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대통령 호주 북핵 발언에 비난 쏟아져
언론·야당·시민단체, "몰상식의 극치, 말 사기꾼, 안보발언은 신중해야"
"북한은 설사 핵무기를 갖고 있다 하더라도 (한국에) 치명적인 상처를 입힐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이기지는 못한다. 더욱이 정복은 불가능하며 정복은 커녕 지배는 전혀 더 불가능하다"는 노무현 대통령의 호주 발언이 또다시 도마위에 올랐다.
보수언론과 시민단체, 야당 등에서 8일 일제히 논평을 내고 대통령의 발언을 비난했다.
조선일보는 이날 사설을 통해 "80년대 운동권 대학생처럼 한가한 이론을 강의하는 (노 대통령의) 모습을 지켜보는 국민은 억장이 무너진다"며 국민의 안위를 책임지고 있는 대통령의 입에서 이런 말이 나왔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문화일보도 이날 사설에서 "노 대통령이 국군통수권자로서 북한 핵문제에 대해 기본 인식부터 보편적인 군사지식에 미치지 못하는 위험한 진단과 인식을 바탕으로 안이하게 대처하고 있음을 가감없이 보여주고 있다"며 대통령의 북핵인식이 위험수위를 넘었다고 비난했다.
뉴라이트전국연합(상임의장 김진홍 목사, 이하 전국연합)도 이날 논평을 내고 "국민의 목숨을 잡고 전쟁 가능성 운운하나"며 대통령의 발언을 비난했다.
전국연합은 논평에서 "노 대통령이 말한 '치명적 상처’란 도대체 무엇인가. 대한민국 국민 대다수가 핵폭발의 피해에 노출되더라도 북한과의 전쟁에서 이기기만 해도 된다는 말인가"라고 묻고, "1945년 8월 일본 히로시마에 떨어진 핵 폭탄으로 인구 34만명 중 14만명이 죽었고, 여기에 부상자 10만여 명은 평생 고통속에서 생애를 마쳤다"며 노 대통령의 부적절한 발언을 비난했다.
논평은 "대한민국의 안위를 책임지는 대통령이라면 전쟁 가능성을 최소한으로 낮추는데 전념해야 한다"며 "다수의 인명이 걸린 문제를 두고 '전쟁 가능성이 있다, 없다'로 쉽사리 말하는 것은 참으로 가벼운 언사다"라고 주장했다.
논평은 또 "안보는 단 1%의 가능성에 대해서도 대비를 해야 한다"며 "안보 포퓰리즘을 무기삼아 10%대의 형편없는 지지율을 끌어올리려는 계산은 하지말라"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의 비난은 "몰상식의 극치" "말 사기꾼"이라며 더 원색적이다.
한나라당은 특히 국군통수권자가 쉽게 꺼내지 않는 전쟁 가능성까지 언급한 부분에 대해서는 "대한민국 대통령인지 아닌지 도저히 믿기 어렵다"고 개탄했다.
김형오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주요당직자회의에서 "논리적으로도 대단히 부적절하지만 대한민국 국가안보의 최고책임자로서 도저히 상상하기 어려운 말을 종횡무진 거듭하는 그의 저의가 무엇인지…"라고 한숨을 내쉰 뒤 "이런 노 대통령의 언행이 북한의 오판을 불러일으키고 국민을 더욱 불안하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북핵 사태 이후 한국 정부의 어정쩡한 태도로 인해 변화된 것이 하나도 없다"며 "국제사회에서 이 모든 책임은 노 대통령이 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황진하 국제위원장도 "노 대통령의 말장난이 국민들에게, 국제사회에 '말 사기꾼'으로 각인될까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황 위원장은 "한미동맹이 저절로 되고 핵우산이 저절로 보장되는 것처럼 생각하는 전제 하에서 얘기한 것인데 (한미동맹 강화와 미국의 핵우산 제공을 받기 위한 노력을)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한 터에 이렇게 국민을 현혹시키는 발언을 하는 것은 대단히 걱정스럽다"고 우려했다.
황우여 사무총장은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기정사실화하면서 자신감을 갖고 국민을 안심시키려는 발언 정도로 들린다"며 "노 대통령의 이러한 발언이 핵무기를 폐기하려는 우방과 온 국민의 전열을 혼란시키는 것은 아닌가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한 뒤 "더욱이 이런 발언이 북한의 핵무기 포기에 무슨 도움이 될까 하는 되묻지 않을 수 없다.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고 맹비난했다.(konas)
정미란 기자 sori@kona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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