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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지향의 안보체제 어떻게 가야 하는가?

Written by. 이만종   입력 : 2018-05-25 오전 10:5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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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에게 최우선의 가치는 평화이고 이를 바탕으로 한 국익이다. 평화가 전제되지 않으면 자유도 경제성장도 분배·복지도 없다. 그렇기에 지금까지 우리는 평화를 지키고 늘리기 위해 우리의 역량을 동원해왔다.

 그래서 4,27 남북정상회담과 판문점 선언 이후 전개되고 있는 작금의 안보현실은 북한의 도발과 핵·미사일 위협 감소, 주변국들의 군비경쟁을 감소시키면서 한반도에서의 평화를 정착시키고 새로운 미래를 열어나가기 위한 전향적이고 능동적인 조치라 할 수 있다.

 그동안 한반도 문제의 핵심은 분단체제로부터 비롯되었으며, 북핵문제 해결은 당면한 과제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북 간의 서로 다른 정치적 상황과 상호 불신은 대화보다는 긴장과 대립으로 표류했다.

 더구나 대외적으로도 한반도와 동북아 안보지형을 바꿀 수 있는 주요한 정책결정은 한국의 국익이 아닌 주변 열강들의 이해관계에 의해 좌우되는 현실이었다. 주요 정당과 정치인들의 정치적 수사와 정책에서도 한반도 문제의 해결을 위한 근본적 대안을 찾기는 쉽지 않았다.

 사실 지난해 7월6일 문대통령이 선언한 베를린 구상은  당시만 하더라도 북한과의 가파른 대치국면으로 그 가능성은 의심되었고, 제안들 역시 기대하지 못한 내용들이었다.

 “북한의 붕괴도, 인위적 통일이나 흡수통일도 바라지 않는다는 평화실현과, 이산가족 상봉, 평창동계올림픽의 북한 참가, 군사분계선에서 적대행위를 상호 중지할 것, 대화재개 등 이른바 ‘3불(不), 4대 제안’에 북한이 손을 내밀어줄지는 아무도 알 수 없었다.

 우리의 제안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사태로 야기된 안보환경이 긴박하고 심각해짐에 따라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키고 새로운 미래를 열어나가기 위한 측면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한반도에서 동족간의 대립과 분쟁은 더 이상 아무에게도 도움이나  희망이 될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그럼 향후 한반도에서 평화지향의 안보체제는 어떻게 가야하나? 세 가지 정도의 기준이 전제돼야 한다. 우선 정치적으로는 주요 안보현안이 평화의 관점에서 다루어 져야지, 파쟁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된다. 이는 한 발의 핵무기와 생화학무기만으로도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는 근본적으로 훼손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정파를 넘어 비핵평화체제를 추구할 때이다.

 다음은 외교적으로 한반도 문제가 관련국들의 패권경쟁 소재로 활용될 가능성을 차단해야 한다. 물론 한반도의 안정과 동북아 평화체제의 구축은 밀접하지만, 남북 간 평화문제 해결은 한국의 국익이 아닌 관련국들의 이해관계에 의해 좌우되어서는 안 된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것은 힘의 축적이다. 사실 북한은 핵실험과 미사일로 미국의 대화를 끌어냈다. 미국 역시 북한에 대한 제제와 압박으로 북한의 변화를 가져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말하는 ‘강한 미국’의 청사진은 미국의 국익을 최우선에 두는 ‘아메리카 퍼스트’이다. ‘세계경찰’의 지위에서 내려와 자국 국민의 이익을 돌보겠다는 생각이다.

 미국의 국방비는 세계 국방비 순위 2위부터 10위 까지를 합친 총액과 맞먹으며, 내년도 국방예산도 금년보다 540억 달러 증액한 6030억 달러로 책정했다.

 중국은 시진핑의 진두지휘아래 중국의 세력이 국제사회 속에서 거미줄처럼 뻗어 나가고 있다. 시진핑이 추구하는 시대정신은 중화민족의 부흥이다. 국방비 증가세도 뚜렷하다. 1조 위안(1450억 달러)을 넘어서고 있다.

 생존과 실리에 강한 일본 역시 전쟁을 할 수 있는 나라를 지향하고 있다. 일본 방위예산은 5조 1251억 엔(한화 약 51조 8000억 원)으로 5년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우리의 경우 남북 해빙분위기로 군사적 긴장의 파고는 줄어들 수 있지만, 국제안보적 대응력은 더욱 강화해야 한다. 북한의 위협을 넘더라도 미국과 중국, 그리고 일본 등 국가들이 동북아에서 앞다투어 군비경쟁을 벌이고 있으며, 이는 우리에게도 언제든지 안보적 위협으로 대두될 수 있다. 외교와 협상도 중요하지만 이는 힘 있는 국방력이 밑바탕이 되어야한다.

 지금 한반도는 대전환기이다. 더 이상 전쟁이 없고, 새로운 평화의 시대가 열리는 것은 우리 모두의 목표이며 열망이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한반도가 더 이상 열강들의 패권경쟁의 소재가 되지 않고, 남북 간 평화공존을 기대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스스로를 지키는 국방력이라는 점이다. 힘의 축적 없는 평화는 허상이며, 언제든지 전쟁으로 이어질 위험성을 내포한다는 것이 역사의 교훈이다.
 
(이만종, 호원대 법경찰학과 교수·대테러안보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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