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 후 북한을 탈출하여 남한에 정착, 함께 대학을 다닌 친구 하나가 일찍이 미국에 건너가 막일을 하면서 겨우 먹고 살다가, 매우 단순한 인간인지라, 북한 동조자들, 한반도 적화통일을 부르짖는 집단에 포섭되어 몇 년 전 세상을 떠날 때까지 해괴망측하게 굴더니 이놈이 죽기 전에 내 친구 또 한 사람에게, “통일이 되면(물론 적화통일일 겁니다) 김동길은 당장 죽여 없이 하지 말고 죽을 고생을 시켜야 한다”고.

 내가 직접 들은 이야기는 아니지만, 친구라는 놈이 어쩌면 나를 두고 그런 수작을 하는 겁니까.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입니다. 그놈이 공부는 신학을 했습니다. 같이 학교에 다니던 때에는 틀림없이 ‘반공주의자’였습니다. 북에서 김일성의 그 꼴을 보고 월남했으니까. 그러나 이놈이 세뇌를 당하여 그런 몹쓸 인간이 되어 못된 수작만 골라서 하다가 하나님이 불러서 저 세상으로 가긴 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괘씸하기 짝이 없는 놈입니다.

 우리 사회에 그런 인간들이 여기저기 있다는 것은 통탄할 일입니다. 소련과 동구권은 다 망하고 없어진 오늘 그래도 김일성 왕조만은 만세를 누리기 바란다면 그것은 결코 제정신은 아니죠. 하루 빨리 이런 얼간망둥이 같은 놈들에 대한 전면 소탕전이 벌어지지 않고는 대한민국이 살아남을 가능성이 희박합니다. 아, 이제 무엇을 주저하리오!

김동길 www.kimdonggil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