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Home > 코나스마당 > 세상사는 이야기
제 목 ‘이별이란’? 어차피 헤어질 우리 사인데!
작성자 이현오 작성일 2018-02-12 조회 조회 : 12064 

 갑자기 허전함이 마음 한 곳으로부터 크게 스멀거렸다. 눈물은 흐르지 않지만 그래도 슬픔이었다. 아쉬움도 컸다. “왜 그랬을까?” 더 잘 해주지 못했다는 안타까움에서 오는 미안함은 더했다. 머지않아 곧 내 곁을 떠나야 함을 알았기에 미리 헤어짐을 준비 했고, 지난 금요일(2.9) 퇴근 전에는 그를 암시하는 텔레파시라도 통한 양 우리들만의 ‘만남의 장’에서 만나 아쉬움을 상쇄시키기라도 하듯 그네의 엉덩이를 쓰다듬으며 말없는 석별의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허나 평상시 같으면 아침 출근길 항상 있어야 할 거기에서 나를 맞으며 “안녕” “잘 있었어”와 같은 무언의 입놀림과 미소로 대화를 주고받던 곳에 있지 않음을 앎에 월요일(2.12)아침 울컥 쏟아지는 서운함이 그만 나를 사로잡고 만다.

 

 우리들 ‘만남의 장’에서는 항상 둘이, 아니 정확히는 셋이서 만났다. 한 이는 지난밤을 거기서 지새우고, 한 이는 나와 더불어 아침을 한강을 달려와 만났으니, 그렇게 지금까지 우리가 함께 했던 시간과 날들이 얼마였으며, 그 애환은 또한 얼마 였을 것인가?

 

 때로는 웃음으로 한없이 달렸고, 때로는 이리저리 내동댕이치기도 했고, 때로는 몇 날 며칠을 어둡고 외로운 곳에서 이제나 저제나 말없이 기다려 주며 희로애락(喜怒哀樂)을 함께 했던 영원한 친구, 한없는 동지였는데, 그만 이제는 헤어짐을 감수해야할 때가 도래한 것이다.

 

 그러나 그 헤어짐이 지겹거나 아픈, 배신의 감정이 아닌 새로운 세상, 새로운 곳에서 보다 더 정겹고 살가운 이와의 아름다운 만남을 위한 헤어짐이고 이별이기에 순간의 서운함과 허전함은 이내 한 차원 높은 자존(自尊)으로 승화되었다면 이보다 더한 별리도 속상함도 없으리라 기분 좋게 확신케 된다.

 

 그랬다. 어쩌면 나의 영원한 동반자 중의 한 친구 애마(세븐-10호)가 한파가 극성을 부리고 제23회 평창 동계올림픽으로 세계의 눈이 한반도로 향한 2월12일 내 곁을 떠났다. 아니 새 둥지를 튼 그에 의하면 2월10일 토요일이었단다.

 

 나와 한강을 수놓으며 정처없이 함께 해왔던 날들도 모름지기 7,8년은 조이 되었을 걸로 짐작된다. 그러나 항상 늘 새로움이었다. 오늘은 애마 11호와, 또 내일과 모래는 9호, 10호와 번갈아 가며 교감을 나눴던 우리들. 하지만 이제는 영원히 나의 곁을 떠났다.

 

 사람들은 늘 후회한다고 한다. 더 잘해주지 못함을 탄(歎)하며 아쉬워한다. 나 또한 그랬다. 10호 보다는 9호를 더 사랑했는지, 9호보다는 11호를 더 사랑했는지 논하고 싶지는 않다. 누구라 할 이 없이 다 사랑한 나의 동반자요, 반려자였음을 전하고 싶다. 그럼에도 부끄러움은 또 멈추지 않고 일렁인다.

 

 하지만 이제는 웃으련다. 그리고 나로부터의 떠남을 박수로 축하해 주련다. 나보다 더 멋지고 나보다도 더 힘도 세고 나보다 훨씬 더 잘해줄 귀인(貴人)을 만났음이요, 오직 그네 하나만을 진정으로 사랑해줄 진정한 반려자임을 알기 때문이다.

 

 더 넓고 평화로운 곳에서, 더 신바람 나고 쾌적한 곳에서, 더 다정한 동료 친구들과 더불어 깊고 깊은 우정 함께 나누며 힘찬 기지개를 켜게 될 수 있음을 알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제는 흐믓한 마음으로 그대 애마(세븐-10호)를 지켜보련다.

 

 언젠가는 헤어져야 할 우리. 떠나야할 우리 사이였지만 그래도 덜 고픈 모습, 아직은 훨씬 더 예쁜 모습으로 떠나는 그네에게 아쉬운 마음 삭이면서 우리의 헤어짐을 또 다른 만남으로 승화시키고자 한다. 그동안 수고했네, 애마 세븐10호여. 함께 했던 숱한 수고스러운 그 날들을 되새기며 그대의 푸짐한 엉덩일(안장) 푸훗 흩날리며 살포시 떠올려 본다. 안녕! 안녕!! 안녕!!!(금당)

 

금당 이현오 / 수필가. 코나스 편집장(holeekva@hanmail.net)

 


리스트
100자 의견쓰기
이름 : 비밀번호 : 796123 : 좌측의 숫자를 입력하세요.
댓글등록
    2018.4.27 금요일
핫클릭 뉴스 더보기
포토 & 동영상 더보기
깜짝뉴스 더보기
운전자도 잘 몰랐던 교통법규 5가지
고인 물을 튀기는 경우 과태료 2만 원!차량번호와 증거를 확보..
세상사는 이야기 더보기
엄마, 세영이는 핸드폰이 좋..
코나스 웹진 구독하기
  • 성명서/행사정보
  • 관련사이트
  • 기사제보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