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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회담 이후, 지금 우리는...

Written by. 최경선   입력 : 2018-05-10 오전 9:3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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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뉴스를 보면 그야말로 세계가 숨가쁘게 돌아간다는 표현을 실감하게 된다. 그 중심은 단연 한반도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의 역사적인 첫 만남인 2018 남북정상회담에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양 정상이 다정하게 손을 잡고 판문점 군사분계선을 넘어 왔다 갔다 하는 장면은 전 세계에 방송되었고 각 나라의 언론들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의 말 한마디, 동작 하나하나에 환호하거나 박수치며 민감하게 반응했다.

 이번 회담에서 문 대통령과 김정은은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이하 판문점 선언)을 발표하고, ‘완전한 비핵화를 통한 핵 없는 한반도 실현’을 만천하에 천명했다.

 또 ‘정전협정 체결 65주년이 되는 올해 종전을 선언하고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며 항구적이고 공고한 평화체제 구축을 적극 추진해 나가기로’ 결의했다.

 전 세계는 회담 결과를 성공적으로 평가했고, 영국의 유력 베팅업체는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 예상 후보 1위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을 꼽기도 했다.

 정상회담을 지켜 본 이산가족들은 8월에 있을 가족 상봉을 상상하며 눈시울을 적셨고 임진각 관광객이 크게 늘었다.

 평양 냉면집을 찾는 발길이 줄을 잇고 편의점과 마트의 냉면 판매량도 2배 이상 늘었다고 한다. 믿기지 않지만 평양냉면의 인기로 무 가격이 급등했다는 소식도 들린다.

 벌써부터 접경지역의 부동산 가격이 들썩이고, 남북경협 관련 주식이 반등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대부분의 국민들은 평화로운 한반도의 미래에 대한 기대에 들떠 있다.

 물론 이번 ‘판문점 선언’에 대한 아쉬운 지적도 있다. ‘평화협정 체결과 완전한 비핵화’를 선언하긴 했지만 비핵화에 대한 구체적인 시기와 방법, 내용이 빠져 있다든가, 미국의 CVID 정책은 북한만을 겨냥한 것임에도 선언문은 한반도 비핵화를 실행하도록 만들어 향후 주한미군의 전술핵 한국 배치와 한국의 원자력 기술의 차단문제도 포함되도록 만들었다는 지적, 평화협정 체결을 위한 구체적인 논의가 부족하다는 것 등이다.

 그러나 내게 100% 유리한 협상안에 상대방이 조건없이 서명할 리는 없다. 입장을 바꾸어도 마찬가지다.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체제로 가는 길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임은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더욱이 북핵문제는 한반도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의 안보와 관계되어 있고, 한반도는 지정학적으로 강대국의 이해관계가 얽힌 지역이기에 더욱 그러하다.

 또 무엇보다 이번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북한의 진정성이 어느정도 인지에 대해서도 의구심이 일고 있다. 미국은 남북정상회담 결과에 만족하면서도 과거의 경험에 비추어 아직 지나친 기대는 금물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북한의 진정성을 무시해서도 안되지만 과대평가해서도 안된다는 의미다.

 때문에 우리의 갈 길은 아직 멀고 험난하다. 그러나 첫 술에 배 부를 수는 없는 법, 65년간 지속되어 온 적대감과 이질성이 선언문 한 장으로 하루 아침에 해소될 수는 없다.

 하지만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남과 북은 ‘한반도의 평화’를 위한 소중한 첫 발걸음을 내딛었다. 그렇기에 지금부터가 더욱 중요하다.

 지난 3월 중국을 방문했던 김정은은 43일 만인 이달 7일~8일 다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동했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에 대한 북·중 양국의 안보공조를 과시한 성격이 짙다고 분석했다.

 지난 9일 한중일 세 정상의 만남에 이어 앞으로 한미, 북미, 한러 정상회담이 연달아 계획되어 있다. 평화협정 체결을 위해서는 남북미, 남북미중 회담도 필요할 것이다.

 각 국은 모두 자국의 이익을 최우선에 두고 유리한 계획과 시간표를 짜고 있다. ‘단계적·동시적 비핵화’를 주장하는 북한과,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의 ‘일괄 타결식 해법’을 주장하는 미국의 입장이 배치되고 있어 북미 정상회담이 어떤 결론에 도달될지 주목된다.

 특히 미국의 북한 전문가들은 북한의 비핵화를 100% 검증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미-북 정상회담이 실패할 경우 남은 옵션이 많지 않기 때문에 재앙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힘들고 지난한 여정이 될 것임은 불보듯 뻔하다.

 문 대통령은 이번 합의를 제도화해서 정권이 바뀌더라도 영속성을 갖도록 하겠다는 의도로 판문점 선언의 국회 비준을 추진하고 있지만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반발하고 있어서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제 우리는 정부의 노력이 빛을 볼 수 있도록 뒷받침해야 한다. 이유야 어찌됐든 집권 7년동안 4차례의 핵실험을 단행한 북한 최고지도자가 ‘비핵화’를 언급한 것은 쉬이 오지도 자주 오지도 않는 기회다. ‘물 들어온 김에 노 젓는다’는 속담처럼 이번 기회를 동북아 신 안보질서의 호기로 잡아야 한다.

 전 세계가 희망하는 한반도 평화에 당사자인 우리 국민들이 서로 분열해 비난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독일 통일이 강대국들의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처럼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서는 최소한 국민들의 단합된 힘이 필요하다.

 그동안 극우 보수단체로 인식되어져 왔던 향군이 정상회담 당일 회담장으로 향하는 문 대통령을 환송하기 위해 새벽잠을 설쳐가며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이유는 보수와 진보, 여야를 떠나 국가안보를 최우선으로 하는 안보단체로서 북한의 비핵화를 통한 한반도의 평화를 염원하기 때문이었다.

 성급한 희망일지 모르지만 문 대통령과 김정은이 넘나 들었던 판문점 군사분계선과, 1989년 11월 동서독을 가로 막았던 베를린 장벽이 붕괴되는 장면을 오버랩시켜 본다.(konas)

코나스 최경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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