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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봄, 봄, 이 봄에 우리 마음의 문을 활짝 열어보자
작성자 이현오 작성일 2017-04-13 조회 조회 : 14745 

 4월이 어느새 중순으로 달리고 있다. 구태여 연장자 어르신들의 생각이 아니라 해도 이렇게 시간이 빨리 지나가도 괜찮은가 할 정도다.

 

 이런 말이 쓰일지 모르지만 본격적인 춘생(春生·봄이 살아나는)이 시작되는 요즘인가 한다. 개나리가 한강변을 노랗게 물들였다가 금방 눈 밖으로 비껴나는가 싶더니 회사 앞 탐스럽게 눈을 자극하던 목련도 사그라 진지 며칠 째다. 그러더니 이번엔 지천으로 자리 잡은 벚꽃이 황홀한 빛을 발한다. 서울숲에도, 윤중로와 중랑천에도, 우리 동네 천호공원 도로가도, 아파트 초입 가로수에도 파란 이파리 하나 보이지 않는 올 누드 벚꽃 행진이 장관이다. 누가 진해 벚꽃만 진짜 벚꽃이라 얘기하며 진해축제만 벚꽃 축제라 말할 수 있으리오.

 

 대한민국 온 천지가 꽃의 거리, 화원으로 변화한 느낌이다. 한강 자전거 도로변도 녹색 풀잎으로 풀물이 진해가는 중이다.

 

 봄, 봄은 생명의 계절이다. 봄은 환희의 계절이자 치마끈 부여잡고 어딘가로 내달리며 나를 알리고픈 소통의 계절이다. 친구와 연인, 남편과 아내가, 상사와 직원이 마음을 툭 터놓고 겨우내  담아둔 못다 한 마음 속 묵은 얘기들을 주절거릴 수 있는 화통의 계절이기도 하다.

 

 그러나 돌연변이는 있다. 아직은 기온차가 들쭉날쭉 이어서 감기도 조심해야 한다. 엊그제는 아침 기온이 15〜16℃가 돼 윗옷을 훌훌 벗어 던지게 하더니, 오늘 아침은 다시 6℃로 옷장에 집어넣은 파커를 다시 꺼내 입게 만든다. 앞에서 볼어 오는 바람은 얼마이며, 미운 미세먼지에 황사는 또 얼마나 더 얄미운 골칫거리로 다가오는가?

 

 그러나 어제와 오늘이 다르고 바뀌고 또 변화하는 일상의 춘생이라 해도 이 봄을 마냥 껴안고 싶은 마음임을 감추고 싶지 않다. 그저 좋아하고 좋아지게 하고 싶은 마음이 우선인데 어찌 숨기고 싶으랴!

 

 당장 우리의 미래인 청년들이 마음껏 청춘의 꿈을 펼치지 못하도록 짙게 드리워진 암벽으로 애처로움과 상심이 깊고 크지만 그러나 이 또한 불원간 스러지고 말 것임을 이 봄을 통해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이 봄을 징검다리 삼아갔으면 싶다.

 

 한강 뚝섬유원지역을 지나 서울숲으로 들어서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육교를 건너면 한강관리사업소로 곧장 들어서게 된다. 이내 정원이랄 수도 없는 조그마한 공간이 곧 눈에 들어온다. 두어 평 돼 보이는 정원에는 어른 손 한뼘 크기의 작은 꽃나무들이 모여 옹기종기 서로의 자태를 자랑한다. 이 꽃들은 봄내음이 막 나기 시작할 무렵 아저씨들이 모종을 했다.

 

 매일 아침 애마(세븐-11)를 타고 이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출퇴근을 하는지라 그날 작은 봉지에 담겨진 꽃모종을 갖다놓고 땅을 고르고 거름을 준비하며 심기 직전의 장면을 봐서 그런지 기대가 컸다. 그리고 그 날 저녁 퇴근길 그 작은 공간 정원을 보면서 입이 함빡 벌어져야 했다. 어찌 그리 배열도 정성을 다해서 했을까? 크고 작은 꽃나무를, 그렇다고 정형화 시키지도 않으면서 자연적으로 구색을 맞춰 균형감 있게 심어 놓은 정성에 나도 모르게 그 분들을 향해 ‘고맙습니다’ 소리가 입안에서 절로 맴을 돌았다.

 

 지금도 정원의 꽃들은 기지개를 활짝 켜며 숲으로 향하는 상춘객들을 환한 미소로 맞이해준다. 무르익은 봄은 이제 더 큰 날 5월을 향해 막 달려가는데, 그와 함께 바라고 싶은 게 있다. 깊어가는 봄기운에 젖고 취해하면서도 한번은 주변을 돌아보는 작은 여유로움이 있었으면 더 좋겠다는 것을.

 

 나만이 아니라, 나와 함께하는 내 가족이며, 직장 동료도 생각해보고, 어딘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봄을 잊은 채 고뇌하고 있을 우리 이웃을 생각해보았으면 하는!

 

 어느 신문에서 읽은 짤막한 문장이 기억에 남는다. “내 이웃과 우리 대한민국을 ‘사과나무’(사과와 나눔으로 얻는 무한행복), ‘배나무’(배려와 나눔으로 얻은 무한행복), ‘감나무’(감사와 나눔으로 얻는 무한행복)가 울창한 행복 숲으로 가꿔가면 어떨까요?” 하는 포용의 글귀를....

 

 그런 봄으로의 초대. 그 마음으로 오늘의 춘생(春生)을 여는 우리들의 생활, 삶이 되었으면 하는 이 순간이다.(금당)

 

금당 이현오 / 수필가. 코나스 편집장(holeekva@hanmail.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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