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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王실장-왕 빛나 장관’, 권불십년 화무십일홍 임을!
작성자 이현오 작성일 2017-01-23 조회 조회 : 12012 

‘권불십년 화무십일홍(權不十年 花無十日紅)’ - [10년 가는 권세 없고 열흘 붉은 꽃 없다]. 세세토록 지속될 것 같은 부귀영화도 오래 지속되지 못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10여 년 전 한편의 영화가 떴다. 2005년 ‘광대’(가면극, 인형극, 줄타기, 땅재주, 판소리 따위를 하던 직업적 예능인을 통틀어 이르던 말)를 소제로 제작돼 1000만 관객을 끌어 모은 ‘왕의 남자’를 말함이다. 잘 생긴 배우, 예쁜 배우로 여성관객들의 심장을 요즘 말로 ‘심쿵’, 벌렁벌렁케 하며 신드롬을 일으킨 이준기씨가 주연 배우로 화제의 중심에 떠오른 영화다.

 

 영화가 성공한 어느 해, 5월 어린이날을 맞아서인가 대통령 초청으로 청와대를 예방한 이준기씨를 보고 그 잘생긴 모습에 자리를 함께 한 참석자들이 또 한번 까무러지며(?) 자지렀다는 뒷얘기를 뉴스를 통해 본 것 같은 기억이다.

 

 지금이야 전제 군주(君主)시대도 아니고 왕권이 신격화 돼 뭇 백성들이 옴짝달싹 못하는 왕(王)의 시대도, 그렇다고 주군(主君)으로 호칭되는 시대도 아닌 자유민주주의주의 대한민국시대 이기 때문에 왕의 남자, 왕의 여자가 따로 존재할리 없지만 그럼에도 최근 우리사회에 이 왕의 남자, 왕의 여자가 되살아나 세인의 눈총을 한눈에 받고 있다.

 

 완전 무결점 스포트라이트에 방송 메인뉴스의 주역이자 나왔다하면 신문지 1면(Top)의 주인공이 되는 두 인물을 두고 하는 말이다.

 

 한 사람은 박정희 대통령 시절 유신헌법을 기초하면서 약관에도 검찰로 승승장구하며 검찰총장에 법무장관으로, 국회의원으로, 나중에는 권력의 최고 심장부 청와대 비서실 소속으로 대통령을 최 측근에서 보좌해온 김기춘 전 비서실장이다.

 

 하지만 그는 지금 ‘나는 새도 떨어뜨린다’(?) 할 정도로 절정의 위치에 있다가 2016년 10월 대한민국을 뒤흔들어 놓은 세칭 ‘최순실 게이트’의 한 갈래로 엮여진 소위 ‘블랙리스트’ 작성 몸통(?)으로 지목돼 쇠고랑을 차고 구치소에 갇힌 채 특검에 불려 다니며 옛 영화를 잠시 접은 채 국민들로 하여금 ‘법꾸라지(법을 잘 알아서 마치 그 법망을 미꾸라지처럼 이리저리 빠져나간다 해서 붙여진 지상의 용어) 별명을 곱씹고 있다. 

 

 그리고 또 한사람이 있다. 지금이야 국회의 탄핵소추안 가결(2016.12.9)로 대통령 권한이 정지돼 청와대에서 두문불출하고 있는 신세지만 박근혜 대통령이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시절 국회의원으로, 또 당선인대변인으로 확실한 눈도장을 받아 이후 여성가족부장관과 정무수석, 며칠 전(2017.1.21 장관직 사직)까지 문화체육관광부장관까지 지내다 마찬가지로 김기춘 전 비서실장과 같은 날 공동운명으로 구치소에 구속 수감된 조윤선 씨다. 세간에서는 王 실장 王 빛나 장관이라고.

 

 한사람은 대통령의 남자로, 또 한 사람은 대통령의 여자로 불러지며 ‘인구(人口)에 회자(膾炙)’되고 있다. 이들은 정권 최고의 실세였다. 그만큼 실력과 능력도, 역량도, 수완과 배포도, 세상을 보는 안목도 컸음이리라. 보통 사람들이 감히 상상할 수 없을 그 무엇을 지닐 정도이기에 총애를 한 몸에 받지 않았겠는가.

 

 그런데 그렇게 놀랄 정도의 기대치를 지녔을 두 사람이 - 주범 격 아녀자가 한 사람 제외 - 대한민국을 초토화시키며 국민을 울리고 헛웃음 치게 하며 울분과 분노, 좌절케 하는 등의 역할을 맡고 있다. 최근 신문에는 현 정부에 비판적인 문화·예술계 인사 9천400여명의 리스트가 공개 되었다고 전해진다. 김기춘 전 실장이 계획하고 조 전 장관이 집행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조선조 수양대군 시절 모사꾼 한명회에 의해 반대파들을 제거하기 위해 ‘살생부’가 작성되었다는 말은 드라마 사극을 통해 접하긴 했지만 ‘블랙리스트’라니...........

 

 모처럼 겨울다운 겨울이 이어지고 있다. 민족 고유 명절인 설(1.28)을 앞두고 영하 12도 이하까지 내려가는 올 겨울 가장 강력한 한파(寒波)에 폭설까지 동반하며 오늘 내일, 이번 주 추위가 절정을 이룬다고 기상예보가 전한다. 강원도 영동은 교통대란이라지만 겨울가뭄이 이어진 상황에서 그래도 마음은 덜 추운 겨울이란 분위기가 감돈다.

 

 하지만 갑자기 추워진 이 겨울에 영어(囹圄)의 몸이 된 귀하신 분들, 국정농단의 주역을 포함해 그에 동조한 부역자들은 구치소에서 또 얼마나 차가운 시간을 보내야 할까. 죄가 된다면 앞으로 더 매섭고 무서운 법의 심판과 국민적 한파의 칼바람이 춤을 추게 될텐데.

 

 ‘권불십년 화무십일홍(權不十年 花無十日紅)’. 똑똑한 분들이 그걸 모를리 있을까? 오늘의 이 시점에서 더욱 되새겨지며 가슴 처연하게 다가오는가 한다. 역사는 늘 반복된다고 그렇게 말하건만.(금당)

 

금당 이현오 / 수필가. 코나스 편집장(holeekva@hanmail.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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