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방위청 연구원 "남북정상회담 열리면 北화해 제스처 취할 수도"
'북한민주화네트워크 창립 7주년 기념 정책 토론회'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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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케사다 히데시 방위연구소 주임연구원은 "90년대 초 북한의 핵개발 의혹이 부상했을 때 북한 정권은 더 이상 견딜 수 없을 것처럼 보였다. 94년 7월 김일성이 죽었을 때는 붕괴론에 한층 더 힘이 실렸다. '강력한 지도자가 사라졌으므로 통제가 약해져 분열된 후 붕괴한다'는 예측이 확산됐다. 대량아사자가 발생할 때도 붕괴론은 더 확산됐다"며 북한이 곧 붕괴할 것처럼 예측하던 당시의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경제난이 더욱 심각해진 북한 정권은 지금도 유지되고 있다"며 과연 현재 거론되는 북한 붕괴론이 맞는 것인지를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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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케사다 연구원은 최근 새롭게 북한 붕괴론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우리는 김정일 정권의 미래를 전망하기 전 먼저 짚어봐야 할 것이 있다면서 ▲집단지도체제의 가능성이 사라진 채 김정일에게 모든 권력이 집중됐고 김정일은 핵개발을 통해 '강성대국'을 기치로 선군정치를 내세웠다는 점 ▲북한의 경제상황은 여전히 어려워 중국과 한국으로부터 식량지원을 받고 있는데 그 분량이 연간 수십 만 톤에 이르고 있다는 점 ▲한국의 햇볕정책에 근거한 금강산 관광, 개성공단 등 대북지원사업도 계속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할 주요 변수로 꼽았다.
다케사다 연구원은 "북한의 군사력 강화가 김정일 정권의 붕괴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며 중국과 한국의 경제지원을 통해 체제를 유지할 것이다. 이를 가능케 하는 것은 북한 문화의 특수성에 기인한다"며 '선군정치'란 통치술에 불만을 가지는 주민들이 그렇게 많지 않다거나 경제 문제를 제외하고는 불평이 별로 없다는 점을 그 근거로 내세웠다.
다케사다 연구원은 북한이 앞으로도 ▲주한미군의 역할을 끝내는 것 ▲남북교류를 지속·확대하고 한미 동맹를 끝내는 것 ▲핵무기의 소형화와 미사일 사정거리 연장이라는 정책에 중점을 둘 것이며 이를 위해 ▲핵무기 개발을 계속하고 ▲주변국에 대한 외교활동을 강화하며 ▲남북관계 개선이라는 제스처를 취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 "만약 내년 남북정상회담이 개최된다면 북한은 연방제 제안과 함께 전시작통권 단독행사, 연합사 폐지 등 한미 군사동맹을 끝내는 프로세스를 주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향후 예상되는 상황에 대해서는 1)개혁개방정책을 적극 도입하고 핵폐기를 단행하는 '연착륙' 2)내부 봉기로 反김정일 체제 성립 3)내부 불만으로 인해 내란이 발생하고 결국 한국이 개입해 수습하는 '경충돌(Hard Crash)' 4)김정일 체제 종료 선언과 동시에 한국과의 통일에 동의하는 '연충돌(Soft Crash)' 5)핵폐기 거부와 체제의 지속, 대결구도 계속, 유사 상황 발생 가능성 고조 등 다섯 가지의 시나리오를 내놨다.
이 중 어떤 시나리오가 현실적 가능성을 가지는가는 ▲김정일의 생각과 성격 ▲미국의 대한반도 군사정책 추이 ▲정권 교체 등 한국 사회의 변화와 통일정책 ▲북한 내부 개혁세력이 낳는 발전의 확대정도 ▲북한에 대한 중국의 개입과 지원 수준에 따라 크게 변하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상의 시나리오 중 '연충돌'이 현실성을 갖기 위해서는 지금 북한이 미국, 한국과 공존정책을 펼쳐야 한다는 데서, '연착륙'은 아직 구체적인 후계구도가 없다는 점에서 실현성을 조금 낮게 봤다.
다케사다 연구원은 "북한 문제와 인권 문제는 '북한 주민들이 무엇을 원하는 지, 우리가 해야할 일이 무엇인지 먼저 파악하고 실천해야 하는' 중기적인 문제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결론을 내렸다.
이에 대해 토론자로 나선 김성한 외교안보연구원 교수는 "미국이 북핵을 해결하려는 의지가 많이 약해진 것 같다고 하셨는데 이것이 사실이라면 우리 민족의 운명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며 몇 가지 의견을 내놨다. 김성한 교수는 "항구적인 한반도 평화체제의 정착을 위해 미국이 전향적인 태도를 취했다는 것으로 미뤄 미국이 생각하는 북핵문제의 시간표가 그렇게 길지 않은 듯 하다"며 미국, 한국, 중국이 2008년 정도까지 북핵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이 문제가 장기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남북정상회담 등을 통해 북핵의 위중함을 감추기 위해 추상적인 비전을 제시할 가능성이 있다"며 "마치 한반도에 평화가 올 것처럼 제스처를 취하는 북한을 항상 경계하면서 북핵 문제에 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케사다 연구원은 "김 교수님의 의견에 동의한다"며 "최근 남한 내에서 '북한은 남한에게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돌고 있는데 김정일은 최후의 순간이 오면 결국 핵무기를 사용할 것"이라며 한국 정부가 환상에 빠지지 말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두 번째는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역사학 교수가 발제를 맡았다.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수는 "한국에 한강의 기적이 있었다면 북한에는 대동강의 기적이 있다"며 북한 체제의 생존을 '대동강의 기적'이라고 불렀다.
란코프 교수는 "북한은 국내적으로 공산권에서도 유례가 없는 사회통제, 대외적으로는 대외압력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 체제 특성 등으로 인해 지금까지 유지되었다"고 분석했다.
그는 "현재 주변국가들은 북한의 붕괴와 남북한의 통일을 하나의 '악몽'으로 취급하고 있는 것 또한 북한 정권의 유지에 도움이 되고 있다"며 한반도 분단 상황의 유지를 통해 북한을 완충지역으로 두려는 중국과 러시아, 통일 한국의 출현을 별로 좋아하지 않을 일본, 북한의 붕괴로 인한 급격한 통일을 두려워하는 남한의 생각 등이 북한 붕괴라는 시나리오를 피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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란코프 교수는 "그러나 북한은 앞으로 장기 생존이 불가능하다"며 미공개 동영상을 통해 일반 국민들이 사회안전원에게 대항하고 덤벼드는 장면을 하나의 증거로 체제 붕괴가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최근 많이 나오고 있는 '김정일 체제가 붕괴된 후에도 단계적인 개방개혁을 통해 중국처럼 발전시켜야 한다'는 대안에 대해서도 "수십 년 동안 북한 주민들을 통제하면서 생존할 수 있을 것이라는 가정이 깔려 있다"며 "실제 북한 주민들은 정치경제적 통제를 원하지 않는다. 남한의 사정에 대해 잘 알게된 북한 주민들에게는 남한이 매력적인 대안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차두현 국방연구원 연구위원은 "북한은 이대로 가면 결국 아래로부터의 욕구분출로 붕괴될 수도 있다. 최근에는 북한의 붕괴근거가 보이고 있다"며 최근 북한 내부의 상황이 흥미롭게 변하고 있음을 설명했다. 차두현 연구위원은 "중국이 가장 원하지 않는 상황은 북한이 핵무기를 갖는 것보다는 미국과 군사적으로 직접 맞닥뜨리는 상황"이라며 결국 북한이 핵무기 개발을 그만두지 않으면 미국과의 합의 속에 중국이 개입하지 않을까 하는 예측이 난무하는 국내 상황을 설명했다.
한편, 토론회 직전 올해 8월 경 북한 내 실정이 찍힌 영상이 10여 분간 공개됐다. 국내에서 최초로 공개된 이 영상에는 사회안전원(한국의 경찰)과 운전사 간의 멱살잡이, 남한에서 구호품으로 온 쌀을 국가에서 통제하지 못하고 장마당에서 판매하는 모습 등을 보여줘 북한의 기초적 사회통제질서가 붕괴했다는 것을 암시했다.(konas)
전경웅 코나스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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