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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이 계절에 나 무엇을 생각하나!
작성자 이현오 작성일 2016-12-12 조회 조회 : 7023 

 아스팔트 도로위에도, 길거리 여기저기에도, 서울숲 나무 밑둥 언저리에도 계절의 흔적은 여실하다. 바닥에 나뒹구는 낙엽 한 잎 두 잎, 이파리 이모저모 모양새가 종종거리며 서둘러 지나가는 사람들의 발걸음과 더불어 시간의 의미를 어김없이 보여준다. 어디 떨어진 낙엽만이 그럴쏜가. 길섶 1열종대, 아니 수열 종횡으로 늘어선 한강 자전거도로 억새풀도 계절의 변화와 그 종착점이 어디인가를 또한 잘 보여주는 시기가 바로 이 때다.

 

 오늘 아침 한강에도 바람이 불었다. 세찬 바람도, 얼굴을 할퀴는 심술궂은 바람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사근사근 미풍으로 다가와 은은하게 만져주는 온기 있는 바람도 아니지만 그럼에도 머리에 쓴 헬멧을 눈썹 바로 위까지 챙겨 내리고, 눈만 삐죽 내민 검정 마스크로 중무중한 얼굴로 부풀어 오른 바람결이 “아, 계절은 이렇게 겨울로 줄달음치고 있구나” 절로 느끼게 만들어 준다.

 

 나는 오늘도 한강을 자전거로 달렸다. 막내딸이 시집을 가면서 제가 타던- 지금은 신랑이자 내 사위가 사 준 - 흰색 얍실얍실하고도 내 마음을 늘 훈훈하게 이끌어주는 애마(세븐-11호)와 더불어 신나게 페달을 밟으며 어제와 동일한 듯 하면서도 또 다른 새 아침을 여는 것이다. 12월12일 한강의 이른 아침은 영하권으로 내려간 한 자리 숫자 기온이어도 땀이 배이기 전까진 몸을 움츠리며 한기(寒氣)를 느끼기에 충분한 날이다.

 

 10분, 20분을 달리며 애마 위에서 오늘도 나를 위해, 가족을 위해, 내가 속한 직장과 사랑하는 사람들, 내나라 대한민국을 위해 입술을 달싹이며 속삭이듯 하나님을 대면한 기도를 빠트리지 않는다.

 

 “아버지 하나님! 어찌하여 이 작은 나라가 이다지도 바람 잘 날 없어야 하는지요. 5천만 많지도 작지도 않은 이 민족이 어찌하여 낮이면 낮대로 주구장철 TV 종편 채널 앞에 길게 목 빼 난도질 치게 해야만 하는가요? 그러나 그러나 말입니다, 하나님. 어디 그 뿐입니까? 밤이면 밤대로 촛불에 횃불을 밝히며 거리거리에서 목청을 쏟아내야만 하는 오늘의 이 나라 현실이 한편으로 무섭기도 함을 하나님께서는 알아주실 수 있는지요.”

 

 “면면의 인(人)들이 생각하고 행동하고 바라는 바가 각각이 다 다르다고 할지라도, 올바르지 않았던 잘못된 현실을 고치고, 무능하고 부패한 무리들을 싹 쓰리하기 위해, 산처럼 쌓여진 쓰레기와 같은 적폐들을 제거하기 위해선 들고 일어설 수밖에 없는 어쩔 수 없는 이가 바로 사심(私心)을 떠난 민초들의 아우성이요, 항거의 몸짓이라면 그 의(義)를 통해 잘못을 잘못으로 인정해 만천하에 들어내 다시는 재연될 수 없게끔 ‘완벽(完璧)’으로 고쳐지게 해 주옵소서.”

 

 “그런데 그런데도 말입니다 하나님. 온갖 악습과 비행으로 못된 짓을 다 저질러 놓고도 안면 몰수한 채 ‘나는 모릅니다’ ‘저와는 상관없는 일입니다’ ‘기억이 없습니다’를 입에 걸고 마치 지가 이 나라 어떤 스타라도 되는양 얼굴마저 뻔뻔스런 대마왕(大魔王) 폼 잡으며 세상과 의인들을 개 무시 호도하는 저 무뢰배들을 어떻게 해야 하올런지요.

 

 “아버지시여, 지혜를 주소서. 혜안을 부여해 주소서. 그리하여 가차 없는 형벌로 저 농단(壟斷)의 몸통과 찌끄래기 무리들을 단죄케 해 추상같은 법의 준엄함과 국민의 심판이 어떤 것인가를 온 몸으로 각인케 해주소서.”

 

 “반만년 유구하고도 찬란한 역사의 이 나라를, 이 민족을 지켜온 위대한 조상과 선열들이 더 이상 천상에서 염려걱정하지 않도록 하나님께서 이 나라를 구원해 주소서. 더불어 간절하게 바라고 원합니다. 이 엄혹하고도 엄중한 시대적 상황을 착각해 희대의 악(惡)의 무리 조폭 대마(大魔)의 북녘 땅 수괴 김정은이 더 이상 이 땅을 호시탐탐 못하게 전지전능하신 힘으로 만 백성의 힘으로 응징 처단케 해 주옵소서.” 오늘 아침도 나는 그렇게 한강을 달렸다.

 

 12월 한강의 고요한 아침은 차디찬 바람결 따라 온몸을 흔들어대는 억새풀과 함께 하류로 흘러가는 한강수와 더불어 그렇게 새 아침을 열고 있었다. 서울 숲 보도 위를 뒹구는 서걱대는 낙엽밟는 소리 함께.

 

금당 이현오 / 수필가(holeekv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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