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有事時'와 미·일 軍事공조
한국은 무엇을 하고 있나?
미국과 일본이 ‘한반도 유사시(有事時)’를 전제로 군사 공조를 강화하고 있다.
美·日 양국이 상정하는 ‘한반도 유사시’란 어떤 상황인가? 첫째 일본 본토가 아닌 한반도 유사상황이다. 곧 일본에 대한 직접 공격이 아닌 ‘주변 사태’로서, 북한 급변사태나 남북 군사충돌 등의 사태를 말한다. 둘째 일본에 대한 직접적 무력 공격을 상정한 ‘일본 유사’ 상황이다. 미일은 아울러 대만 사태에도 공동보조를 다짐하고 있다.
미일 양국은 이러한 ‘유사’ 상황을 상정, 금년 가을 완성을 목표로 공동 군사작전 계획 수립에 착수했다고 한다.
미일 군사공조는 역사가 꽤 깊다. 1996년 4월 양국은 ‘미일 新안보공동선언’을 발표하고, 이어 효율적인 군사협력을 위해 1997년 9월 ‘미일 新방위협력지침’(신가이드라인)을 작성·발표하였다.
이 ‘지침'의 제정과 더불어 미일 군사협력이 일본 본토 중심에서 주변지역으로 확대되었다. 양국은 한반도 급변사태 및 북한의 핵·미사일 공격 등에 대해 공조체제로 대응하게 되었고, 2002년에 한반도 급변사태를 상정한 ‘미일 공동작전계획 5055’를 수립하였다.
일본 정부는 이어 미국과의 안보협력 구도에 입각, 2004년 12월 향후 10년간 안보정책의 지침이 되는 새로운 '방위계획의 대강'을 결정하였다. 이는 9·11테러 이후 국제테러 및 대량살상무기의 확산 등의 새로운 위협에 대처하기 위한 것으로, 내용상 자위대의 해외활동을 본격화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이번에 만들어지는 공동작전 계획은 단순한 ‘개념화’에 불과했던 2002년의 작전계획을 세부적으로 구체화하고 실천 가능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 내용을 구체적으로 보면 첫째 북한으로부터의 난민 대책이다. 일본 정부는 북한 붕괴 시 10~15만 규모의 난민이 일본 서북부 연안에 유입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일정 시설을 개방, 난민을 수용할 계획을 갖춘다는 것이다.
둘째, 한반도 유사시, 한국에 주재하는 미일 양국 주민의 소개(疏開) 계획이다. 한국에 체류하는 3만 명의 일본인과 8만 5천명의 미국인을 공동작전을 펼쳐 안전하게 일본으로 수송한다는 계획이다.
셋째는 조난한 미군 병사의 수색과 구조, 30여곳에 해당하는 일본 공항·항만의 미군 사용 허가, 그리고 각종 첨단 군사력 강화이다. 예컨대 자위대가 향후 10년 간 지대공유도탄 PAC3 16기, 해상배치형 미사일 SM3를 탑재한 이지스함 4척을 배치하고, 주일미군이 올 여름까지 SM3 탑재 이지스함 5척을 배치한다는 계획이다.
넷째 양국은 일본에 대한 북한의 탄도미사일 공격을 상정, 미사일방어(MD)체제를 강화하고 ‘적(敵) 기지’ 공격 등 보복 조치도 계획하고 있다.
다섯째 양국은 대만 유사시에 대비해 군사적 공동 대처를 다짐하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중국 측의 반발도 예상된다.
한편 이번 미일의 공동 군사작전 계획은 ‘북핵 6자회담 무용론(無用論)’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CRS(미의회조사국) 래리 닉쉬 박사는 이번 계획을 핵협상이 결렬되고 있는 시점에서 북한 핵실험에 대한 미·일의 군사적 반응으로 해석하고 있다.
한반도 유사시에 대비해 한국 정부는 무엇을 하고 있나?
우선 ‘북한이 붕괴할 리도 없고, 붕괴해서도 안 되며, 북한의 핵·미사일이 남한을 겨냥한 것도 아니쟎느냐’ 라는 식의 집권 세력의 비현실적이고 비도덕적인 인식으로는 다가오는 유사시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없다는 것이 분명해지고 있다.
‘작계 5027’은 북한의 무력도발에 대한 한미 양국의 대응계획을 말하는데, 한미 양국이 전시작전권 이양에 합의하고 한미연합사를 해체키로 한 상황에서 ‘유사시’에 대한 실질적인 논의가 이루어지기 어려우리라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그나마 ‘10·9’ 핵실험 이후 북한의 핵전 가능성에 대비해 감시정찰과 선제타격, 핵방호 계획 등을 강화하는 것으로 바꿔 한미 연합사령관에게 전략지침을 내린 상태다.
‘작계 5029’는 북한 붕괴 시 한미 공동작전을 상정한 것으로 1999년 만들어져 이후 상황에 맞게 업그레이드 해왔다. 그러나 2004년 4월 盧무현 정부의 국가안전보장회의(NSC)는 북한 급변사태에 대비한 미국과의 ‘작전계획 5029’ 논의를 “북을 자극할지 모른다”는 이유와 ‘5029’ 초안에 따를 경우 북한에서 정변이 발생했을 때 미군이 북한의 상황을 장악하게 돼 있다는 이유로 중단했다. 한미 연합군의 북한 진입을 상정한 ‘5029’를 미군의 장악으로 단정한 것은 현실 왜곡이다.
그러다가 ‘10·9’ 핵실험 이후 기존의 개념계획을 보완하기로 미국과 허겁지겁 합의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0월 38차 한·미 안보협의회에서 구체화 작업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졌으나, 그나마도 군사력 운용방안을 제외하는—작전계획으로의 승격이 아닌 개념계획에 한정하는—내용으로 절충이 이루어졌다.
최근 북한의 2차 핵실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美 ABC방송이 美국방부 고위당국자의 말을 확인 보도한 것을 보면, 그 가능성을 간과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한국정부는 아직 “증거가 없다”는 말만 되풀이한다. 지난 해 ‘7·5’ 미사일 시험발사 때와 ‘10·9’ 핵실험 때 당하고도 변함없이 무책임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북한은 부시행정부가 이라크戰 혼미, 이란 핵개발, 내부 여론 악화 등 난관에 봉착해 있음을 이용, 핵무장 고지에 오를 태세다. 상대방 약점을 최대한 이용, 밀어붙이는 종래의 전략이 주효해 보인다.
그러나 북한 내부 문제도 간단치 않다. 북한체제는 유례없는 1인 세습독재로서 주민 복지는 완전 외면하고 모든 국가 자원을 대량살상무기(WMD) 개발에 올인 투입하고 있으나, 그 와중에 ‘체제 와해’도 점차 가속도를 얻으며 진행되고 있다.
북한 체제의 위기는 일종의 ‘관리 위기(management crisis)’로서 내부의 치안·질서의 붕괴로부터 시작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특히 금년은 식량 위기가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통상 2월은 춘궁기(春窮期)의 시작이고 3~4월이 그 절정인데, 올해는 1997년 이후 최악의 식량위기가 도래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중 양국이 UN 등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를 막고 북한 지원에 나서는 탓에 김정일 체제가 지탱되고 있으나, 내부로부터의 붕괴 위기도 간과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럼에도 새해 벽두부터 북한 당국은 2007 남한의 대선을 이용, ‘反보수대연합’이라는 대남 선전을 강화하고 있다. 향후 예측불허의 한반도 유사시에 대비하는 노력이 절실히 필요하다.
홍관희(안보전략연구소장/http://khho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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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1-07 오후 7:36:4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