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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말(言), 나는 제대로 하고 있는가?
작성자 이현오 작성일 2016-06-14 조회 조회 : 23193 

 이런 말이 적절하게 표현되는 대목인지 얼핏 가늠되지 않지만 ‘말 한마디가 천냥 빚을 갚는다’는 얘기가 불현 듯 떠올랐다.

 

 어느 월요일 아침, 회사의 부서별 대표자가 참석하는 정례회의가 끝나고 회의를 주관하신 좌장(사무총장) 께서 이런 말씀을 하시는 거다. “친할수록 더 말조심하고 특히 아랫사람에게는 더욱 말을 가려서 해야 되겠더라”하시면서 며칠 전 당신께서 몸소 체득한 사실과 관계된 에피소드 한 토막을 들려주는 것이다.

 

 군에서 오랫동안 함께 근무해 왔고 가까이 대하는 후배라고 했다. 또 지금도 매주일이면 교회에서 만나는 굴곡 없는 지기(知己)이기도 해서 농담도 자연스럽게 하는 사이라고. 그런 일면 외에도 상사 분께서는 평상시에도 웃는 얼굴에 부하직원들과 격의 없이 농담도 툭툭 던지시면서 분위기를 잘 유도하는 편이어서 재미있는 농담과 관련된 이야기 이겠거니 하면서 귀를 기울였다.

 

 그런데 조금은 의외의 얘기가 전개되는 것이다. 어느 주일, 교회 예배가 끝나고 교우들과 함께 담소를 나누던 중 그 후배가 어떤 말을 하길래 무심결에 이런 말씀을 하셨단다. “야 이 사람아, 너는 말이야 뻥이 심해 뻥이”. 정색하면서 하는 말도 아닌 평상시처럼 웃으면서 말을 건네셨다고. 그리고 시간이 지나 헤어져 귀가 했는데, 저녁에 그 후배한테서 문자 메시지가 왔다고 한다.

 

 내용인즉 “선배님, 저도 이제 나이가 환갑이 넘었고, 교회에서 장로 직위도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도 저에게 예전처럼 ‘뻥’이란 말씀을 하시니 조금은 다른 사람 보기에도 민망합니다”하는 메시지였다고 한다. 순간적으로 ‘아차’ 했다고 하시는 거다. 그 즉시로 “미안하다”는 내용의 문자를 전송하고 이어서 직접 전화를 걸어 거듭 이해를 구하는 통화를 했다고 사건(?)의 전모를 전하시는 거였다.

 

 그러면서 그 날 회의 참석자들에게 하는 당부, “아무리 친한 사이라 할지라도 나 혼자만의 생각으로 상대방의 마음까지 이해한다고 해서는 안 되는 것 아니냐. ‘말과 행동은 친하면 친하다고 생각할수록 때론 더 조심스럽게 해야 한다’는 귀한 교훈과 경험을 얻었다”며 “스스로 화(禍)를 자초하는 우(愚)를 범해서는 안 되겠다. 특히 아랫사람에게는 더더욱 가려서 해야 한다. 그래서 나 또한 회개하고 반성한다”하며 예의 사람 좋은 너털웃음을 지었다.

 

 우리가 일상을 생활하다 보면 가까운 사이일수록 예의에서 벗어난 말과 행동을 취하는 경우가 종종 있음을 보게 된다. 처음 대하는 사람이나 모르는 사이면 조심하고 깍듯한 자세를 취하면서도 가까운 사람, 친하게 여기는 지인에게는 “저 친구는 내가 어떤 농담을 해도 다 이해하고 받아 주겠지”하는 나만의 생각으로 지레 짐작하고 그렇게 대하는 경우가 참 많은 것 같다.

 

 다행히 그 상대가 이해하고 넘어가기에 망신살을 자초할 후일담이 없을 따름이지 문제 삼고 꼬투리 잡으려 한다면 얼마든지 생활저변에서 비일비재하게 나타날 수 있는 일이지 않을까 싶다. 그러기에 ‘나’ 중심 사고(思考)의 패턴에서 ‘상대방’ 또는 ‘함께’라는 배려의식이 더 필요해지는 게 오늘의 우리 사회상이 아닐까 생각되기도 한다.


 ‘들은 귀는 천 년이요, 말한 입은 사흘이다’는 말이 있지 않는가. 내가 한 말은 며칠 못가 기억에서 사라진다 해도 그 말을 들은 이의 귀는 숱한 세월이 흘러도 잊혀 지지 않는다는 뜻일 게다.

 

 무심코 던진 돌멩이가 연못의 개구리에겐 가슴을 쓸어내리는 생명의 위협이 되는 것처럼 어떤 악의적인 의미도 없이 무심코 웃고자 던진 말 한마디가 누군가에겐 잊혀지지 않을 마음의 상처로 남을 수도 있다는 점, 그 아침에 새삼 발견한 날이기도 했다.

 

 그 날 회사 상사(上司)분의 말씀을 통해 나 자신의 언행에 대해서도 성찰해보는 계기가 되었음은 물론이다. 더불어 자신이 던진 농담 한마디가 후배의 마음을 상하게 했다는 사실을 헤아리고 즉각 문자 답신과 전화 통화를 한 그 분의 바른 성품에 대해서도 새삼 고개가 끄덕여지는 순간이기도 했다.

 

 6월이다. 호국보훈의 달이 깊어간다. 66년 전 찌는 듯한 무더위에도 이 산 저 산 이 고지, 저 능선, 바다와 공중에서, 위기일발(危機一髮)의 무너져가는 이 나라를 구하고자 피와 땀과 눈물로서 조국 대한민국을 지켜낸 위대한 호국선열과 참전 국가유공자분들의 거룩한 희생 ․ 헌신에 머리 숙여 감사를 드리는 바이다. “호국의 선열이시여, 이 땅을 이 나라를 굽어 살펴 주시옵소서!”.

 

금당 이현오 / 코나스 편집장. 수필가(holeekv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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