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방경찰청은 국군의 GPS 기술을 무력화할 수 있는 전파교란 장치 등 군사기술 정보를 수집해 북한에 넘기려던 비전향장기수 출신 대북(對北) 무역회사 대표 이모 씨(74)와 뉴질랜드 국적인 김모 씨(56) 등 2명을 이달 초 국가보안법상 간첩죄 혐의로 구속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들이 북한에 넘기려 한 정보는 군사용 GPS(위성위치추적시스템) 전파교란 장치, 레이더 장비, 탄도미사일 기술, 스텔스 항공기 도료 등 최첨단 군사기술 정보로 알려졌다.

 이들은 또한 북한군의 공격을 미리 관측할 수 있는 대공망 구축에 필수적인 고공 관측 레이더와 장거리 로켓 위치탐색 안테나(NSI 4.0), 전투기 조종사들이 활용하는 비행시뮬레이션 장비, 해안침투에 이용되는 수중탐지 장비 등과 관련한 정보도 수집하려고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뉴질랜드에서 무역을 해왔으며 지난해 7월 중국 단둥(丹東)에 있는 이 씨 소유 주택에서 북한 정찰총국 소속 공작원으로 추정되는 40대 남성으로부터 ‘군사정보를 수집하라’는 지령을 받았다.

 이 씨는 지령을 수행하기 위해 김 씨에게 부탁했고, 이 씨의 청탁을 받은 김 씨는 국내 방위산업체에서 근무했던 정모 씨 등에게 접근해 각종 군사기밀을 수집한 뒤 이 씨에게 e메일로 보냈다.

 이들이 수집한 정보는 우리 군이 사용하는 장비의 성능·제원·사용방법 등이 적힌 문건과 매뉴얼로서 일반인은 접근할 수 없는 비밀 정보로 알려졌다.

 주범인 이 씨는 1972년 2월 간첩죄로 무기징역형을 받아 복역하던 중 1990년 가석방으로 출소한 비전향장기수 출신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 정보가 북한으로 넘어갔다면 우리 군의 전력이 고스란히 노출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경찰과 검찰은 이들이 실제 GPS 전파 교란장치 기술을 북한에 넘겼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에 따라 지난달 16일 동안 수도권 지역에서 발생한 북한의 GPS 교란 시도가 이번 사건과 관련있는 지 조사하고 있다.(konas)

코나스 최경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