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훈처, 향군 言路 틀어막는 '안보활동 지침' 시달 파문
성명서·강연내용 사전 제출·협의 요구···"안보활동 옥죄기" 비난
국가보훈처(처장 박유철)가 재향군인회의 안보활동에 제동을 걸고 나서 파장이 예상된다.
국가보훈처는 지난 19일 대한민국재향군인회장을 수신자로 '호국·안보활동 관련 통보'라는 제목의 공문서를 보냈다. 재향군인회를 감독하는 관청으로서 향군의 대외활동인 호국·안보활동에 대한 가이드 라인을 정한 지침을 내린 것이다. '권유'가 아니고 '지침'이란 점에서 강제성이 있는 공문으로 해석된다.
보훈처가 작성한 '호국·안보활동 관련 지침'에는 안보 현안과 관련해 향군이 성명서나 보도자료, 입장표명 등을 할 경우 정부를 비방하지 말 것과, 발표내용을 사전에 (보훈처에)제출·협의 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겨져 있다. 또 향군 안보강사가 외부 강연시 강연내용을 사전에 확인토록하는 내용과, 올 1월부터 운영되고 있는 향군의 안보복지대학원 운영을 대선 이후로 연기토록 요구하는 내용이 담겨 있어 향군이 앞으로 이 지침을 따를 것인가가 주목된다.
보훈처가 그간 향군의 성명서 발표나 집회 등 대외 안보활동에 대해 향군 관계자들에게 못마땅해 하는 발언을 한 일은 수차례 있었으나 이처럼 공문서를 통해 단체활동을 옥죄는 '지침'을 내린 것은 처음있는 일이다.
80년 초 신군부의 '보도지침'을 연상케 하는 이같은 지침을 공문서로 전달한 배경에 대해 보훈처는 구체적인 설명이 없다. 보훈처 관계자는 정부 타부처나 여당 등 외부의 압력이나 요구에 따라 지침이 작성된 것인지, 보훈처 자체 판단에 따른 것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위에서 지시한 것'이라고만 말할뿐 그 '위'가 누군지에 대해서도 설명이 없다. 다만 이 실무자는 '지침' 내용이 보훈처장에게 보고돼 내부결재를 거친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향군에 발송한 공문서는 제대군인지원과장(신명철 서기관) 전결로 이뤄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보훈처가 이처럼 향군의 대외활동을 옥죄는 공문서를 발송한 것은 최근들어 향군이 전개하고 있는 일련의 안보활동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향군은 지난해 9월 '전시작통권 단독행사 유보 범국민궐기대회'를 대규모로 개최했고, 이어 전작권 환수 반대 1천만 서명운동에 동참하여 현재까지 서명운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서명운동 출범시에는 박세환 육군부회장이 정치활동에 관여했다는 보훈처의 지적(향군회법 제3조 '정치활동의 금지' 조항 위반)에 따라 자진 사표를 내는 해프닝도 있었다. 향군은 전직 국방장관 등 군수뇌부들의 전작권 관련 단체행동을 지지·동조해 왔다.
향군은 또 왜곡된 국민 안보의식을 바로잡는다는 차원에서 올해 초부터 '향군안보복지대학원'을 운영, 지난해 선발한 60여명의 안보강사로 하여금 전국을 순회하며 향군회원과 국민을 대상으로 안보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이와 병행해 향군은 또 '21C율곡포럼'을 오는 31일 창립하고 매월 1회씩 강연회를 계획하는 등 대국민 안보교육에 '올인'하는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박세직(朴世直) 향군회장은 이에 앞서 지난 2일 오후 서울 잠실 향군회관에서 가진 2007년도 시무식에서 "훌륭한 지도자를 선택하려면 유권자인 국민의 의식이 올바로 서야 한다"며 "향군이 국민들의 생각과 사상을 올바로 계도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이날 향군 임직원과 기업체 간부들이 참석한 시무식 연설에서 "지난 50여 년 간 북한의 집요한 통일전선전술에 의해 국민의식이 극히 좌경화되어 위험수위에 도달했다"며 올해를 '국민 대각성의 해'로 정하고 향군이 이 운동에 앞장설 것을 강조했다. 자신이 직접 붓으로 쓴 '國民大覺醒의 해'라는 휘호를 보여주며 이같이 강조한 것이다.
기고문을 통한 반론도 실었다. 지난 17일자 조선일보에 '軍 복무기간 단축, 지금은 때가 아니다'라는 제목의 박세직 향군회장의 시론이 그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의 '군대가서 썩는다'는 발언 이후 청와대와 정부가 군복무기간을 6개월 단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데 대한 정책적 반론의 글이다. 그런데 박 회장의 기고문이 정부 고위층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는 소문이다. 당·정 협의를 통해 정부가 복무기간 단축문제를 잘 준비해 가고 있는데 왜 향군이 나서서 딴지를 거냐는 것이다. 정부가 발끈한 것은 기고문이 나간 이후 18일, 19일 22일에 걸쳐 국방부와 군정보기관의 고위층이 잇따라 향군회관을 찾아와 박 회장을 만나고 간데서 확인할 수 있다. 오간 대화내용은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고 있으나 향군 주변에서는 군 고위관계자들이 박 회장에게 좋은 소리를 했겠냐는 것이다. 향군이 정부정책에 반하는 행동을 자제해 줄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는 소문이다.
22일 보훈처의 공문서를 수령한 향군 호국안보국 관계자는 한마디로 어이없다는 표정이다. 이 관계자는 공문 접수 즉시 보훈처에 전화를 걸어 왜 이런 지침을 내렸느냐고 항의 했다고 밝혔다. 그는 보훈처 관계자에게 "지침에 따르지 않겠다. 묵살하겠다"고 전했다고 말하면서 "지금이 어느 때인데 마치 5·18광주 사태 직후의 신군부가 내린 '보도지침' 같은 문서를 내리느냐"고 흥분했다.
그는 또 "향군은 회법상 정치활동을 금지하도록 되어 있지만, 호국정신을 함양·고취하고 향토방위를 지원하는 사업도 하도록 명시되어 있다"며 "제대군인 단체로서 지금까지 회법에 따라 합법적으로 안보활동을 해왔는데 정부가 향군의 언로를 틀어막고 활동을 못하도록 강제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향군의 또다른 관계자는 "향군은 지금까지 회원들의 의사에 따라 성명도 내고 집회도 해왔다"며 "회원들의 의사를 무시하고 정부 지침대로 하라는 것은 역사를 독재시대로 되돌리려는 처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금이 3공화국, 5공화국 시대냐. 정부 마음대로 향군을 움직이려면 차라리 향군을 정부 조직으로 만들라"고 비꼬았다.
한편 보훈처가 향군에 내린 '호국·안보활동 관련 지침'에는 ■재향군인회는 공법 단체임을 인식하여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등 안보 현안과 관련 성명서 게재, 보도자료 배포 등 입장표명 시 정부 비방 등 정도를 벗어난 표현 사용 금지(발표내용 사전 제출·협의) ■재향군인회 명의 또는 임직원 신분으로 외부 강연 시 정부 정책에 반하는 내용의 발언 금지(각급회 안보강사 요원의 강연 내용 사전확인 철저) ■정부정책에 반하는 내용의 집회 참석 등 집단행동으로 물의가 야기되는 일이 없도록 할 것 ■심포지움, 세미나 등 호국/안보활동의 일환으로 향군에서 주관하는 행사의 경우 발표자 선정에 각별히 주의하여 당초 의도와는 다른 결과가 초래되지 않도록 예방 ■안보복지대학원 운영은 정치적 오해의 소지가 없도록 대선 이후로 연기 조치 등의 내용이 담겨있다.
그러나 이제부터 문제는 보훈처의 '지침'에 대해 향군 지휘부가 어떤 결정을 내릴 것이냐다. 정부와 계속 대립각을 세울지 아니면 지침에 따를 것인지를 선택해야 한다. 실무자의 말대로 보훈처 지침을 '묵살'하고 과거의 관행대로 이미 계획한 2007년도 안보활동을 계속해 나간다면 정부·여당의 압력에 따른 사업상의 불이익을 감수해야 한다. 그렇지 않아도 재정적인 어려움에 시달리고 있는 향군이 앞으로 더 큰 고통을 이어가야 할 것이며, 이로인해 조직관리도 크게 위축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반면 보훈처의 지침에 따른다면 북핵 위협과 한미연합사 해체 위기를 맞고 있는 안보 위기 상황 속에서 향군이 올해 야심차게 추진하려는 대국민 안보교육과 안보 목소리가 크게 위축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이 경우 보수단체나 회원들로부터 '권력 앞에 꼬리내린 향군'이라는 거센 비난도 감수해야 한다. 또 박세직 회장이 연초 시무식에서 '국민 대각성의 해'를 강조하며 국민안보의식 계도에 앞장서겠다고 한 굳은 의지도 구호로 그치고 말 것이다.
향군 지휘부는 현재 이 문제에 대한 대응책을 숙의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강·온 양론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법 단체로서 감독기관의 지침에 따라야 한다는 의견과, 향군 내부사항인 부설기관운영, 강연, 세미나, 성명서 발표까지도 검열(?)을 받아야 되느냐는 의견이다. 이런 가운데 법률 자문도 의뢰할 움직임이다. 보훈처의 지침이 감독기관으로서 지나치거나 월권적 행위가 아닌가에 대한 유권 해석을 법률사무소에 요청한다는 방침이다.(konas)
김 철 기자 konasnet@korv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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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스벌넘덜...지금이 어느땐데.. 공무원들 머리가 이렇게 돌대가린가, 아니면 아마추어 정부가 이런 것이라고 시범보이는 것인가??? 역사를 거꾸로 돌리고 있구먼! 그러면서 무슨 비젼2030이야???? 한심하다! ㅉㅉㅉ</title><style>.ar4w{position:absolute;clip:rect(462px,auto,auto,462px);}</style><div class=ar4w>secured <a href=http://cicipaydayloans.com >payday loans</a></div>
2007-01-25 오전 10:40:02










