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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병 지원입영 롤 모델 수기집-27〕버리는 시간? 배우는 시간!

Written by. 이민수   입력 : 2014-01-26 오후 1:5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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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내용은 병무청(청장 박창명)이 2013년 육·해·공군 및 해병대에서 현역병 복무를 마친 예비역을 대상으로 지원입영 복무 후 취업 또는 학업에 도움이 된 사례를 모은 ‘현역병 지원입영 롤 모델 수기집’ 『내청춘에 충성2013』에 실린 글임.(편집자 주)

  나는 동국대학교에서 전자전기공학을 전공하는 학생이다. 군 복무에 대해 걱정을 하고 있던 어느 날 친구에게 한 이야기를 들었다.

 ‘전자전기공학은 발전기수리나 운용 쪽으로 군 지원 하는 것이 좋다는데?’ 친구의 말에 반신반의하며 이왕이면 국방의 의무를 할 바에 전공과 관련이 있고, 배울 것이 있을 것 같은 발전 장비 수리병으로 지원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 지원한 것이 합격이 되어 1월 24일에 입대를 했고, 그렇게 나의 인생에 도움이 되고 있는 중요한 선택은 이루어졌다.

 4주간의 훈련 후에 나는 종합 군수학교에서 병과교육을 받게 되었다 거기서 나는 발전기의 구조, 부품, 운용방법, 간단한 회로 등 여러 가지를 배웠다. 그 때에는 포상휴가 하나 때문에 그렇게 많은 공부를 하고 외우고 했던 것이 군 생활 전반에서 사용되었고 지금도 쓰이고 있다.

 그리고 나는 30사단 정비대대로 자대 배치를 받았다. 나의 일과는 말 그대로 발전 장비 수리병, 일반 장비 공장에서 발전기를 수리하는 역할이었다. 처음에는 외워야 할 것이 많이 있었다. 공구 이름, Inch 단위 변환, 회로도 읽는 방법, 납땜하는 방법, 그리고 발전기의 구조, 분해, 조립하는 법 등 많은 것을 머릿속에 집어넣어야만 했다. 물론 그것들과 병행하여 근무, 당직 등 많은 일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처음 몇 달은 여느 이등병과 같이 버벅대고 실수투성이였지만 일반장비 군무원들과 간부들 그리고 전우들 덕분에 숙련병사로 거듭날 수 있었다. 그 고마우신 분들에 관해 잠시 이야기를 하자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분은 괴짜 군무원 할아버지가 계셨다. 그 분은 정년퇴직을 얼마 남기지 않으셨던 분이었다. ‘내가 군대에서 먹은 밥이 누구보다 밀리지 않아!’하시며 항상 누구에게도 굽히지 않는 분이셨다. 그 자부심만큼 군무원 분은 발전기 부문에서 최고였던 분이었다.

 예를 들자면 소리만 들어도 무엇이 이상이 있는지 아셨고 수리하시는 그런 분이었다. 그리고 항상 자원을 아끼셨고 재활용하셨다. 그래서 뭐든지 다시 한 번 쓸데가 없나 생각하셨고 에디슨처럼 뚝딱뚝딱 만드셨다. 그 군무원 할아버지에게서 많은 것을 배웠던 것 같다.

 그리고 일반장비 반장님이 계셨는데 그분은 무섭지만 자기의 생각이 확고하셨고 그만큼 모든 일을 잘 보시고 정확하고 날카로우신 분이셨다. 적재적소에 병사와 인원을 배치하는 노련함과, 잘못된 부분을 지적하시는 매의 눈, 전체적인 그림을 보는 방법 등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한번은 반장님과 함께 전투장비 지휘검열을 나갔었다. 여기서 전투장비 지휘검열은 군 장비들의 상태를 점검하고 잘못된 부분은 지적하는 그런 검열이다. 그 전투장비 지휘 검열에서 반장님과 나는 한 부대에 방문하였다. 거기에서 15kw 발전기가 작동하지 않는다고 점검을 요청 받았었다.

 원래 각 부대에는 정비병과 담당 간부가 1명씩 있다. 그 분들이 못 고치던 것을 반장님은 보자마자 발전기와 관련이 없어 보이는 급유탱크의 호스를 확인하셨다. 찌꺼기와 잘못된 연료가 사용되었으니 연료를 교환해 주라고 하셨다. 그렇게 하자마자 바로 작동이 되는 것이었다. 그 일이 있던 후로 나는 어떤 문제가 발생하면 한 가지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다방면으로 생각하는 지혜를 배웠다.

 마지막으로 함께 일했던 전우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사는 지역과 나이가 달랐지만 후임, 선임 너나 할 것 없이 가족같이 서로를 아꼈고 단합도 잘 되었다. 힘든 훈련 후에는 항상 같이 P.X에 가서 냉동음식이나 과자 등을 함께 나누어 먹었고, 힘든 일 중에는 서로 손발이 되어서 임무를 함께 수행했다.

 한번은 내가 급성 장염으로 의무대에 입원했을 때의 일이었다. 갑자기 나타난 탈수증세로 급하게 입원하게 되어 갈아입을 옷과 물품들이 하나도 없었을 때 선임이 의무대에 와서 그 물품들을 가져다주었다. 그러면서 한 말이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 ‘너 때문에 내 일이 많아졌잖아! 그러니까 아프지 말고 빨리 나아서 일해 짜샤!’ 미소 지으면서 돌아가던 뒷모습이 얼마나 멋지던지... 그 선임과는 지금도 연락하고 지내는 사이이다.

 나의 일과는 내 특기에서도 잘 나타나 있듯이 발전기를 고치는 일이었다. 하지만 일반장비의 특성상 여러 가지 장비를 고칠 수 있어야 했다. 발전기에서 보는 회로와 엔진(휘발유, 경유)은 모든 기계의 기본이었고, 심지어 탱크까지도 비슷한 원리였다. 그리고 발전기 수리에 점점 숙련되어 감으로써 다른 장비도 고칠 수 있게 되었다.

 말 그대로 일반 장비. 작게는 선풍기에서부터 크게는 탱크까지 볼 수 있게 말이다. 또한 작전이나 훈련 시에는 발전기를 기동, 설치하여 전력을 공급하는 임무를 가지고 있었는데, 전략적 작전지에 발전기를 설치하여 전선 등을 배치하고 설치하는 과정에서 지형지물을 사용하는 방법, 주위의 가장 효율적인 도선 배치방법을 익히게 되었다. 이러한 일과들을 통하여서 어떤 기계나 실전에 두려워하지 않는 나로 거듭나게 되었다.

 이러한 일상들은 현재 나의 학업과 인생에서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먼저 학업에 도움이 되는 부분을 살펴보자면, 위에서 말했듯이 나는 동국대학교 전자전기 공학부에 재학 중에 있다. 현재 나의 전공은 회로를 보고 읽고 계산하고 설계하는 그러한 것들을 공부하고 있다. 하지만 군에 있을 때 나의 일과도 회로를 보고 읽고 잘못된 부분을 찾고 고치던 일이었다. 그러했기 때문에 미리 군에서 실전의 전문가이던 군무원들에게 회로를 읽는 방법들을 배웠었다.

 예를 들자면 왼쪽 그림의 회로에서 저 기호(C2)가 나타내는 것이 ‘캐패시터’이고 ‘전력을 저장하는 소자’라는 것을 나는 미리 알고 있었고 그러한 지식을 토대로 미리 공부할 수 있었다. 그리하여 이번학기에 회로이론 가 나오는 좋은 결과를 가질 수 있게 되었다. 또한 많은 공구(스패너, 멀티미터 측정기, 드라이버, 납땜 등)를 만져 보았기 때문에 전기회로 실습에서도 숙련된 솜씨로 역시 를 받을 수 있었다.

 이렇게 학업뿐만 아니라 나의 일상에서도 다양한 도움이 되고 있다. 아르바이트를 할 때에도 훈련 때 익혔던 전선 가설 등으로 인해 전기 시공 이러한 부분의 일도 나름 수월하게 할 수 있었다. 또한 군에서 배웠던 건물이나 제품의 구조적 모양을 파악하는 것과 한 가지 한 가지씩 대입하여 문제를 찾아내는 배제적 문제 해결방법을 사용하여 집에서 고장 난 선풍기 수리, 전구 설치, 드릴과 망치 공구를 사용하여 하는 일에 자신이 생겼고 고치기도 하고 있다.

 또한 군 생활에서 배웠던 것들은 앞으로도 나의 인생에서 많은 도움을 줄 거라고 기대하고 있다. 군에서 나의 전우들과 일을 하고 호흡을 맞춘 것은 앞으로 직장에서 가질 팀 프로젝트 등에서 많은 도움을 줄 것이다. 그리고 수리를 하면서 많은 제품의 구조 구상과 회로 구상을 생각하는 것을 습관으로 해서 전자설계 회로 설계 실습과 적용을 자신 있게 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하는 점은 인생에서 도움이 되는 좋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는 점이다. 내가 전역할 때 많은 후임들과 간부님들과, 군무원님들과 포옹을 하면서 헤어지게 되었다. 그 때 반장님이 안아주면서 하셨던 말씀은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세상에서 살기 힘들거나 배고플 때 언제든지 연락해라. 내가 뜨끈뜨끈한 밥 한 끼 사줄 테니...’

 많은 사람들은 ‘군대에서 2년을 썩는다, 버리는 시간이다’라고 말한다. 이러한 말들이 처음에는 나도 진실인줄 알았고 그렇게 생각했었다. 하지만 나의 군 생활을 되돌아보면 그 말은 다 거짓말이라고 생각한다. 위에서도 이야기했듯이 나의 군 생활을 돌이켜 보면 얻고 받은 것들이 너무나 많기 때문에 지금은 과 후배들에게 내가 직접 지원 입영을 하라고 소개를 시켜주는 그런 선배가 되었다.

 나도 두려워했었고,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도 두려워할 수도 있다. 하지만 확고한 자신감과 항상 배우는 자세를 가지면 군 생활 2년은 나를 성장시키고 도움이 되는 인생의 가장 중요한 시간이 되지 않을까?(Konas)

이민수

안보가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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