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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이 여름 매미들의 합창에서 또 다른 나를 찾다!
작성자 이현오 작성일 2017-08-07 조회 조회 : 9174 

 8월이다. 벌써 한 주가 지나는데 연일 30도를 웃도는 뙤약볕이 이젠 거의 일상화 되다시다. ‘아, 오늘도 30도가 넘네’ 하면 “그게 뭐 대수라고”하고 마는 게 요즘 대화의 한 토막이다. 오늘(8.7)도 경남 창원은 37도라고 아침 뉴스가 예보한 상태다.

 

 제주에서 자란 감귤이 중부지방으로 이동한지 벌써 예전이다. 어느 도시에서 무슨 열대 과일이 자라고, 또 어디에서는 무슨 작물이 성시를 이룬다는 얘기는 이젠 뉴스나 화제 축에도 끼지 못할 정도에 이르렀으니 올 여름은 이렇다 치고 그럼 내년 여름은 또 어찌 변할까! 기대 반 우려 반이다.

 

 뜨거운 한 여름을 일깨워 주듯 매미들의 떼거리 합창이 천지를 진동한다. 우리 집 3층 아파트 베란다사이로 바라보면 우거진 창밖 나무가 눈높이 조금 위로 뻗대지면서 마치 작은 정원수 마냥 다가온다. 요즘 이 정원에 시끄러운 가족들이 새 둥지를 틀었나 보다.

 

 엄마 매미, 아빠 매미, 거기에 오빠, 동생, 나 매미까지 총출동해 우렁찬 행진가 나팔소리로 쉼 없이 불러 젖히니 그에 반해 또 다른 우리 가족은 이 여름 잠을 설치고 있다. 누구를 위한 노래이고, 합창일까.

 

 어디 아파트 안에서만 그럴까? 아직은 조금 더 있어야 해거름이 되겠지만 퇴근길 한강 북로 잠실철교에서 광진교로 이어지는 수변 자전거 도로에서도, 광나루 생태공원 축 늘어진 버들가지 위에서도, 이른 아침 상수도본부에서 뒷길 서울 숲으로 이어지는 오솔길 좌우주변의 칙칙한 삼림 속에서도 매미들의 목청은 쉬지 않는다.

 

 그런데 그 뿐이 아니다. 업무가 한창 진행 중인 지금 시각(오후 3시)에도 뚝섬 회사 인근 가로수를 넘나드는 저들의 함성은 멈추지 않는다. 내가 예민해서인가 아니면 이제 저들의 세상이 되었음을 알리려고 기를 써가며 목에 핏대를 세우는 건가? 내가 둔감해서 인가 감(感)이 잡히지 않는다.

 

 오늘따라 유난히 매미들의 단체행동이 예사롭지 않게 들린다. 이 한증막 더위에 저토록 장대한 목놀림을 하게 되면 그 또한 기운은 얼마나 쇠잔해 질까. 7년이란 인고의 세월을 거치고 또 거쳐 세상에 태어났으면 장수라도 해야 할 터인데, 기껏해야 2주간 한 생을 살다 스스로를 마감하고 만다는 매미.

 

 그래서 저들 매미들의 합창이나 함성, 울음(웃음)소리가 듣는 이들에겐 환희의 소리보다는 어딘가 더 애처롭고, 또 애잔하게 들려온다고 하는 걸게다.

 

 그런데 이를 어쩌나. 그것은 기분 좋은 화음이었다. 화색을 띠게 하는 즐거움이기도 하다. 입가에 살포시 미소가 띄어지기도 한다. 완전한 역발상이다.

 

 하루 일과를 마치고 송글 대는 땀방울 흩날리며 신나게 애마에 채찍을 가해 페달을 밟아 다리에 힘이 풀릴 때쯤이면 그 때서야 귓가에 들려오는 매미들의 부채질 소리, 귀가 아릴 정도로 요란스럽지만 오히려 그 힘찬 울음소리가 되레 나에겐 그 어떤 청량수보다 더한 청량제로 다가온다.

 

 여름이 깊어가고 한낮의 기온이 더해갈수록 매미 본인들에게는 남아있는 시간이 부족해지고 그래서 더 처량한 울림으로 화하는지 몰라도 고단한 하루 일과를 마친 퇴근길 시민이나 산책길에 나선 이들에게는 또 다른 ‘힐링’으로 다가오지는 않을까(?).

 

 매양 그렇지는 않겠지만 세상사 자체가 누군가에게 상대적으로 비쳐지는 것도 따지고 보면 바로 이런 데서 오는 현상 아닐까. 죽어라 우는(웃는)매미를 보면서 함께 걱정(?)하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귀가 쨍쨍거리는 그 합창으로 한여름 무더위를 잊고 날려 버리는 이들도 있으니, 그래서 또한 세상이 상대성이 되는지도 모르겠다. 여름이 깊어간다. 무더위도 더 익어간다.

 

 이 여름, 우리들 스스로의 몸과 마음을 추스르면서 내 옆의 누군가를 생각해보는 작은 마음도 챙겼으면 하는 마음이다. 내 안의 나를 살펴보면서.(금당)

 

금당 이현오 / 수필가. 코나스 편집장(holeekv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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