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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어우 추워’ 최강한파! 그래도 한강은 달린다
작성자 이현오 작성일 2018-01-12 조회 조회 : 19782 

 천호대교 밑에서 잠실대교 아래까지 한강변 자전거 도로를 달리면서 흘깃 흘깃 바라본 한강은 오늘따라 유난히 고요하다. 아침 7시가 지난 시각, 추운 날씨만큼이나 사위(四圍)는 적막에 잠긴 모습인데, 그 많던 아침 산책객도 어제와 오늘은 눈에 찾기가 그렇게 쉽지 않다. 덕분에 마냥 호젓하다고 한 길을 홀로서 신나게 질주한다.

 

 새해들어 강력한 동장군(冬將軍)이 전국을 강타 중이다. 제주와 호남지방은 연일 10cm가 넘는 눈이 내려 차량들이 거북이 걸음이라는 뉴스고, 한파주의보에 경보까지 이어지며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방송 마이크를 잡고 카메라 앞에 선 기상캐스터의 새파래진 얼굴이며, 동동대는 모습이 안쓰러움과 함께 요즘 날씨가 '저렇구나' 함을 새삼 느끼게 된다.

 

 방송에서는 이렇게 요즘 기온이 곤두박질치고 추운 이유가 북극 온난화로 북극 한기(寒氣)가 남하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우리나라 5km상공에 북극의 영하35도 한기가 이례적으로 내려온 것이라는 것. 즉 중위도 지역의 제트기류가 약해졌다는 것인데, 이 제트기류가 북극의 한기를 막아주는 역할을 하는데 제트기류가 약해지면서 북극 한기가 남쪽으로 길게 내려오면서 혹한과 한파가 온 것이라는 거다.

 

 1.11일 아침 서울 온도는 영하 12.9도였다. 체감온도 17도. 그리고 12일 아침은 영하 15도. 물론 체감온도는 더 올라가서 20도라고 한다. 금년 들어 가장 추운 날씨다. 어제(1.11)도 나는 애마(자전거 세븐-11호)와 함께 한강을 달렸다. 영하 12도라고 하지만 그렇게 춥게 여기지 않고 평소에 비해 두터운 파커를 위로 덧입었다.

 

 그런데 역시 한겨울 날씨다. “우와, 오늘 왜 이렇게 추운거야?”정말 장난이 아니다. 상체는 두꺼운 옷을 입고 귀마개며 마스크, 파커에 달린 모자를 쓰기에 추운 줄 모르나 하체는 그야말로 무방비 상태였다. 겨울 자전거 유니폼이라곤 하지만 세찬 공기의 앞바람을 바로 맞으니 어찌해 볼 도리가 없다. 페달을 밟으면서도 번갈아 가며 한 손은 핸들을, 또 한 손은 허벅지를 문질러 대기에 바쁘다. 어느 순간에 도달해서는 애마에서 내려 허벅지를 문지르고 양손을 다리 사이로 해서 마찰을 하기에 여념이 없을 지경이었다.

 

 그렇게 암사에서 서울숲까지 약 14km거리를 달리는데, 11일 아침 한강에서 산책하거나 운동하는 시민들은 걷는 사람 10명, 그리고 애마(자전거)족 3명이었다. 퇴근 때는 걷는 이 3명, 애마족 단 2명 뿐.

 

 그런데 더 춥다고 경고(?)가 내려진 12일 아침에 걷는 사람은 17명, 자전거 페달에 힘을 가하는 분도 7명이 되었다. 오히려 더 많아진 것이다. 이 날 필자도 무장을 했다. 어제 부실했던 하체를 위해 무릎까지 내려오는 얇은 잠옷을 하나 더 껴입었다. 양말도 두터운 것으로 바꾸고 장갑도 속장갑을 하나 더 끼고, 상의도 가디건을 하나 더 입었다. 눈만 빼곡히 내놓고 애마 안장에 오른다.

 

 마치 중세시대 철갑옷을 입고 긴 창을 쥐고 말위에 앉아 역시 철제 옷으로 치장한 준마를 타고 적진(敵陣)으로 내달리는 장수와 같은 모습으로 페달에 힘을 가한다.

 

 이 때쯤이면 찬 기운이 엄습하든, 맞바람이 머릿결을 흩날리게 하든 상관없다. 애마에 바짝 엎드려 양발에 기(氣)를 모으면 어느새 얼굴 마스크 밖으로는 하얀 김이 바람을 타고 호흡마저 거칠어지며 등허리에서는 후줄근한 땀이 방울져 내림을 금방 알게 된다. 이내 아침 조기 출근길을 배웅한 아내의 잔소리가 ‘통’했음을 알게 한다.

 

아직 한강변 자전거 도로 군데군데 녹지 않은 얼음조각들이 도사리고 있다. 마치 올 한해도 언제 어디서 어떤 복병이 숨어 나타날지 모르니 조심하라는 경고의 메신저로 보이기도 한다. 작년 자전거를 타다 한강변에서 넘어져 크게 낭패를 본 필자의 입장에서 올해 ‘안전’은 개개인을 막론하고 국가가 신경을 곤두세워야 할 하나의 테제임을 강하게 던지고 싶다.

 

 강추위가 매섭게 몰아치는 가운데서도 아침 운동에 나서는 분들이 있듯이 사회 곳곳에서 크고 작은 저마다의 주어진 역할을 위해 멈추지 않는 역군들을 보게 된다. 모두에게 경의를 표하는 마음이다. 오늘도 나는 애마와 더불어 힘차게 한강을 달릴 것이다. 함께 하는 그 안에서 느끼는 혼자만의 세계를 그리고 그리면서.(금당)

 

금당 이현오 / 수필가. 코나스 편집장(holeekva@hanmail.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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