담 당사자(국)들의 9 ‧ 19 공동성명의 시사가 크다 하겠다.

 이번 평양 특사 결과를 보는 각 국의 반응도 다양하다. 6일 미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긍정적으로 행동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우리는 두고 볼 것이다”며 “한국과 북한에서 나온 발표들이 매우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백악관은 마이크 펜스 부통령 명의의 성명을 통해 “미국은 협상 결과와 상관없이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중단할 때까지 최대한 압박을 가하는데 전념할 것이다. 모든 옵션이 테이블 위에 있다”고 했다.

 대화 기조에의 환영과 함께 김정은의 말과 북한의 행동거지에 대한 구체적 진실성이 어디에 있는가를 물은 것이 될 수 있고, 태도 여하, 향방에 따라 언제든지 군사옵션을 수행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환영 모드다. 남북정상회담 개최 및 북미 대화를 적극 환영했다. 러시아도 미국과 대화하겠다는 북한의 의지를 지지한다고 밝혔고, 일본은 북한의 태도 변화에 신중한 입장을 견지하면서도 대북제재는 계속 유지해야 한다고 했다. UN은 남북관계의 안정적 발전과 비핵화를 지지한다고 했다.

 외신들은 ‘놀랍다’(CNN), ‘중대한 반전’(WP), ‘남북 간 협력의 발판 마련’(AFP)이란 긍정과 ‘북한의 위장된 평화 공세 및 미소(微笑)외교에 대한 경고’(산케이) 등 부정적 평가가 동시에 나왔다.

 결과적으로 3월5일부터 6일까지 1박2일 간의 평양 방문 대통령 특사 방문은 국내 정치권이나 전문가, 각 국의 반응이나 외신의 분석을 통해서 확인된 것처럼 긍정적 측면과 부정적 측면으로 뚜렷이 대비된다. 긍정적 요소로는 ▲ 한반도 평화를 향한 중요한 진전 및 정착의 계기가 마련되고 ▲ 남북 정상 간 직통전화 개설로 한반도 냉전의 벽을 허무는 상징적 의미 ▲ 비핵화를 위한 문제 협의를 명시함과 함께 핵 포기 시사로 미 북 대화를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는 점이다.

 한편 부정적 요인으로는 평양 방문 복귀 다음날인 7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밝힌 “조선의 핵 보유는 정당하며 시비 거리가 될 수 없다”는 보도와 같이 ▲ 비핵화에 대한 김정은의 진정성을 믿기 어렵다는 신중론과 ▲ 남북대화에 대한 우리 정부의 대응이 북핵 무장을 완성하고자 하는 시간 벌기용으로 전락할 우려 ▲ 북은 군사위협 해소, 체제 안전보장을 평화체제라는 명분 아래 한미동맹 파기와 주한미군 철수를 동등하게 들고 나올 수도 있을 것이다.

 최근 주한 미국 대사로 내정됐다 철회된 빅터 차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가 7일 북한이 미국과 대화할 용의를 내비친 것과 관련 “‘전술적 작전 변경’”이라며 “기존 입장에서 전혀 새로울 게 없다”고 한 지적을 되새겨 봐야 할 것이다.(konas)

이현오 / 코나스 편집장, 수필가(holeekv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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