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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정책연구원 “판문점 선언, 과반의 성공”

“비핵화보다 민족공조에 초점…비핵화 관련 표현도 구체성 결여”
Written by. 최경선   입력 : 2018-04-30 오전 11: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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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산정책연구원은 지난 27일 판문점에서 개최된 남북 정상회담은 김정은이 ‘완전한 비핵화’라는 표현이 담긴 문서에 직접 서명하게 한 진전을 이루어 냈지만, 이행 과정에서 적지 않은 난관이 도사리고 있다는 점에서 ‘과반의 성공’으로 평가했다.

 연구원은 ‘이슈브리프 2018-15호’에서 “판문점 선언이 비핵화 관련 표현이 공동의 목표로 기술되고 구체성을 결여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연구원은 이번 남북 정상회담이 행사 기획 측면과 정상간 화합, 정상회담 합의문의 형식과 내용도 진일보 했다면서도, 판문점 선언이 비핵화보다 민족공조에 초점이 맞춰져 결과적으로 이행과정에서 한국이 많은 부담을 갖게 되었다고 분석했다.

 민족공조가 잘 이루어지려면 비핵화가 선결되어야 하는 조건이 필요한데도 불구하고, 민족공조는 날짜, 행사 등이 구체적으로 적시된 반면에 비핵화는 날짜와 구체적인 조치가 포함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때문에 그간 정부가 추진해 온 ‘선비핵화 후평화’ 담론에서 ‘선평화 후비핵화’ 담론으로 전환되었다는 오해를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 과정에서 북측에 철도사업을 비롯한 다양한 경제협력을 약속하는 등 우리가 쓸 수 있는 지렛대를 너무 일찍 포기했다는 의구심을 제시하면서, 교류/협력, 군사적 긴장완화, 평화체제와 비핵화라는 세 분야간 균형이 미흡하고 이슈간 우선순위가 뒤바뀐 점을 아쉬운 부분으로 지적했다.
 
 또 정상회담 진행 과정의 불투명성으로 인해 정상회담의 실질적 기능이 퇴색된 측면과, 민감한 내용에 대해 양 정상들이 직접 머리를 맞대고 논의하지 않고 실무선에서 이미 조정된 이후 형식적인 회담을 한 것도 ‘옥에 티’로 지적했다.

 그러면서 비핵화, 군사적 신뢰구축, 교류협력 확대 등과 관련한 판문점 선언의 세부 내용을 짚어보면 많은 부분에서 함정이 있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그 이행에 신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비핵화 부문은 미북 정상회담 이전에 해결해야 할 일들이 산적해 있어 미완성된 북한의 비핵화 의무 이행 부분의 구체화와 확고한 비핵화 로드맵이 수립되어야 하며, 이 과정에서 빈틈없는 한미공조와 국제공조를 추진함으로써 북한의 일탈을 예방하고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비핵화를 달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남북간 교류협력이나 군사적 신뢰구축 조치 이행에 대해서도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확성기 방송 장비의 철폐, 평화수역 설정 문제 등은 미북 정상회담과 연계하여 풀어가야 한다”며, “남북간 실무 접촉을 확대하며 진지한 논의를 이어가되 그 타결은 미북 정상회담 결과를 반영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연구원은 28일 오전 아산정책연구원 회의실에서 천영우 전 고문, 최강 부원장, 차두현 객원연구위원, 신범철 선임연구위원, 이기범 연구위원 등이 참가한 가운데, 이번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분야별 평가와 관련한 토의를 가졌다. 
 
 먼저 북한의 핵 문제에 대해 최강 부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안보를 핵심으로 둔다고 했는데 판문점 선언문에서는 민족공조에 초점을 맞춘 것 같다”고 말했다.

 천영우 전 고문은 “그림은 근사한 정상회담이었으나, 실질적인 부분에서는 북한의 전략에 부합하는 내용들이 압도적으로 많았고, 한국이 요구하는 부분에서는 빈약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직 비핵화에 대한 최종 입장이 남북 정상회담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고, 미북 정상회담의 전 단계이기 때문에 남북 정상회담만으로 ‘북한 비핵화’의 의미를 예단할 수는 없고, 앞으로 이루어질 미북 정상회담의 결과를 지켜봐야 판단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천 전 고문은 또 “이번 정상회담에서 북한이 비핵화하는 대가로 제공해야 할 것을 비핵화 하지 않은 단계에서 선불로 제공했다”며, “‘한반도의 전쟁은 없다’, ‘평화의 시대가 열렸다’ 등 비핵화 이후에 언급해야 할 내용들을 미리 언급해 평화에 대한 환상을 키웠다.”고 말했다.

 이어 “평화협정, 무력불사용 등은 북한 비핵화에 대한 보상의 중요한 부분인데, 비핵화와 관련 없이 제공하는 것처럼 보인다.”며 “향후 비핵화 협상에서 북한에 대한 협상 레버리지를 약화시키는 측면이 있고, 북한이 비핵화를 하기 위한 인센티브를 없애는 역할을 했다. 북한에 대한 인식의 변화, 김정은과 북한의 이미지 세탁, 북한 핵에 대한 경각심에 대한 무장해제, 비핵화를 하지 않더라도 평화가 가능한 것처럼 착각하게 만든다는 점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비핵화 전에 위력 해소를 함으로써 한미 군사훈련을 제한할 수 있는 근거를 확보했다”며, “정부는 비핵화를 위한 대북 협상 레버리지를 성급하게 다 사용하였으며, 향후 비핵화를 더 어렵게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신범철 선임연구위원은 “이번 판문점 선언에서 완전한 비핵화와 함께 목표로 제시된 ‘핵 없는 한반도’는 북한이 그간 주장해 온 내용을 별다른 여과없이 선언문에 명시했다는 점과, 비핵화를 실천과제가 아닌 공동의 목표로 확인했기 때문에 결국 원칙에 불과하다”는 점을 아쉬운 점으로 지적했다.

 차두현 객원연구윈원은 “여태까지는 한반도 비핵화가 평화체제 완성의 전제조건이었는데, 비핵화가 평화체제의 하부로 되어버렸으며, 북한이 한국을 핵무기로 공격하지 않는다는 약속, 노동당전원회의 결정대회에서 나온 모라토리움 등 한국에 대해 약속을 한 것도 아무것도 확인이 되지 않았고, 언급도 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비핵화 이전에 남북간의 적대행위, 무력 사용의 모든 것을 미리 포기하는 조치를 취해 미국의 대북 군사옵션의 신뢰성을 약화시킨 것은 대북협상에 치명적인 타격을 주고, 유엔안보리 제재와 미국 제재에 의해 북한에게 제공할 수 없는 부분을 한국이 제공하겠다고 함으로서 기본적으로 대북제재의 정신을 위반했고, 대북제재를 유지할 명분을 약화시키는 조치를 함으로써 차기 북미 협상에서의 미국의 부담을 높였고, 실패 시 미국에 책임을 요구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핵 없는 한반도’는 미국이 한국에 제공하는 확장억지까지도 제거할 수 있는 근거로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기범 연구위원은 비핵화를 먼저 한 후 종전선언이나 평화협정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순서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가장 큰 문제로 삼았다.

 또 “올해 종전선언하고 평화협정을 체결하기 위해서는 복잡한 문제들이 많다”며, “종전선언의 주어는 남과 북이라고 명시되어 있는데 남과 북만 종전선언을 할 수 있다는 뜻인지, 항구적으로 평화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3자, 4자회담을 하겠다는 건지 불확실하고, 남북만 평화협정을 체결한다고 가정했을 때, NLL은 어떻게 새롭게 정할 것인지, 평화협정 과정에서 남북이 국가로서 상호 승인을 할 것인지, 이러한 문제가 올해 안에 해결될 수 있는 사안인지, 군사분계선도 국경으로 변경될 것인지, 그렇다면 국내적으로 지지를 받을 수 있을 것인지, 또한 남북한은 통일을 향해 가는 특수관계로 협정을 맺을 것인지 등 다양한 문제가 논의될 수 밖에 없고, 서해평화수역도 시각이 남북에만 머무르고 국제법적인 규정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며, 평화협정에 포함될 수 있는 내용에 대한 문제도 제기했다.(konas)

코나스 최경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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