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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진객(珍客), 하늘이 주신 귀한 손녀 우리 세영이
작성자 이현오 작성일 2017-09-13 조회 조회 : 8387 

 햇살이 따사롭게 비쳐드는 지난 토요일(9.9) 오후. 이 날 북한에게는 경사스런 날로 김정은을 정점으로 한 거대한 축하행사가 평양에서 열렸다. ‘9·9절 정권 창건일’이다. 하지만 우리 대한민국과 미국 등 국제사회는 이 날을 기해 북한의 추가적인 도발(지난 3일 6차 핵실험을 강행했다)이 있지 않을까 전 세계가 긴장의 눈으로 정보망을 가동해 북한을 감시하던 날이다.

 

 회사에서도 안보국 직원들이 아침 일직 출근해 뉴스 등을 모니터링 하면서 대책을 모색하고 있었고, 지휘부도 회장님을 위시해 관계자들이 나와 관련 사항을 논의에 열중했다.

이런 상황을 염두에 둔 때문인지 북한의 독재자 김정은은 한발 물러섰다. 이 날 모니터링 과 더불어 글을 쓰면서도 나는 시계를 자주 쳐다보곤 했다.

 

 이 날 우리 집으로 가장 귀한 손님, 집에서 제일 어른(?)으로 받들어 모셔야 할 진객이 오시는 날이기 때문이다.

 

 바로 첫 외손녀가 오는 날이다. 산후조리원에서 지난 2주 동안 본격적으로 세상과 만날 적응훈련(?)을 마친 세영이가 오기 때문. 오후 3시경 사위에게 전화를 하자 방금 전 집에 도착했단다. 드디어 서울 암사동 외갓집으로 세영이(태명 : 수돌-미니미)가 온 것이다.

 

 생애 첫 외가댁과의 만남이다. 당연히 그 자리에 할아버지(?!)가 대기하면서 맞이했어야 하는데 사정으로 인해 현장에 없어 미안한 마음과 아쉬움이 동시에 교차하기도 했지만.

 

 저녁 퇴근해 집안으로 들어서자 벌써 만만찮은 소리가 안방으로부터 흘러나온다. 입가에 스미는 미소와 더불어 “녀석 벌써부터 시작이구나” 하며 들어서자 제 아빠가 안아 주고 있는데도 무엇이 그리 마음에 들지 않는지 마구 울어댄다. 울음소리도 당차다. 조용했던 집안이 왁자하다. 사람 사는 냄새가 그대로 풍미한다.

 

 나 어릴 적 엄마 품에 안겨 젖가슴 만지작만지작 할 때면 엄마가 들려주는 알아듣지 못할 흥얼거림이며, 빨래더듬이 소리, 시장에서 외치는 소리, 펑펑 쌀 과자 튀기는 소리며, 훈계하며 찰싹 찰싹 내려치는 회초리 소리에 아이들의 깔깔깔 내지르는 웃음소리 등 바로 주변에서 들리는 듣기 좋은 소리들도 참 많지만 언제부턴가 이웃에서 사라진 애기들의 울음소리는 그 자체로서 얼음장 밑에서 졸졸 흘러내리는 얼음 녹는 생명의 소리이자 약동이며 동력으로 그 어떤 것과도 견줄 바가 없는 완전체이지 않을 수 없다.

 

 바라만 봐도 그저 미소가 어린다. 아이가 눈을 감아도, 눈을 떠도 내 얼굴엔 미소요, 웃는 듯해도 찡그려도, 징징대며 울어도 얼굴에 어리는 표정은 웃음이다. 세영이가 온다 해서 양평에 사는 세영이 이모 은경이와 이모부도 왔다. 저녁상이 푸짐하게 한 상 차려지고 세영이의 암사동 입성을 축하하는 축배의 잔이 부딪친다.

 

 결혼을 하고 나서도 지금까지 우리집 ‘(귀)염동이’로 온갖 어리광 다 피우며 엄마 아빠의 재롱동이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은경이는 세영이가 예뻐서 어쩔 줄 몰라 한다. 나와 서로 쟁탈전을 하며 안아보기를 갈망한다. “아빠는 집에서 자주 세영이 보잖아. 나는 1∼2주에 한번 볼 정도이니 내가 더 안을 거야”하며 팔에서 빼앗아 안는다. 그러면서 하는 말, “세영아, 너는 정말 귀여운 우리 집안의 귀여운 생명체야.” 하는 말에 모두의 입이 뻥 터진다.

 

 그런데 세영이의 울음이 장난이 아니다. 가만히 있지 않는다. 사람 사는 냄새가 바로 집안에 진동한다. 아마 모름지기 3000여 호 이 아파트에 아기는 세영이만이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어쩌면 애 엄마 우리 은지 호시절(好時節)은 다 가지 않았을까.

 

 1년 뒤 세영이가 돌맞이하기까지는 그 얼마나 많은 시간 가슴 졸이며 애를 태워야 할까. 은지 엄마인 내 아내가 그랬고, 내 엄마가 그랬고 나의 엄마의 엄마가 그랬을지니.

 

 가을의 문턱에서 새로운 기운을 안고 암사동으로 입성한 우리 세영이. 할아버지 할머니 밤 잠을 설치게 해도 좋고 온갖 심부름 다 시켜도 좋단다. 오직 건강 건강 건강하게 무럭무럭  자라주기만을 소원한다. 세영아, 환영하고 환영한다. 사랑해!(금당)

 

금당 이현오 / 수필가, 코나스 편집장(holeekv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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