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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3월의 폭설에도 봄은 어김없이 올지니...
작성자 이현오 작성일 2018-03-05 조회 조회 : 11874 

 일요일인 4일 강원도에는 30~40cm의 눈이 백두대간을 중심으로 펄펄 휘날렸다고 한다. 강원산지는 50cm이상이, 영동과 경북 북동 산지는 최고 30cm 폭설이 쏟아지겠다고 기상청이 예보했다.

 

 예상 강수량도 남해안과 제주 산지에는 80mm 이상 영동과 충청, 남부에는 20에서 60,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과 영서에는 10에서 40mm라고 저녁 뉴스는 계속 방송했다. 비와 함께 남부 지방은 천둥, 번개와 함께 전국적으로 바람도 강하게 분다는 예보도 동시였다.

 

 월요일인 5일 강원도 고성 통일전망대에 업무 차 출발하려던 지인은 아침 일찍 현지로부터 “눈이 많이 내려 전 직원이 제설작업에 참여해야 되는 관계로 해당 업무는 이후에 했으면 좋겠다”는 긴급 전화를 받아 부랴부랴 관련 업무를 순연시키는 스케줄 수정작업을 해야 했다고 회의가 끝나 차 한잔을 나누면서 필자에게 귀띔했다.

 

 이 날 아침 서울 출근길 시민들은 우산을 챙겨야 했다. 큰 비도 아니었다. 겨우 우산을 적시는 부슬비에 흔적도 별로 나지 않아 “이럴 비라면 뭐 하러 내리나?” 하는 불평도 쏟아지기 딱 맞는 빗방울이었다. 하늘을 쳐다보다 그대로 지하철역으로 향했다. 집에서 나오며 ‘비다운 비도 아닌데’ 하며 애마(자전거-세븐11호) 출근을 포기해야 했지만, 순간적으로 ‘애마로의 출근이냐’ ‘그렇지 않으냐’의 문제가 아니다.

 

 겨울에는 눈다운 눈이 와야 하고, 여름에는 천둥과 벼락을 동반한 폭풍우도 태풍도 와야만 한다. 그래야 찌든 때로 오염된 땅과 바다도 정화시키고, 오욕(五慾)으로 물든 우리네 인간사의 부정직함도 마음속 깊숙이 적셔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게 어찌 미약한 인간의 힘이나 바람으로만 가능할 것인가? 겨우내 전국의 대지는 계속된 눈 ‧ 비 부족으로 전국이 심한 겨울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그래서 누구나 비를 기다리고 있는 중인데, 그럼에도 오늘 기다리는 비는 그저 ‘시늉’으로 그치고 만 것 같다.

 

 점심시간 평소 운동하던 습관대로 서울숲을 돌며 한강으로 통하는 구름다리에서 바라본 하늘은 청정하늘 자체였다. 요즘 하루가 멀다 하게 미세먼지 뉴스로 길을 가는 많은 행인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기 일쑤고 하늘은 마치 공장지대에서 흘러나오는 연기로 뒤덮인 마냥 부옇기만 했는데 이 날은 달랐다.

 

 강 건너 강남에 보이는 삼성동 무역센터 건물도, 도곡동 펠리스로부터 잠실 올림픽경기장도, 그 아래 한참 이어지는 하늘을 찌를 듯한 마천루 롯데타워도 바로 눈앞에서 보듯이 선명하게 다가온다. 그런가 하면 필자가 열심히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고 있는 이 시간(오후 3시5분) 유리창 밖으로 바라본 하늘도 점심 무렵 그 색깔과 유사하다. 하늘은 파란 잉크로 색을 칠한 듯 파란 바탕에 점점이 하얀 구름으로 채색돼 청명한 가을 하늘을 그대로 연상케 했다. 그아래로 우뚝 솟은 건물 빌딩들도 밝은 색조를 유지하기는 마찬가지다.

 

 설마 그럴리야 없겠지만 겨우내 우리들을 힘들게 한 초강력 한파가 아직도 어딘가에서 흔적을 남기고 있는 채 이후 다가올 그 날을 준비하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아직은 산골짝 계곡에서 졸졸졸 흘러내리는 얼음장 밑 얼음 녹는 소리 들어보지 못하고, 아직은 서울숲 신작로 퇴색된 잔디에서도, 석촌 호수가 벚나무 가지에서도 새로운 생명이 움트는 소리를 듣지 못했어도, 봄은 틀림없이 우리 곁으로 한 발짝 더 가까이 다가오고 있을 것이다.

 

  어제 내린 강원도 50cm 폭설과 남녘 들녘을 토닥거린 빗소리를 기화로 봄의 정령은 한걸음한걸음 더 가까이 다가왔으리라. 그렇다면 우리도 이제 새봄의 도래를 환영하며, 봄맞이 채비를 해야 하지 않을까. 지금 당장은 어깨를 움츠리게 한 바람결에 켜켜이 싸 입은 외투를 확 벗어 제칠 수는 없다 해도, 한 겹 한 겹 벗어던지며 새 봄맞이 마음만을 열어야 하겠다. 굳게 여민 단추도 한두개 풀어내자. 굳게 닫힌 내 마음의 단면도 스스럼없이 풀어 보자.

 

 그래야 하늘 저 중간에서 멈춰선 봄도 이내 곧 우리 곁으로 쉼 없이 달려 올 것이다. 아지랑이 너울대듯 그렇게 다가오리라. 그 날을 위해 우리 모두 밝고 고운 미소로 새 봄을 맞이하자. 얼굴가득 함박웃음 곱게 지으면서!(금당)

 

금당 이현오 / 수필가, 코나스 편집장(holeekv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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