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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核, 美는 현상유지 정책 펼 것"

왕지쓰 北京大교수, 관훈클럽 초청강연서 주장

Written by. 전경웅   입력 : 2007-01-18 오후 4: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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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은 북핵 문제에 대해 현상유지책을 쓰게 될 것이다."

 중국 후진타오 주석의 외교 브레인으로 불리는 왕지쓰 베이징대 교수의 말이다. 관훈클럽은 창립 50주년을 맞아 18일 정오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왕지쓰 북경대 교수 초청강연'을 열었다. 왕지쓰 교수는 이날 강연을 통해 "향후 2~30년 동안에도 미국은 현재와 같은 세계 최강의 경제적 군사적 지위는 유지하겠지만 이라크 전쟁, 테러와의 전쟁 등으로 인해 전략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보며 "북핵 문제 또한 지금 미국에게 최고 현안인 중동 지역 문제 때문에 현상유지 정책을 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초청강연을 한 왕이쓰 베이징대 교수. 후진타오 주석의 외교자문역으로 알려져 있다. ⓒkonas.net

 왕지쓰 교수는 먼저 미국의 미래와 미중 관계에 대해 어떻게 보는지 설명했다. 왕 교수는 향후에도 오랜 기간 동안 미국의 쇠락이 가시화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제하면서 "그러나 2003년 3월 이라크 전쟁으로 인해 (미국은) 냉전 이후 유례없는 고립에 빠졌고 세계인의 강력한 비난과 대다수 국가의 명확한 반대에 부딪혔다"며 이라크 포로 학대, 교토의정서와 도하라운드, 이스라엘 변호 등을 예로 들며 "이런 미국의 이중적 태도들이 국제적으로 도덕적인 위엄과 행위의 합법성, 동맹국에 대한 영향력에 큰 손상을 끼치게 됐기 때문"에 향후 미국의 영향력이 쇠락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왕 교수는 "세계화가 진행될수록 그 반작용으로 반미정서는 늘어갈 것"이라며 "미국이 어떤 선의의 제스처를 취하고 어떤 정책조정을 하던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 위치에 있는 한 전세계적인 반미정서는 수그러들지 않을 것"이라면서 마치 전세계가 미국에 반대하는 것처럼 주장했다. 그는 결국 이런 세계적 상황에 따라 부시 대통령은 남은 기간 동안에도 강경한 정책을 고수할 것이라고 추측했다. 이런 세계적 상황에서 미중 관계는 갈수록 상당 부분 협력적인 관계를 유지하게 될 것이라고.

 왕지쓰 교수는 "반면 미중 관계는 2001년 부시 대통령이 당선되고 9.11테러가 일어난 이후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왔다"고 주장했다. 그 원인은 미국이 중국을 당면한 안보위협으로 보지 않기 때문이라고. 왕 교수는 "테러가 이슬람과 결합되는 바람에 반테러는 곧 반이슬람이 되어 버렸다"며 이 때문에 반테러 전쟁을 수행하는 부시 행정부에게 중동이 가장 중요한 지역이 되어 버렸다고 분석했다.

 그는 "중국 또한 이슬람과 테러의 결합을 바라지 않는다"며 이란, 아프칸 등에서 양국의 이해관계가 일치하는 것은 아니지만 전반적으로는 공통점이 많다고 설명했다. 왕 교수는 또 테러리즘 소탕, 환경, 에너지, 밀수품 단속과 같은 곳에서도 양국은 협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 다음에는 중국이 미국의 최대 경제동반자가 되었다는 점도 중요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중국의 수출규모가 조만간 독일,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가 되면 미국과 중국의 협력관계가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런 긍정적인 면과 함께 부정적인 면에서도 양국의 이해가 일치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은 중국의 아프리카 정책과 중남미 협력관계, 러시아와의 협력확대 등을 우려하는 반면 중국은 미국이 유럽과 함께 자기네 나라에 압력을 가할까 두려워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이해관계 때문에 앞으로 미중 양국은 협력적 관계로 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토론은 관훈클럽 창립 50주년 기념으로 열린 것이다. 왼쪽부터 김영희 중앙일보 대기자, 왕이쓰 베이징대 교수, 이재호 동아일보 논설실장, 박승준 조선일보 중국전문기자가 패널로 참석했다. ⓒkonas.net

 왕 교수는 세번째 주제로 중국의 대외정책에 대해 설명했다. 중국은 주변 지역에서 문제가 발생하는 것을 원하지 않으며 지금 당면과제는 오직 국내 안정이라고 전했다. 그는 "우리 지도자들은 중국을 가난한 나라라고 부른다. 중국이 최근 급격하게 발전하고 있지만 아직 멀었다"며 "상하이, 베이징을 방문하면 발전했다고 보겠지만 내륙지역이나 주변지역을 가보면 아직도 매우 가난하다. 이런 빈곤한 나라가 어떻게 미국과 세계 패권을, 혹은 지역패권을 논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왕 교수의 발표가 끝나자 김영희 중앙일보 대기자가 북핵 문제와 한반도를 보는 중국의 시각을 물었다. 이에 대해 왕지쓰 교수는 "북핵 문제는 빠른 시간 내에 해결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 이유는 한반도, 대만보다 더 중요한 중동, 이스라엘 문제 때문에 신경 쓸 겨를이 없기 때문이라고. 이런 상황에서 중국, 일본, 한국, 러시아가 미국의 군사적 행동을 반대하고 있기 때문에 전쟁이 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왕 교수는 "미국 관리들이 저와 이야기할 때 북한의 정권교체를 원하지는 않더라"며 "김정일 정권이 변하는 것은 매우 어렵기 때문에 미국은 그다지 방법이 없다. 현상을 유지할 수 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그는 또 중국 인터넷 등을 통해 나오는 의견에 대해 "중국 인터넷을 보면 김정일을 동정하는 의견이 많다. 하지만 정부의 입장이 그런 건 아니다"며 중국은 국내 정치 문제로 북핵 문제에 크게 신경쓰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강연은 왕지쓰 교수가 중국 정부의 외교정책 자문역답게 현재 중국 정부의 정책에 대한 해명 위주의 발표였다. 때문에 중국의 속내를 듣기에는 어려웠다. 대만 문제에 대해서도 "미국은 대만에 신경 쓸 겨를이 없다" "부시는 천수이벤을 안 좋아한다"며 '하나의 중국' 정책을 정당화하는 발언을 주로 했다. 한편 이날 강연회에는 국내 언론과 함께 더 많은 수의 중국 언론 기자들도 많이 참석해 중국이 이미 우리들의 생활 깊숙이 들어와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konas)

 전경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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