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감축에 대비해야
미국 국방부가 앞으로 2년에 걸쳐 국내·외 기지에서 육군병력 4만 명을 줄이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전해지면서 해외주둔 병력의 재조정이 예상되고 있다. 7일 USA 투데이와 폭스 뉴스 등 미국 언론매체 등은 국방부가 오는 2017 회계연도(2016년 10월 1일~2017년 9월 30일)까지 육군병력을 현재의 49만 명에서 4만 명을 감축한 45만 명으로 조정하는 계획을 수립했다고 보도했다. 군무원도 1만7천 명이 줄어든다. 이날 마틴 뎀프시 합참의장도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이 같은 병력 감축계획을 보고했다.
미국 국방부는 그동안 국가부채로 인한 시퀘스터(연방정부 예산 자동삭감) 발동으로 지속적인 병력감축을 추진해왔다. 지난 2014년에는 52만 명에 달하는 육군병력을 올해는 49만 명으로 줄였고, 내년에는 47.5만으로 감축할 예정이다. 현재 계획에 따르면 2017년에 다시 육군병력은 45만 명으로 줄게 되고 2019년까지 42만 명으로 감축하는 방안을 국방부는 검토하고 있다.
미국은 병력감축에 따른 전력공백을 신속기동체제 순환배치로 보충할 계획이다. 미국의 병력감축은 이라크와 아프간 전쟁 종료로 인한 철군과 의회 시퀘스터로 인한 결과다. 미국육군 규모는 이라크와 아프간 전쟁기간에는 최대 57만 명에 달했다. 하지만 병력 규모가 앞으로 42만~45만 명 수준으로 줄게 되면 제2차 세계대전 직전의 규모로 돌아가게 된다.
북한의 점증하는 대량파괴무기(WMD) 위협으로 주한미군 병력은 당장 변동이 없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 감축을 예상해야 할 것이다. 가장 큰 이유는 주둔 명분 약화와 전작권 전환 추진이다.
주한미군은 현재 2만8천여 명으로 2사단과 7공군이 주력이다. 그런데 주한미군의 전·평시 한반도방어 10대 임무를 2004년~2008년 한국군이 모두 인수함에 따라 주둔명분이 크게 약화되었다.
이로 인해 기간 중 주한미군 약 1만 명이 한국을 떠났다. 2사단 예하 제1기갑전투여단이 지난주 해체됐고 그 자리를 미국 본토에 주둔 중인 1개 기갑여단이 9개월마다 순환배치 형식으로 채우고 있다. 장비는 주둔지에 그대로 두고 병력만 9개월마다 바뀌는 형식이다.
지난 1965년부터 한국에 주둔한 제1기갑전투여단은 전차와 장갑차 등을 보유한 기계화보병으로 병력은 4600명에 달한다. 이는 주한미군 병력의 15%에 해당하며 주한미군의 순환배치 규모로는 사상 최대다.
그리고 미국은 2007년에 한국의 요구에 따라 전작권 전환(한미연합사 해체)에 합의할 때 전환이후에는 지상군 대신 해·공군으로 지원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만약 이대로 간다면 2022년경 전환 이후에는 주한 美지상군의 주둔명분이 상실될 수 있다.
더구나 한국군은 매년 육군병력 1만 명과 예비군 10만 명 수준으로 감축하고 있다. 미국은 이런 한국군의 감군 추세를 주시하고 있을 것이다. 따라서 국방부는 이에 대한 대비를 해야 할 것이다. 차제에 주한미군의 전면철수까지 가져올 수 있는 ‘전작권 전환계획’의 폐기를 검토해야 한다. (Konas)
김성만 예비역해군중장(재향군인회 자문위원, 前 해군작전사령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