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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엄마, 그 새도 평안하지요
작성자 이현오 작성일 2016-11-08 조회 조회 : 10657 

 지금도 나는 참 엄마를 좋아한다. 또 좋아했다. ‘참 엄마를 좋아했다’ 고 한 분만 챙기면 혹여 이젠 하늘나라 함께 계시는 아버지께서 섭섭해 하시려나. 참고로 난 엄마가 돌아가시는 그 순간까지도 ‘어머니’란 말로 엄마를 불러본 기억이 없다. 오직 ‘엄마’였다.

 

 세상천지에 엄마를 좋아하고 그리워하지 않는 이가 어디 있으리오. 그래서 인지 엄마를 ‘좋아한다’는 말이 어쩐지 생경하고 별로 적절치 못한 표현인 것 같아 세상사 우주의 태반이 되는 엄마에 대해 미안해지는 기분이기도 하다.

 

 어릴 적 포함해 세상의 모든 아이들에 있어 ‘엄마’의 존재감처럼 따뜻하고 위대한 법은 없으리라. 하루의 일상이 엄마의 다정다감한 손길과 젖가슴으로 시작해 사랑의 입맞춤으로 끝난다 해도 과언이 아닐지니 그런 엄마의 존재감을 어찌 그냥 ‘좋아한다’는 단순 표현으로만 다할 수 있겠는가.

 

 그래서 더욱 송구스럽고 서투른 정리논법에 스스로의 아둔함을 탓하고 싶어진다. 필자가 나고 자란 곳은 목포에서 배를 타고 흑산-홍도 방향으로 향하는 중간 기착지점이다. 1004개의 섬으로 이뤄졌다 해서 ‘천사의 섬’으로 명명된 신안군 팔금면 읍리. 지금이야 위용을 자랑하는 커다란 철선이 섬을 찾는 여행객이며 승용차, 트럭 등 수 십척을 싣고 거뜬하게 파도를 가르며 안전한 항해 길로 유도하는, 육지의 농촌마을 같은 그래도 어느 정도 부유한 섬이라 지만 나 어릴 적 섬마을은 가난하기만 했다.

 

 1960년대에서 70년대, 이 나라 이 땅 어디 헐벗고 가난에 젖지 않는 이가 얼마나 되었겠는가만 당시 내 고향 섬 마을도 가난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럼에도 지금 돌이켜보면 엄마, 아버지는 어린 자식들을 위해 낮이고 밤이고 쉴새없이 논으로, 밭으로, 갯가로 그렇게 나서셨다.

 

 힘든 농사일에 발이 부르트고 손등은 거북등거죽처럼 갈라지면서도 한겨울 농한기면 가마니 틀 앞에서 또한 일손을 놓지 않으셨다. 어깨엔 하도 지게를 많이 지셔서 피부 벗겨지기가 일수고 마디 굵은 손가락은 차마 표현하기조차 어렵고 조심스러워지는 그 시절, 그럼에도 우리 아버지, 어머니는 자신보다는 오직 딸과 아들이 최우선이셨다. 그게 나는 당연한 것으로 여겼다. 어찌 그렇게 몰랐을까?

 

 하지만 부모님은 영원히 함께 하는 게 아니었다. 20대 청년시절, 기억에 남는 효도 한번 못했는데 아버지는 젊은 나이에 병으로 그렇게 가셨다. 조금 더 오래 사셨더라면 하며 스스로를 자책하고 어머니께 더 잘해 드려야겠다 했는데, 오호라 그런 어머니를 단 한번도 서울 집에 모셔 함께 살지 못했다. 그러면서 입만 열면 ‘죄송하다’고. ‘미안하다’며 입에발린 소리만 뇌까렸지 정작 할 도리를 못하고 다시 영원한 이별을 고(告)할 수밖에 없었다.

 

 지난 추석 절 시골에 내려가 난생 두 번째 벌초를 계획했지만 애꿎은 비가 내리는 통에 가지 못하고 벌초를 대신해주는 대행사를 통해 조부모님과 아버지, 어머니 묘소 벌초를 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지난 10월29일은 어머니 가신지 2주기가 되는 날. 고향에 부모님 산소를 찾고자 목포를 찾아 새벽같이 여객터미널로 달렸다. ‘아뿔싸’ 이번엔 바다에 풍랑주의보가 내렸다. 연안 여객선 모든 배들이 올 스톱이었다. 하염없이 바다만 바라보다 발길을 돌려야 했으니 섬이 고향인 뭍사람으로서의 애환을 바로 실감해야 했다.

 

 그러나 어찌하랴! 아버지 가신지 어언 33여년에 어머니 가신지 2주기. 보고 싶은 마음 그리움에 나보다 7살 위인 누나의 애절한 목소리를 대할 때면 늘 더 생각나는 우리 엄마, 아버지. 이번 주(11.12) 누나가 시골 내려가 부모님을 뵙는다고 한다. 우리 마음속에 영원히 함께 하신 부모님. 오늘도 하늘나라에서 밝고 평안하시기를 소원해 본다. 엄마, 아버지 보고 싶어요.

 

금당 이현오 /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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