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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적 통합은 그것 자체가 테러, 전쟁의 위기를 끝낼 국가안보다

Written by. 이만종   입력 : 2018-06-01 오전 10:3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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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 제26대 대통령을 역임한 시어도어 루스벨트는 탁월한 외교력을 과시하여, 러시아와 일본이 전쟁을 마무리하는 포츠머스 협상을 성공적으로 중재한 공로로 미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하지만 그가 강한 대통령이 될 수 있었던 밑바탕은 ‘힘으로 밀어 붙이되, 유연하게 대응’하는 그의 외교적 특징이었다.

 그의 사전에서는 ‘힘이 정의’였다. 특히 평화는 힘이 있어야 가능하고, 필요하면 언제든지 이 힘을 사용할 의지가 있어야 지킬 수 있다고 굳게 믿었다. 이런 힘과 의지가 없으면 외부로부터의 공격을 받기 때문에 힘이 있는 자만이 정의를 구현하고, 다른 나라로부터 존대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한마디로 그는 현실주의자였으며, 외교에서 감상적이거나 비현실적인 태도를 경계했다.

 그러나 결코 그는 즉흥적이거나 충동적으로 행동하지 않았다. 오히려 힘이 있을수록, 사고와 행동을 신중하게 절제했다. 비상한 선견과 통찰력이 있었음에도 국제 사태를 다룰 때에는 항상 조심스럽고 침착했다. 그래서 그의 또 다른 계명은 “Thou shall not slop over."(감정이나 기분에 쏠리지 말고 냉철해라)였다. 반드시 외교정책이나 방침을 결정할 때는 미국의 능력에 버거운 결정을 하지 않았다. 누울 자리를 보고 누웠던 것이다.

 한반도의 대전환기, 최근 미북 간 정상회담 재개를 계기로 한국과 미국, 그리고 미국의 지도자들의 외교 스타일을 생각해 본다. 먼저 문재인 대통령의 협상력이다. 절체절명의 안보적 상황에서 세기의 외교현장이 된 판문점선언과 두 차례의 남북 간 정상회담과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주변 강대국들을 설득하고 공감대를 확대한 위기협상능력은 충분히 세계적 지도력을 보여주었다.

 특히 취소된 미북 간 회담을 재개하도록 살려낸 외교력은 노련했다. 그는 그동안 미북 간의 운전자론을 자처해 왔다. 난관은 있었지만, 쌍방의 불신과 우려를 다 같이 해소하고 양측을 설득하면서 나간다면 분명 운전자이자 중재자로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트럼프의 협상력 역시 만만하지 않다. 그의 협상력의 가장 큰 특징은 핵심을 바로 파고 들며 상대에게 직선적으로 접근하는 것이다. 무엇을 원하는지를 분명히 밝히기 때문에 그가 하는 말들을 보면 아주 단순 명료하고 때로는 자극적이다. 정치가인 루스벨트와는 다른 사업가 출신다운 면모로 거래가 분명하다. 줄 건 주고 받을 건 받는 협상 전략이다.

 김정은 위원장의 스타일도 이와 비슷하다. 불과 2개월 전 미북간 고조된 전쟁위기를 잠재우고 정상회담을 이끌어 낸 것은 바로 결단력이다. 그래서 세계는 미북 회담이 재개된다면, 대담한 모험가와 승부사로 평가받고 있는 두 사람간의 ‘빅딜’ 가능성을 미리 예측하기도 한다.

 하지만 외교란 말처럼 결코 쉽지 않다. 풀어야 할 과제는 많이 남아 있다. 미북 대화가 일순간 교착 상태에 빠졌던 것처럼 언제든지 낙관할 수 없는 것이다. 비록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의 비핵화와 한반도의 평화정착 문제에 있어 굳은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미국과 북한의 입장과 상황은 더 복잡할 수도 있다.

 그래서 다시 한 번 평화적 해결의 가능성을 우리 시각에서 종합적으로 가다듬고, 지난 사반세기에 걸친 북핵 문제와 한미 양국의 대북(對北) 정책 실패 원인도 성찰해야 한다. 상호 신뢰와 존중은 지켜야 될 첫 번째 원칙이다.

 '북한에 관한 우리 안의 허상'을 깨는 것도 중요하다. 상대를 이해하고 다름을 인정해야 한다. 우리와 다르지 않다는 것을 인식할 때, 남과 북은 비로소 공존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야 공존의 다음 단계인 통일의 구체적 방법을 모색할 수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더 중요한 것은 힘의 축적이다. 협상은 대개 동등한 수준에서 이루어지지만 힘의 불균형에도 불구하고 미북간의 두 상대가 같은 의자에 앉게 하는 것은 핵무기 효과다. 루스벨트는 미국식 민주주의의 전통을 존중하고, 외교문제에 있어 굳은 의지를 보였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군사력 강화가 다른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사실을 명심했다.

 7500만 한반도인 모두에게 평화적 통합은 그것 자체가 갈등과 테러, 전쟁의 위기를 끝낼 국가안보이다. 그러나 힘없는 외교는 허세에 불과하다. 우리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트럼프 대통령 사이의 화끈하고 통 큰 협상이 불가역적인 비핵화를 뒷받침하고, ‘한반도 평화협정’ 체제를 구축하는 방안이 되었으면 좋겠다.

(이만종 대테러안보연구원장. 호원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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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좋은아빠(heng6114)   

    완전한 비핵화 및 종전선언등 한반도의 평화가 이루어질때 까지는 긴장을 늦추어서는 안된다.

    2018-06-04 오전 10:26:18
    찬성0반대0
  • G-Crusader(crusader)   

    Konas가...문가정권이후~~ 10여년치...여러 각종 계시판도 다 갈아 엎고~~!!ㅎㅎㅎ 기존의 우파 논객들도 다~ 짜르고...?? 좌파-논객만 초빙했군요~???ㅎ P.S) 중구난방 마르크스 Kim도... 짤렸나봐요~??ㅎㅎㅎ (그거 하난 잘했네...ㅎㅎ)

    2018-06-01 오전 11:25:51
    찬성0반대0
1
    2018.11.18 일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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