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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세영이가 없는 지금에도
작성자 이현오 작성일 2017-12-27 조회 조회 : 14056 

 아침 일찍 눈을 떴다. 그리고 문이 열린 안방 침대 위를 한번 휘 돌아본 뒤 곧바로 무의식적인 말이 튀어 나온다. “세영이는 이영세, 이영세는 세영이. 세영이는 이영세.....” 혼자서 빙그레 입가에 미소가 맴돈다. 손녀 세영이는 이세영이 아니다. 어엿한 장세영이다. 그런데 이영세라니.... 

 

 우리 집에서 나와 막내 딸 은경(세영 이모)이가 세영이를 안고 어르고 달래며 가락을 붙여서 불러대는 노랫말이다. 우리 사랑스런 외손녀 이름 세영을 ‘세영이’로 부르고 다시 거꾸로 해서 ‘이영세’ 하는. 입에 배인 그 노래를 세영이가 없는 지금에도 혼자 불러대고 있으니, 웃음이 나올 밖에.

 

 그런데 그런 생각을 가져서인지 몰라도 요즈음 우리 집 분위기가 조금은 썰렁한 느낌이다. 세상에 태어난 날 처음으로 얼굴을 마주하고 그로부터 100일이 지날 때까지 안방서 거실에서 늘 함께하며 때로 젖병을 물려 우유를 먹이고, 등을 토닥이며 트림을 시키고 기저귀 갈이에도, 목욕 보조로, 잠을 자지 않겠다며 떼를 써도 억지로 재우고 어르고 달래면서 늘 함께 하다 보니 할아버지 할머니와도 정이 듬뿍 든 세영이다.

 

 그 세영이가 건강하고 튼튼한 모습으로 본가(本家)로 갔다. 지난 주 토요일이었으니 불과 4일 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허전함을 느끼게 되니 예전 필자보다 훨씬 먼저 손자 ․ 손녀를 본 지인들이 “손녀가 가고 나면 당분간은 무척 허전하고 보고 싶을 것이다”하던 말이 이제야 실감이 나는 것 같다.

 

 지난 12월23일 새벽같이 일어나 길 떠날 세영이를 챙겼다. 새근새근 잠이 든 세영이는 그대로 천사였다. 구김살 하나 없이, 아무런 근심 걱정 없이 평온하게 잠든 세영이를 바람 한 점 들어갈 틈이 없게 강보에 칭칭 감아 안았다. 그리고 주차장 승용차에 먼저 앉은 딸(은지)에게 안겼다. 은지는 눈물 그렁그렁한 한 채 딸 세영을 안으며 지난 3개월 여 애기를 지성으로 감싸며 돌봐준 엄마(아내)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다.

 

 나도 코끝이 시큰해져 고개를 돌린 채 “빨리 출발해라. 토요일이라 고속도로가 막힐텐데...”, 그렇게 세영이가 떠나갔다.

 

 그 전 퇴근해 집에 들어서면 10에 7은 자고 있기에 쏜살같이 안방 문을 열라치면 간혹 은지는 “아빠, 딸부터 먼저 보면 안 돼?” 하는 말을 귓등으로 들으며 한참동안 잠에 취한 세영이를 내려다보곤 했는데그 외손녀 ‘장수돌-미니미’ 세영이가 생각난다.

 

 어제도 화상통화로 연결했다. 그 때 그 때 찍은 사진을 카톡으로 계속 전송된다. 조금 전에도 처음으로 머리를 묶은 사진과 애기 의자에 앉아 무슨 축하 장면인지 케이크 앞에서 인상을 구기며 울고 웃는 장면의 몇 장의 사진이 도착해 혼자서 피식 웃음을 짓기도 했다.

 

 지난 25일은 월요일 성탄절이었다. 전 날 크리스마스이브는 전북 익산에 홀로 계시는 장모님 생신일이기도 했다. 해서 아내는 친정 엄마와 함께 보내기 위해 익산으로 내려갔다. 함께 하지 못한 죄송함에 성탄절 오전 전화를 했더니 뜻밖에도 광주에 사는 사위와 딸 은지가 외갓집에 온 것이다. 세영이와 함께. 깜짝 놀랐다. 서울에서 내려간 지가 불과 며칠인데 외갓집에 애기와 함께 온 것이다.

 

 가슴이 뭉클했다. 전혀 생각지도 못한 일이기 때문이다. 세영이가 태어나던 날 전화 연락에 어느 분 못지않게 좋아하고 기뻐하시던 장모님이셨는데, 외증손녀가 당신 생신에 즈음해 보게 됐으니 얼마나 뿌듯하고 기뻐 하셨으랴. 그런 마음을 먹은 사위와 딸이 대견하고 고마운 마음이 들기도 했다.

 

 친할아버지 회갑연에 즈음해 광주 집으로 간 세영이. 늘 건강하고 무럭무럭 자라기를 기도한다.(금당)

 

금당 이현오 / 수필가. 코나스 편집장(holeekva@hanmail.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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