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Home > 코나스마당 > 세상사는 이야기
제 목 오늘 아침 한강은!
작성자 이현오 작성일 2016-05-25 조회 조회 : 22049 

 5월25일 아침 한강변은 고요와 더불어 싱그러움으로 가득하다. 철따라 피어나는 소담스런 꽃과 풀잎, 우거진 수양버들에 귓가를 쟁쟁되게 지저귀는 새들의 합창소리, 떠오르는 햇살을 몸 전체로 받아 잔잔한 물결위로 화사하게 펼쳐진 물빛은 보기만 해도 배가 부르고, 휘파람으로 장단을 맞추고 싶어진다.

청초하면서도 아늑함을 안겨주기에 안성맞춤이다.

 

 이른 아침 출근길 직장인들이 저마다 북새통을 이루는 대중교통으로 바쁜 하루의 일상을 시작할 때 나는 애마(자전거. 세븐-11)에 몸을 싣고 신나는 페달을 밟는다. 강동구 암사동에서 뚝섬유원지를 지나 성수대교 아래로 해서 서울 숲까지다. 거기에 흥겨운 템포의 발라드에 뽕짝 음악까지 곁들이면 금상첨화.

 

 하지만 음악을 들으면서도 한강 북로 자전거도로로 들어서면 또 다른 음악이 나를 깨운다. 바로 새들의 속삭임이다. 이들의 반겨주는 소리가 들려올 즈음이면 라디오 볼륨을 줄이는 센스도 잊지 않는다. 음악보다 더 색한 음악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거기에 요즘 내 마음을 더 부풀게 한 게 있다. 잠실대교 아래 경사진 도로를 애마 혼자 신나게 달리도록 그냥 둘 제 곧장 눈에 들에 오는 건 온통 노랑물결이다. 아니 초록을 바탕으로 노랗게 피어나 초록과 노랑으로 단장한 꽃들의 향연이다.

 

 식물에 너무 무지해 변변한 꽃 이름 하나 제대로 모르지만 어쩌면 코스모스를 닮은 것 같기도 하고, 또 어찌 보면 들국화 같기도 한데 전체 길이 200〜300미터에 폭 4〜5미터의 거리를 완전하게 뒤덮고 있어 그 모습이 어찌나 예쁜지 이때쯤이면 잠시라도 멈춰 서 그 찬란하게 피어오른 꽃봉오리에 코를 대 향기도 맡고 싶고 손으로 어루만지고도 싶고, 욕심을 더 낸다면 한 아름 꺾어 나만의 화병에 담아 사무실 창가에 놔두고 두고두고 보고도 싶은 지경이다.

 

 그러기에 아침보다 저녁 무렵이면 많은 산책객들이 가던 걸음 멈추고 휴대전화 카메라를 가까이 들이대 이런 저런 모습을 찍는가 하면 교복을 입은 여학생에서 아가씨들은 다양한 포즈를 취한 채 까르륵 대며 연신 셔터 누르기에 여념이 없다.

 

 한강이 주는 여유이자 낭만이다. 그런 한강에서 깊어가는 5월의 멋스러움을 새삼 느끼게 된다.

 

 오늘 아침도 한강은 한참 깨어 있었다. 광진교를 건너면서 다리 아래로 굽어보이는 한강은 그야말로 명경지수(明鏡止水 ․ 맑은 거울과 고요한 물)다. 마치 정지된 찾잔 속 물과 같은 그대로다. 허나 어디 한강이 정지되겠는가? 비록 겉으로는 고요함으로 치장해 보는 이들의 마음을 차분하게 이끌어 주는 듯 하지만 그 안으로는 세찬 기류의 변화가 이어짐은 당연지사다.

 

 북한강 상류에서 서해 하류로 뻗어나가는 순간까지 굽이치는 소용돌이와 급류는 도처에서 일게 마련이고, 큰 고기에서 작은 고기까지 물고기들의 생사를 가름 하는 생존싸움은 인간사에 빗댈 수 있다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모든 게 치열하게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게 바로 자연현상이자 잔연의 법칙이고 모든 생명체들이 그 스스로를 유지하기 위한 이치이자 우리네 삶인 까닭이다.

 

 오늘도 우리들은 얼굴 가득 미소 지으며 직장 상사에서 선후배 동료들과 희로애락(喜怒哀樂)을 함께 나눈다. 일상을 웃음으로, 고운 말로 다 함께 하고자 하지만 가슴 속에는 차마 겉으로 표현하기 어렵고 참기 힘든 버거움도 존재함은 누구에게나 있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나를 잠재우고 상대를 먼저 생각하고 배려하고자 함은 세상이 나 혼자만의 사회가 아닌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세상이기 때문이다.

 

 아침 한강의 쾌적한 공기를 폐부 깊숙이 들이마시며 힘차게 페달을 밟으면서도 내 마음속 바람은 저 한강의 유유자적함과 여유로움처럼 우리들도 내면으로는 비록 힘들고 여러 어려움이 있다 해도, 한강의 포근함과 기품을 따라 행 할 수 있는 깊이 있는 더 넓은 가슴과 여유로움을 잉태하고픔이라는 것이다.

 

 5월이 깊어가고 있다. 가정의 달이다. 깊어가는 이 5월처럼 우리들의 마음도 더 잔잔하고 여유로움이 함께하는 나날로 이어지기를 한강을 달리는 내내 생각한 오늘이었다. 지천으로 피어난 노란 꽃들의 속삭임처럼.(금당)

 

금당 이현오 / 수필가(holeekva@hanmail.net)

 


리스트
100자 의견쓰기
이름 : 비밀번호 : 693508 : 좌측의 숫자를 입력하세요.
댓글등록
    2017.4.27 목요일
핫클릭 뉴스 더보기
포토 & 동영상 더보기
쓴소리/단소리 더보기
다시 찾은 새누리당 재창당의 정체성
1. 다시 찾은 새누리당 재창당의 정체성(요약).(.. 
네티즌칼럼 더보기
여론조사 최다득표자에 투표..
여론조사 최다득표자에 투표하여 애국시민들이 선거.. 
깜짝뉴스 더보기
日 야쿠자도 고령화…50대이상 조직원 40% 넘어·80세 두목도
일본 폭력조직인 야쿠자도 고령화 사회의 그늘은 비켜가지 못한 ..
세상사는 이야기 더보기
어, 수돌아~ 장수돌! 내 ..
코나스 웹진 구독하기
  • 성명서/행사정보
  • 관련사이트
  • 기사제보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