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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어, 수돌아~ 장수돌! 내 손주가 저기 있어?
작성자 이현오 작성일 2017-04-20 조회 조회 : 23920 

 ‘개나리가 피었네’ 하고나면 목련이고 진달래이더니 이제는 담장을 연해 피어나는 장미에 밥풀 꽃이 지천이다. 제철인가 보다. 그런 한 편으로 또 눈을 돌리면 곳곳에서 흐드러지게 피어난 연분홍 철쭉이 나를 반겨 부르고, 손안에 쏙 들어갈 듯 작고도 여린 예쁜 종재기를 닮은 붉은 색 튤립이 시선을 빼앗으며 걸음마저 잠시 멈추게 한다.  

 

 아침일직부터 어디선가 탁한 음성이 귓전을 때린다. ‘기호 0번만이 이 난국을 살릴 수 있다’며 삑삑 울어대는 마이크소리가 순간적으로 잊고 있던 선거철(5.9, 19대 대통령선거)임을 새삼 떠올리게 한다.

 

 오늘이 D-19일인가. 4월도 중순에서 하순으로 줄달음치는 오늘(4.20) 아침, 나는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 북문을 나와 삼각지역으로 막 방향을 틀고 있었다. 조찬 포럼 참석 후 회사로 가는 중이다.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 사이로 포근하게 다가오는 햇살 기운. 어제만 해도 한강에 불어오는 바람이 무척이나 힘센 황소고집 격이더니만 오늘 아침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바람결은 사라지고 대신 요즘 들어 부쩍 잦아진 미세먼지며 중국 발 황사 영향인 듯 시야를 가리는 우중충한 군상들이 오늘 하루의 시작을 알려주는 것 같다.

 

 오늘은 어떻게 하루를 시작하나? 상사에게 올릴 보고서는 어떤 식으로 작성하지? 회사로 항의차 방문하는 고객들은 어떻게 맞아 설득해야 하나? 어제도 깨졌는데 오늘도 깨지면 또? 취재한 내용들은 어떤 순서로 엣지 있게 작성을? 기타 등등 기타 등등.

 

 한번쯤은 경험해본 머릿속. 아마 길을 걸으면서도 머릿속 상념들은 쉼 없이 맴을 돌며 돌고 돌아갈 것이다. 그만큼 역동적이고 힘차게 살아가는 게 바로 오늘을 사는 우리 현대인들이 아닐까 싶다. 그런 머리 굴림이 오늘과 내일에 다가올 더 아름답고 기쁘고 멋스러운 긍정의 작용으로 이어지면 좋으련만 그러나 그렇지 않고 무거운 두뇌의 협박과 스트레스로 수시로 폭발케 될 수도 있으니 이 얼마나 안스러워 해야 할 일들인가.

 

 그 순간, 누군가가, 무언가 휙 옆구리를 스치고 지나간다. “어, 저게 뭐지? 쟤 우리 수돌이? 수돌-미니미?” “아니 누구야? 누가 우리 ‘수돌-미니미’ 태명(台命)을 함부로 차에 부착해서 다니는 거야?”하며 바로 몸을 돌려 지나간 그 무언가를 보자 회사 차량인가 보다. ‘장수돌 침대’ 어쩌구저쩌구.

 

 다시 되뇌어 본다. ‘장수돌 침대’? 그게 아니라면 ‘장수 돌침대!’ 이게 맞는 게 아닐까?. 혼자서 뇌까리며 머리를 굴려보자 “그래, 맞아 ‘장수 돌침대’ 같은데” 하며 웃음이 터진다. ‘아버지가방에 들어가신다’가 아니라 ‘아버지가 방에 들어가신다’가 맞는 것이다. 웃음이 터진다. 회사에 도착해 일을 다 마치고 인터넷을 확인하니 침대회사가 틀림없네 그랴.

 

 오는 8월에 태어날 첫 손주의 태명이 ‘수돌-미니미’다. 사위 태명이 ‘수돌’이, 성을 합쳐 ‘장수돌’이다. 그제서야 사돈께서 첫 아들이 태어나자 지은 사위 태명의 의미를 알 것 같다. 돌과 같이 단단하고 듬직하게 오래오래 건강하게 잘 자라라고 ‘수돌’로 했을 것이라고.

 

 오늘도 우리 손주 ‘수돌-미니미’는 제 엄마와 함께 일하고 밥 먹고 휴식취하고 틈틈이 음악 들으며 엄마의 목소리와 손길을 피부로 체득하고 잘 놀았을 것이다. 바라는 바는 오직 하나. 건강하게 무럭무럭 자라 함께 마주보는 날 환한 미소로 ‘빵긋’ 하자고.

퇴근시간이다. 어서 달려가자. 우리 ‘수돌-미니미’ 가 먼저 오기 전에.(금당)

 

금당 이현오 / 수필가. 코나스 편집장(holeekva@hanmail.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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