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정 통일부장관의 이념적 정체성을 묻는다
이재정 통일부 장관의 ‘북한 옹호’ 발언이 온 나라를 경악케 하고 있다. 그는 북한의 빈곤에 남한도 책임이 있다며, 북한 핵실험 원인 중 하나로 빈곤을 꼽았다. 그러나 이 장관의 언급은 본말을 전도한 것이다. 김정일조차 “인민이 제대로 먹지 못하고 있음을 알면서도 부강한 조국 건설을 위해 자금을 그쪽 부문(핵·미사일)으로 투입했다”고 인정한 바 있다.
1999년 노동신문 내 용이다. 빈곤 때문에 핵·미사일을 개발한 것이 아니라, 핵 개발 야욕 때문에 주민들의 빈곤을 강요한 것이다. 미국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는 3일 북한이 김정일 부자 신격화에 예산의 40%를 사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북한의 빈곤이 남한 책임이란 말도 궤변이다. 6·25 후 반세기 주민 복리보다는 남한 적화에만 열중하다보니, 오늘날과 같은 빈곤이 도래한 것이다. 1990년대 중반 체제붕괴까지 몰고 간 경제난은 내부의 사회주의적 ‘체제(systemic) 모순’ 때문에 야기된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내려진 평가다.
그동안 남한은 북한을 많이 도와주었다. 2000년 남북정상회담 이 후 시작된 천문학적 규모의 ‘퍼주기’가 이를 말해 준다. 북한이 ‘자력갱생’할 의지가 있었다면, 김대중-노무현 정부가 퍼준 현금과 물자로 경제회복을 몇 차례하고도 남았을 것이다. 그러나 북한 정권은 이 자원을 핵·미사일 개발에 쏟아 부었다.
이재정 장관의 왜곡된 시국관이 드러난 것은 처음이 아니다. 장관 임명 인사청문회에 나와 “김일성 남침 규정은 부적절하다 … 북 인권탄압·불법행위의 확실한 증거가 없다 … 북핵 문제를 해결하려면 미국이 핵 값을 북한에 지불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북한의 ‘선군정치’에 대해서는 ‘그쪽의 통치이념’이라고도 했다. 과연 대한민국의 국무위원으로서 적절한 북한 인식인가? 이 장관은 그의 일관된 ‘북 옹호’ 발언에 대해 해명·사과하고 물러나야 한다.
지금 한반도는 지난해 ‘7·5 미사일 발사’와 ‘10·9 핵실험’으로 긴장이 고조돼 있으나, 이 정권의 안보 무시 정책으로 국민은 안보불감증에 빠져 ‘주택 문제’같은 이슈에 함몰돼 있다.
또 올해 대선을 맞아 정치적 혼란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북한은 이 틈을 놓칠세라 ‘신년 공동사설’을 통해 “매국친미적인 섭쩜 매장해 버리자”며 ‘반(反) 한나라당 캠페인’을 선동하고 있다. 여기에 남북공동선언실천연대 등 친북 성향 단체들은 ‘반 보수대연합 구축’ 등 북의 선동에 공명(共鳴)하는 주장을 내놓으며 사회불안을 조성하고 있다. 남북정상회담 논의도 꺼지지 않고 지속되고 있다.
지난 연말 사담 후세인이 처형된 이후 미국 ‘워싱턴 포스트’는 김정일을 후세인에 앞서는 ‘살인 독재자’로 묘사했다. 지금 한반도 북부는 지구 최후·최악의 ‘폭정’지역으로 남아 있다.
그런데 이 폭정을 옹호·지지하는 반 인륜적 세력이 남한에 확산되고 있으니, 이 역사적 과오를 어찌할 것인가? 지난 연말 워싱턴 포스트는 한국이 북핵 폐기보다는 북 정권 지탱을 중시하기 때문에, 핵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통일부 수장으로서 북한 입장을 옹호하는 이 장관의 이념적 정체가 궁금하다. ‘자유민주주의’는 우리의 국가이념으로서, 국민 간 합의된 신념체계이며 국민통합의 원천이자 통일정책의 기초다. 통합은 가치관의 합치 없이 이뤄지지 않는다. 지금 우리는 시대착오적 친북·좌파 이데올로기가 자유민주 이념을 공격하는 괴이한 시대에 살고 있다. 자유민주를 강조하는 데 대해 색깔론이라고 공격하는 것도 좌파의 상투적 수법이다. 이렇게 볼 때, 이 장관 발언을 문제 삼은 야당 논평에 대해 여당 대변인이 “색깔론 제기이자 이념대립 선동”이라고 비판한 것은 어불성설(語不成說)이다.(Konas)
홍관희(안보전략연구소장)
※ 이 글은 문화일보 4일자 「포럼」에도 실린 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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