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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귀빠진 날
작성자 웃을꺼얍! 작성일 2014-12-10 조회 조회 : 3392 

지난 10월 3일은 내 생일이었다.

무심코 잊고 지나갈 뻔 했는데 SNS를 통해

국내외 지인들의 축하선물을 많이 받았다.

아름다운 글이나 꽃다발 사진, 감동적인 댓글을 접하니

정말 생일이구나 싶었다.

미국이라는 멀고 낯선 땅, 배워야 한다는 일념만으로

배곯음과 고달픔도 다 잊은 채 살아온 기나긴 세월.

어쩌면 나의 생일은 사치와 다름없었던 것이 아니었을까?

흔히 생일을 ‘귀빠진 날’이라고들 한다.

사전적 의미를 찾아 봤더니 ‘귀빠지다’는 ‘태어나다’라고 되어 있다.

산모가 아이를 해산할 때 가장 고통스러운 순간이

아이의 귀가 빠져 나오는 순간이란다.

귀가 빠져 나올 때 비로소 산모는 살았구나 하고 안도의 한숨을 쉰다는 것이다.

우리 어머니도 그렇게 나를 낳으셨을텐데 그런 내색은 한 번도 보이지 않으셨다.

그 시절 우리 어머니들은 아이를 해산할 때 댓돌 위에 고무신을 벗어놓고

내가 다시 저 신을 신을 수 있을까 하고 방으로 들어가셨다고 한다.

우리 어머니도 그렇게 막내를 낳으시고, 지금은 90이 넘으신 나이에도

아들 잘 되라고 새벽예배를 거르는 일이 없으시다고 한다.

그런데 나의 귀빠진 날이 왜 어머니의 날이 아니고 나의 날이 되었는지가 궁금하다.

해산의 고통으로 생사의 기로에서 모성은 초인이 되는 날이라는데 말이다.

세상 사조가 아무리 골백번 바뀌고 변해도 어머니의 이름은 영원한 어머니시다.

하늘같은 가없는 어머니의 은혜는 영원히 갚을 길이 없으련만…….

오늘따라 어머니의 그 넓으신 품이 사무치게 그립다.



 



Paul You Hyun Cho / 보스턴 새로남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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