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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으로 하나 된 그날, 통합·통일의 길도...

Written by. 이현오   입력 : 2018-08-30 오전 9:4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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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날 무대 위 한 사람 지휘자의 손끝과 눈 마주침을 통해 공연자들은 하나가 되고,  그들을 통해 객석도 하나 되었다.

 불가마 열기에 초열대야가 연일 새로운 기록을 써내려가던 지난 8월7일 밤 서울 예술의 전당 음악홀도 뜨거운 열기로 휩싸였다. 그러나 그 열기는 대지를 녹이는 불볕 폭염이 아닌 무대에서 열연을 펼치는 주연 배우와 객석의 관객이 함께 만들어 내는 조화로운 화음이 토(吐)하는 한마당 잔치 열기였다.

 무대에서는 54명 남성 합창단원이 유명 성악가 개인으로서가 아닌 합창단원으로 멋진 무대의상을 한 채 자리했다. 그리고 한 사람 지휘자의 눈빛과 시시각각 변하는 표현, 신들린 듯한 춤사위 몸짓으로 엮어내는 지휘에 맞춰 고음과 저음의 조화로운 하모니가 객석을 숨죽이게 했다.

 때로는 광풍뇌우가 빗발치는 것과 같은 속사포로, 때로는 잔잔한 호숫가의 물안개와도 같은 작은 속삭임으로 파고들며 관객들과의 눈 맞춤을 이어나가며 혼신의 열정을 쏟았다. 객석의 관객들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한 곡 한 곡이 끝날 때마다 함성과 우레의 박수로, 때로는 발을 굴리는 장단과 흥얼거림으로 함께 빠져들며 2천4백여 객석의 관객과 단원 모두가 한마음이 되고 있었다.

 숨죽이는 객석에서 ‘와’ 하는 웃음이 파도를 타고, 천정을 뚫을 듯한 박수와 환호가 귀를 쟁쟁하게 하면서 한 여름 밤의 열기는 더욱 빛을 발하고 있었다. 거기에는 용호(龍虎)의 상박도 없었다. 어떤 야유나 반대의 목소리, 서로를 나누는 편가름도 없었다.

 반목과 치기(稚氣)도, 증오와 냉소는 더더욱 없었다. 오직 열정을 다해 공연을 펼친 성악가들에 대한 감사와지지, 열렬한 환호와 답례, 박수만이 객석을 뒤흔들며 하나로의 순간이 자리할 뿐이었다.

 그 날 필자는 지인의 초대로 창단 10년이 되는 국내 정상의 활동을 하고 있는 대표적 성악가들의 모임인 <the choir="" men's=""> 축하 기념 공연에 참석했다. 모두가 남성 성악가들로 구성된 음악회에는 2천4백여 객석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꽉 들어찼다.

 한 곡의 연주와 합창이 시작돼 끝날 때까지 숨소리만이 지배하는 홀에서 음악으로 통합된 54명 각양의 음색은 문외한인 필자에게도 ‘아, 음악이 바로 이런 것이구나’를 바로 느끼게도 했다.

 우리 귀에도 익숙한 외국 곡 ‘O Sole Mio’와 ‘Nessun dorma’나 우리가곡 ‘새 몽금포 타령’ ‘사공의 그리움’에 대중가요 ‘향수’ ‘내 나이가 어때서’ 등이 어우러지고 앵콜곡 ‘돌아와요 부산항’이 음률을 탈 때면 함께 리듬을 맞추는 박수가 조화를 이루기도 했다.

 ‘흥’이 강한 민족으로 우리 국민이 좋아하는 노래방에서만의 음악이 아닌 외국곡과 우리 가곡, 거기에 널리 애창되는 가요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대단위 공연장에서 함께하는 무대와 객석의 몸짓은 또 다른 통합이요, 소통이며 통일이기도 했다.
 
 음악에 맞춰 흥얼대며 발장단에 박수로, 환호로 하나된 그 날의 공연장은 ‘노래’라는 매개로 모두가 하나가 된 흥겨운 잔칫상 자체였다. 현장에서 눈과 귀, 행동으로 함께 동화되면서 문득 느껴지는 것은, 우리가 사는 일상도 이렇게 매일 하나로 묶여지고 통합되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라는 것이다.

 “국가 영토로 보면 작은 나라지만 대한민국처럼 분망하고 역동적이며 활기차게 돌아가는 사회도 찾아보기 어려운 것 같다”고 얘기하던 어떤 분의 이야기가 떠올랐다.

 1392년 조선을 건국한 태조(이성계)는 1,2차 왕자의 난 후에 태상왕이 돼 뒷방신세가 되자 다섯째 아들 태종(이방원)에 대한 ‘불구대천’의 증오를 안고 고향 함흥으로 가 유명한 ‘함흥차사’ 일화를 남기다, 태종의 간청과 무학대사의 “태상왕 전하, 어찌 악을 악으로 갚으려 하시옵니까? 증오의 우물은 퍼내도 퍼내도 한이 없습니다. 마음을 거두고 백성을 생각하시옵소서.” 설득으로 한양으로 돌아온다. 1402년, 지금의 서울 성동구 성수동 한양대와 뚝섬역을 잇는 성동교 아래 중랑천 변을 가로지르는 살곶이 다리를 통해서다.

 그 날 무대에서의 한 사람 지휘자의 손끝과 눈 마주침을 통해 무대 위 공연자들은 하나가 됐다. 그리고 그들을 통해 객석도 하나 되었다.

 오늘 우리사회가 바라는 통합, 통일의 길을 위해 우선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일반 대중과 정치권, 국민 모두가 머리를 맞대야 할 오늘인가 한다.(konas)

이현오(수필가,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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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11.18 일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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