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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이뻐지세, 더 이뻐지세’ 우리 세영이도 얼마 후면 그러겠지
작성자 이현오 작성일 2018-05-23 조회 조회 : 12925 

 요즘 인터넷 광고에 등장하는 장면이다. 예쁘장한 한 여자 꼬마가 엄마의 화장대 앞에 앉아 립스틱을 입 주변으로 해서 귀 밑 부분까지 길게 칠한데 이어 이번에는 로션을 듬뿍 찍어 바른다. 그리고는 다시 눈만 빼꼼 하게 내놓는 얼굴 마사지 팩을 붙이다가 안방 문을 열고 들어서는 엄마와 마주친다.

 

 엄마도 화들짝 놀라는 눈망울이지만 아이도 깜짝 놀라는 눈치에 계면쩍음과 함께 동그래진 눈으로 서로 쳐다보는 모습이 웃음을 자아내게 해 그 모습을 보면서 나도 그만 피식 웃고 만다.

 

 아마 우리 세영이도 서너살 정도 되면 그렇지 않을까 미루어 생각게 된다. 미운 네 살이라고 하던가? 아무리 얘기를 해도, 엄마가 큰소리를 내고 혼을 내도 막무가내로 제 멋대로 한다고 해서 그런 말이 나올 것 같은데 아마도 우리 세영이도 광고 선전에 나오는 그 꼬마 숙녀처럼 엄마의 화장대 앞에 앉아 엄마 흉내도 내고 그러지 않을까? 아마도 분명 그럴 것이다.

 

 그 모습이 미리 그려져 그런 세영이가 보고 싶어지고 그 모습을 상상하는 자체로 나를 또 웃음 짓게 한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자식은 부모의 지나간 나날의 한 모습이고, 과거에 대한 현재의 투영이지 않을까 하고. 지금 내 자식들인 은지와 은경이가 어떤 말썽 없이 잘 자라 결혼하고, 은지는 예쁜 딸(외손녀)까지 보며 장녀로서의 모습을 다 보여주고 있지만, 그렇다고 아빠인 나는 부모의 한 축으로서 그 역할을 다하면서 은지, 은경이에게 진정으로 자랑스런 부모가 되었을까 하는 걸 생각하면 미안하고 부끄러운 점도 많다.

 

 성자(聖者)가 아닌 보통사람이기에 지나온 과정에 반성도 하고 후회도 남게 됨은 어쩔 수 없다 하겠지만 그렇다고 그게 모든 부모들이 다 그렇다는 건 아닐 것이다. 바쁘게 살아온 지난 날들을 요즘 정년퇴직’ ‘은퇴라는 시기를 맞아 새삼 되돌아보게 된다.

 

 길거리 유모차를 타고 지나는 아이들을 보면서, 지하철 좌석에서 엄마, 아빠와 함께 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그리고 화장대 앞에서 엄마의 화장품으로 엄마 따라하기를 하는 아이를 보고, 엄마 품에 안긴 세영이를 보면서 그를 생각하게 된다. 부모가 그래서 힘든가 보다.

 

 세영아, 어서 커서 엄마 화장대에 앉아 예쁘게 색칠해 보렴. 외할아버지가 응원한다.(금당)

 

이현오 / 수필가. 칼럼리스트(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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