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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성공! 성공! 뒤집기 완전성공!
작성자 이현오 작성일 2018-01-02 조회 조회 : 14847 

 딱 131일 만이다. 2017년 12월2일 100일을 맞고, 그로부터 31일이 경과된 날이니 131일 만에 또 하나의 기록을 만들었다. 세영이가 거(巨)한 역사(!)를 세운 것이다. 맨 처음으로 뒤집기를 한 것이다. ‘뒤집기 완전 성공.’  

 

 2018년 개의 해인 무술년(戊戌年) 새해가 시작된 벽두(劈頭) 1월2일 아침, 뜻밖에 찾아 온 낭보(朗報)다. 요즘 감기로 콧물을 질질 흘리고 있어서 제 아빠가 출근한 시간이면 할아버지 차로 병원을 찾고, 새벽녘 평균 체온을 초과해 몸에 열이 오르면 서둘러 아빠 차로 병원 응급실까지 다녀와 옷을 모두 벗기고 있던 터라 뜻밖의 소식은 웃음을 선사하기에 충분했다.

 

 서울 외가에 있을 때 퇴근해서 들어오는 할아버지를 볼 때마다 침대에 누워 팔 다리를 팔딱거리며 반겨주던 세영이었는데 광주 저네 집으로 내려가자마자 감기로 힘을 잃었다. 그래서 요 며칠 밤에 광주와 서울을 연결하는 화상통화에서 보는 세영이는 예전의 펄떡이는 활어 같은 생기를 잃고 퀭한 얼굴로 시무룩해서 외할아버지가 아무리 재롱(?)을 피워도 좀처럼 웃지를 않았다.

 

 그러다 엊그제 화상 연결에서는 ‘엄마와 함께 걸음마 놀이’를 하다 반짝 미소를 보내주어 우리의 걱정과 염려를 달래주기도 했다. 그랬는데 새해 첫날 오후에 다시 열이 높아져 응급실까지 갔다 왔단다. 그런데 오늘 아침 뒤집기를 한 것이다.

 

 2일 아침, 새해 첫 출근이기에 사무실도 조금은 부산하다. 인접 부서들을 돌며 서로 인사를 나눈다. 올해도 건강과 소원하는 일들이 뜻대로 잘 이뤄짐을 담아 인사를 나누고 자리로 돌아오자 딸로부터 문자와 동영상이 전송됐다. 세영이가 뒤집기를 했다는 것이다.

 

 뜻밖의 반가운 소리다. 딸 문자에 의하면 “이것이 어제까지 축 늘어져 있다가 저녁에 기운을 차리더니 새벽부터 뒤집겠다고 난리.”라고 했다. 예전 몇 번 집에서 뒤집어 놓고 박수를 쳐가며 목을 세우고 팔에 힘 싣기를 바라고 했는데, 그 때마다 얼굴이 빨개지며 지레 포기하고 말았는데 이번엔 아니었던 모양이다.

 

 거기에 감기로 콧물이 끊이지 않고 몸에 열도 오르고 병원을 오가며 약을 먹다 보니 저 딴에도 많이 힘에 부쳤을 것이다. 그러기에 연결된 화상에서도 전혀 웃음기를 띄지 못했다. 쳐지고 지친 모습도 역력하게 보였다. 그런 세영이가 어제 저녁부터 다소 기운을 차리더니 새벽에는 혼자 뒤집기를 위해 침대를 헤집었던 것 같다. 매 시간 잠자는 아기의 체온을 재느라 잠을 설친 엄마가 잠시 잠깐 잠에 빠져 있을 때 뒤집기를 시도하고 또 시도해 드디어 성공한 것이다.

 

 기력이 되살아나는 것 같아 입가에 웃음이 번진다. 이 날 점심. 시무식을 마치고 전 직원이 회사가 마련한 신년 떡국을 구내식당에서 먹는데 입이 근질거려 참을 수가 없었다. 옆 직원들에게 자랑할 수밖에. “우리손녀 세영이가 오늘 감기에도 불구하고 131일 만에 뒤집기에 성공했습니다”하는데 반응이 별로 신통하다. 해서 “어허어, 이쯤 되면 박수가 나와야 하지 않을까요.” 함에 “맞아요, 맞아” 떡국을 먹다 말고 함께 웃으며 박수 치는 촌극도 벌였다.

 

옛 어른의 말처럼 100일이 지나면 면역력이 떨어져 아기들이 자주 병원을 찾는다고 하더니 그 말이 딱 들어맞는다. ‘아이들은 아프면서 자란다’는 말이 맞는 모양. 하지만 어서 훌훌 털고 일어나 다시 감기 같은 거 오게 하지 말지어다. 할아버지에게 팔딱거리며 살인미소 던지던 세영의 모습 빨리 보고 싶다.

 

1월2일은 세영이가 처음 뒤집기에 성공한 날. 잊혀지지 않을 새해 벽두, 입가에 다시 미소가 서린다.(금당)

 

금당 이현오 / 수필가. 코나스 편집장(holeekv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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