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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김정남의 남은 선택은?l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0-10-29 조회 조회 : 21553 

written by. 여영무


捲土重來냐, 제3국 망명인가.


  김정은이 지난 10일 김정일 후계자로 확정된 후 북한전역은 최근 온통 김정은 우상화를 위한 선전선동놀음으로 떠들썩하다. 북한은 당창건 65돌 축하 겸 김정은 띄우기용 특유의 선물공세로서 집집마다 고기와 술, 과자 등 특별배급을 하는 등 부산을 떨었었다.


 그가 김정일과 함께 미사일부대를 시찰하는가하면 음악회를 관람하는 등 곳곳에서 3대 예비독재자로서 거드름을 피웠다. 군대에서는 ''김정은 충성다짐''모임이 벌어지고 ''충성편지 보내기''운동도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관영매체들은 김일성의 젊은 시절 활약상을 담은 화면을 반복해서 내보냄으로써 김정은과 김일성을 동등반열에 놓고 3대 후계 세습의 정통성을 세뇌하기에 혈안이 되어 돌아가고 있다.


 김정은 3대세습 안착은 미지수


 하지만 김정은 권력승계의 성공여부는 미지수다. 뇌졸중으로 투병중인 김정일이 앞으로 얼마나 사느냐와 고모 김경희와 고모부 장석택 등의 노력여하에 달렸다. 밭에 씨를 뿌린다고 그 씨가 폭우와 가뭄을 견뎌내고 모두 열매를 맺는다는 보장은 없다. 김정은 역시 김정일의 우격다짐으로 졸속적 권력승계를 했다고 해서 곧 후계권력이 뜻대로 뿌리내려 굳어지는 것은 아니다. 최근 중국내에서 정치개혁목소리가 커지는 등 동북아 주변정세도 쏜살처럼 빠르게 변화하고 있어 김정은 후계를 둘러싼. 변수가 너무나 많다.


 거기다 김일성과 김정일 가계도는 전처 후처 등에서 여러 명의 소생으로 이복형제들이 복잡하게 우글거린다. 김일성은 첫 번째 처 김정숙과의 사이에서 김정일과 김경희를 두었고 후처 김성애와의 사이에서 경진, 평일(90년대부터 폴란드 대사) 영일 등 3남매를 두었다. 김정일은 5명의 부인 사이에서 정남, 정철 정은, 여정, 설송, 춘송 등 6남매를 두었다. 현재의 처 김옥 사이 소생이 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만약 김정은 후계뿌리가 흔들리면 이처럼 얽히고설킨 이들 이복형제들이 힘센 야심가들을 끼고 피비린내 나는 권력투쟁을 벌일 수 있다.


이복형제들 간 피비린내 나는 권력투쟁 부를 수도


 마치 고구려에서 연개소문이 사망한 후 그의 세 아들 남생(男生), 남건(男建), 남산(男産)이 권력다툼 골육상쟁을 벌이다가 나당(羅唐)연합군에 멸망하던 경우를 떠올릴 만큼 김정일 가계도도 복잡하게 얽혀있다. 다만 21세기 북한급변사태 시에는 羅唐군 대신 한미연합군대 중국군의 대결구도가 되지 않을까 매우 염려될 뿐이다.


 무엇보다 주목되는 것은 김정은 권력승계 후 후계구도에서 탈락한 김정남의 최근 폭탄발언이다. 그는 외신기자에게 3대 세습을 노골적으로 반대했고 김정은이 화폐개혁실패의 책임자이기 때문에 문책해야 한다고 중국을 방문한 아버지에게 들이댄 것이다. 한동안 해외를 떠돌면서 조용히 지내던 그가 아버지와 동생의 권력 갈라먹기에 처음으로 반기를 들고 본심을 드러낸 것이다.


  김정은을 둘러싼 가계는 복잡다단하다. 후계권력 승계에서 장자우선원칙이라면 김정일 장남인 정남(39)을 빠뜨릴 수 없을 것이다. 정남은 김정일이 성혜림과의 사이에서 낳은 유일한 아들이고 김정일은 후처 고영희(2004년 사망)와의 사이에서 정철과 정은, 여정 등 동복 3남매를 두었다. 정남은 동복형제가 한사람도 없어서 외톨이로서 외로운 처지다. 그런데다 이번에 후계자 지명에서 탈락됨으로써 생명이 위태롭게 되었다. 정은이 그를 암살하려다 실패했다는 외신보도도 있었기 때문이다. 2001년 정남이 여자와 함께 비밀리에 일본에 입국하려다 조사를 받음으로써 아버지 눈밖에 난후 권력승계에서 멀어졌다는 소문도 있다.


  그는 베이징과 마카오를 오가면서 잠적과 등장(외신회견)을 번갈아 해왔다. 중국이 김정남을 비상시 와일드카드로 보호하고 있다는 추측도 가능하다. 중국은 그를 평양권력층을 겨냥한 견제구로 이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김정남은 동생의 3대 세습 안착에 껄끄러운 부정적인 인물임에 틀림없다. 


 부인 셋을 거느린 김정남의 사생활도 아버지 못지않게 복잡하다. 본처인 신정희(30대후반)와 아들 금솔(13)이 베이징 북쪽 외곽에 살고 있고 둘째부인 이혜경(30대후반)과 한솔(15), 딸 솔희(12)가 마카오에서 함께 살고 있다. 셋째부인 서양라(30대후반)는 마카오에서 따로 살고 있다. 김정남은 사실상 무직자다. 그런데도 수년 동안 세 여자와 자녀를 거느리고 이곳저곳 배회하면서 호화생활을 하는 것을 보면 북한을 떠날 때 달러를 한보따리 들고 나왔거나 아니면 또 다른 든든한 후원자가 있는지 미스터리다.


 김정남이 당분간 중국의 보호를 받으면서 평양을 향해 이따금 가시 돋친 악담과 저주를 토하다가  동생의 암살위협에 계속 공포를 느낄 경우 제3국으로 망명할 것이란 추측도 배제할 수 없다.


 스탈린과 카스트로 딸들도 적국인 미국으로 망명


 역사상 특히 동서냉전시기 독재자들의 자식들이 이미 적대국으로 망명한 예들도 있었다. 소련 공산독재자 스탈린의 외동딸 스베틀라나 알리류예바가 1967년 미국으로 망명했다(그녀는 아버지 사망 후 다시 귀국했다) 그런가 하면 미국과 대립각을 세우는 쿠바 공산독재자 카스트로의 딸 알리나 페르난데즈가 1993년 크리스마 때 가짜 여권을 가지고 스페인관광객으로 위장, 미국으로 망명했다. 그녀는 현재 마이애미에서 라디오프로 진행자로서 카스트로의 공산독재핍박을 피해 미국으로 망명한 쿠바동포들에게 큰 위안과 고무가 되고 있다. 그는 라디오 방송 중 쿠바에서 공산독재가 사라지고 민주화될 때 고국으로 돌아갈 것이라면서 노골적으로 아버지의 공산독재를 비난했다.


  항상 암살위협에 노출돼 떠돌이 생활을 하는 김정남도 이들 두 사람처럼 정은의 영향력이 미치지 않는 제3국으로 망명을 선택할 가능성도 전혀 없다고 할 수 없다. 유럽등지에서 해외유학을 한 김정남은 영어구사력도 비교적 괜찮고 서구사회를 아는 자유분방한 청년이다. 따라서 생명의 위협을 느낄 경우 미국으로 망명할 가능성도 점쳐 볼 수 있다. 그의 외삼촌(성혜림의 오빠)과 외사촌들이 사는 한국에로의 망명 가능성도 있다. 다만 한국으로 망명할 경우 그의 이종사촌 이한영(김정일 전처 성혜림의 조카․당시 37세)이 1997년 2월 15일 북한이 남파한 테러리스트들에게 암살되었다는 사실이 마음에 걸릴지도 모른다.


 암살당시 북한은 성혜림의 모스크바 탈출을 계기로 김정일 등 북한권력층의 실상을 언론에 폭로해 온 이한영을 제거키로 하고 사건 한 달여 전 사회문화부소속 20대 테러전문요원 2명의 특수공작조를 긴급 남파했다. 북한의 범행은 그 후 체포된 부부간첩의 증언과 증거물 등으로 밝혀졌다.


 암살위협 공포 시달릴 경우 정치적 망명 가능성


 김정일의 전처 성혜림의 친오빠인 성일기 씨(1996년 63세)는 이한영 피살 때까지도 서울 은평구 갈현동에서 살고 있었지만 현재 생존여부는 알 수 없다. 김정일의 처조카 이한영에  이어서 후계구도에서 탈락한 그의 친자식 정남마저 한국으로 망명한다면 김정일에게(그때까지 생존할지 모르지만)는 치명타다. 김정남이 망명한다면 북한은 틀림없이 남조선 파쇼통치자들이 납치했다고 뒤집어씌우면서 미친 듯이 펄펄 뛸 뿐 아니라 제2의 ''서울불바다''와 전면전 위협을 하고 나올 것이 틀림없을 것이다. 복잡하게 얽힌 金씨왕조 후계권력구도를 둘러싸고 중국 품속에서 권토중래(捲土重來) 할 것인가 제3국 망명이냐 이것이 김정남의 미래 선택이다.(konas)


 여영무(뉴스앤피플 대표/전 동아일보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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